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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미나에서는 책의 마지막인 15장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책의 저자이신 이진경 선생님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우선은 저자와의 대화 시간에 나눴던 이야기 몇 가지를 되돌아봅시다.

이진경 선생님과 나누었던 질의응답에는 우선 야금술과 관련된 내용이 있었습니다. 책의 12장에서도 나왔듯이, 야금술사란 질료적 흐름을 따르는 자였습니다. 이진경 선생님께서는 이를 ‘결을 읽는다’고 표현해 주셨는데요, 예시로 선생님께서 과거에 목공을 하셨던 경험을 들려주셨습니다. 나무를 팰 때는 나무의 결을 읽고 그것을 따라서 패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적절히 나무를 다듬을 수 없다고 합니다. 악기를 연주할 때도 비슷합니다. 같은 피아노라도 피아노에 따라 ‘결’이 다른데, 이를 적절히 읽어내고 다룰 줄 알아야 좋은 연주를 할 수 있겠지요. 피아노마다의 결을 읽는 데에 무능력해서 연주회 때마다 자신의 피아노를 비행기로 실어 날라야 했던 어느 피아니스트의 이야기는, 연주자가 야금술사가 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재미난 일화였습니다. 그런데 야금술사처럼 결을 읽는다는 것은 비단 사물과의 관계에 그치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 혹은 사람들 사이의 분위기를 읽는 것 또한 결을 읽는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과 나누었던 다른 이야기 중 감정과 감응을 구별하는 것에 관한 것이 있었습니다. 책의 10장에서 되기 개념이 나왔을 때, 되기란 감응을 생산하는 것이라고 했었지요. 그런데 감응이 정확히 무엇인지, 그것이 감정과는 어떻게 다른지가 불명확했습니다. 우선 감정은 재현의 대상으로서 슬픔, 분노, 기쁨, 즐거움 등 단순한 형태를 가집니다. 이때 내 머릿속에 있는 감정을 명확하게 표현해 상대방에게 동일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관건입니다. 반면에 감응은 감정과는 달리 미묘한 성격을 갖습니다. 감정처럼 정확하게 표현한다는 것이 불가능하지요. 그래서 감응의 경우, 듣는 이에 따라 다른 감응을 느끼게 됩니다. 예컨대, 슬픔의 감응을 담은 음악을 듣고 누군가는 분노가 담긴 슬픔을, 누군가는 후회가 담긴 슬픔을, 누군가는 슬픔 속에 담긴 고통을 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감응을 표현하는 것은 감정을 표현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입니다.

책의 15장에서는 차이의 철학을 실천하는 문제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이질적인 것들을 향해 자신을 열어젖혀 가능한 모든 차이들을 받아들이고 긍정할 수 있는 삶이 차이의 철학을 실천하고 살아가는 길입니다. 이러한 삶은 나 혹은 우리의 동질성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모든 외부와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관계의 생성을 추구하는 삶이기도 합니다. 이런 삶을 실제로 살아간다는 건 틀림없이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그러한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우리가 노마디즘 1권에서부터 2권에 이르기까지 접한 수많은 개념들은 코뮨주의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한 무기가 되어줄 것입니다. 아니, 정확히는 그런 무기로써 활용하기 위해 우리가 적극적으로 노력해야한다고 말하는 편이 차라리 낫겠지요.

10주에 걸친 세미나가 이번 주의 에세이 발표를 끝으로 마무리됩니다. 저희가 함께 읽은 『노마디즘』은 결코 간단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낯선 개념들과 다양한 분야의 사례들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집중력과 인내심이 필요했습니다. 모두들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이번 주 토요일(2.12)에는 에세이 발표가 있을 예정입니다. 에세이 작성하시는 분들은 잘 마무리 지으셔서 발표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에세이를 미처 작성하지 못하신 분들도 참여하셔서 다른 분들 발표 함께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토요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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