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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세미나]『문학이론입문』결론 발제

하얀 2011.05.21 00:33 조회 수 : 3880

 

 

문학이론입문 결론 부분을 살피고 마쳤습니다.

테리이글턴의 글은 단조롭지만 적확했으며 범박하지만 자신의 의견을 명료하게 피력하였습니다.

오랫만에 건조하게 잘 정리된 이론서를 접했습니다.  문학이론 전반의 흐름을 잘 정리하기에 좋은 기본서였습니다.

 

오늘은 테리 이글턴이 말한 '문학의 죽음'에 대한 언급과 '문학에서 담론으로의 이행'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토론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정치성에 대해 생각보다 순박하게 언급하고 넘어간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이런 논의들을 다 끝내고도 남는 생각은 문학이라는 틀이 고정된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였습니다.

물론 저 역시도 문학을 공부하고 있지만 시, 소설, 희곡 등을 생산해내는 작가 역시 자신이 갖은 문학의 틀에서 넘어서려고 몸부림치고 있다는 점에서

문학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꿈틀거리며 움직이고 이동하는 장이며, 문학이론 역시 그러하고, 그러해야만 한다는 테리이글턴의 발언에 대해 깊이 공감하였습니다.

 

그리고 문학세미나는 이주 뒤에 다시 시작합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세미나에도 아픈 분들이 많아요. 건강해져서 다음에 뵈요.

 

 

 

 

 

테리이글턴, 김명환외 옮김, 『문학이론입문』, 창작과비평사, 1986.                                                                               발제자 : 송하얀

  

결론 : 정치적 비평

 

1. 정치성으로부터의 도피

 

이글턴은 문학비평이 이론과 실천의 관계를 놓치고 있으며 그것이 의도했건 하지 않았건 권력체계의 이데올로기와 공범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본다. 이들의 관계는 문학비평이 ‘문학’이라는 대상과 문학비평 스스로의 주체성을 상실하지 않게 해준다.

현대문학이론은 문학의 ‘정치성’을 애써 외면해왔다. 그들이 외면하고 있는 ‘정치성’ 은 “우리가 사회생활을 조직하는 방식과 이것이 포함하는 역학관계(p.239)”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서론 부분에서 살펴본 바 있듯이 현대문학이론의 역사 역시 “우리 시대의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역사의 일부분이며 우리 시대의 역사를 바라보는 특정한 시각(pp.239-240)”을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문제 삼아야 하는 것은 “문학이론이 정치적이라는 사실도 아니고 … 문학이론이 가진 정치성의 내용(p.240)”이다. 현대 문학이론은 이데올로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노력의 일환으로 문학텍스트에 적용할 수 있는 ‘미학적’, ‘비정치적’ 언어를 생산해 왔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자신들의 엘리트주의, 남녀차별주의, 개인주의-이는 사회적 영역에서 소유에 집착하는 개인주의와 대응될 수 있다-를 노출시키며 현실로부터, 역사로부터 도피하였고, 또한 “현대 이데올로기와의 무의식적 공범관계(p.242)”를 이루고 있다.

 

2. 문학 비평 담론 권력

 

문학이론을 우리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문학이론은 스스로의 특별한 탐구 방법에 의해 또는 탐구하는 특별한 대상, 즉 ‘문학’의 관점으로 정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학이론은 스스로의 어떠한 특별한 탐구 방법보다 다른 ‘전문분야’들과 더 많이 공유하며 이는 방법론적으로 “문학비평은 고유한 영역 없는 과목(p.243)”이다. 또한 문학이론이 대상으로 하는 ‘문학’ 역시 안정성을 갖고 있지 않다. 이글턴은 앞서 문학의 기본 개념에 대해서도 의문을 갖은 바 있었다. ‘문학’이나 ‘문학성’ 역시 어떤 선험적인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구성된 담론임을 영국의 영문학의 구성 역사를 밝혀냈었다.

문학이론이 안고 있는 문제는 또한 후기산업자본주의의 지배적 이데올로기를 격퇴할 수도 결탁할 수도 없다는데 있다. “자유주의적 휴머니즘은 기술가정치(technocracy)에 대한 혐오와 적대적 세계 속에서 정신적 가치의 온전함을 기르고자 하는 노력을 통해 이러한 이데올로기에 반대하거나 적어도 이것을 변화시키고자 애쓴다. 한편 형식주의와 구조주의의 어떤 흐름들은 기술가정치의 합리성을 이어받아 자신들을 이것에 통합시키려고 노력한다. 노스롭 프라이와 신비평가들은 자신들이 양자의 종합을 달성했다고 생각(p.245)”하였다. 하지만 그들이 실현했다고 생각하는 자유주의적 휴머니즘은 그들이 속한 사회질서와 전혀 무관한 것이다. 현대 자본주의에서 자유주의적 휴머니즘은 공적 이데올로기의 일부이지만 삶에서는 개인주의적 형태, 특수한 방식-이를테면 이윤과 관련된-에서만 실현된다는 모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유주의적 휴머니스트들은 ‘인간-문학-사회’가 갖는 “변화시키는 힘”을 “사회적 문맥으로부터 고립시켜 생각하고, ‘더 나은 사람’이 의미하는 바를 아주 협소하고 추상적인 용어로만 표현(p.255)”한다.

사실 문학비평이 문학이라는 대상에 멈출 필요가 없는 “담론적 테크닉(p.248)”인데도 문학에만 머문다는 것은 문학비평이 권력적 틀을 형성하기 위함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비평적 담론의 권력은 실제 현실에서 1)“언어의 ‘치안을 유지하는 ’권력”(문학적/비문학적), 2)“권위가 타자와 관계되는 가운데 휘두르는 권력” (담론을 규정․유지하는 자/선택되어 담론에 받아들여진 자), 3)“담론을 훌륭하게 구사하거나 그렇지 못한 데 따라 면허증을 부여하거나 하지 않을 수 있는 권력(p.250)” 등으로 나타난다.

결국 문학비평은 이 모든 일이 “강단적 문학제도”와 “사회 전체를 지배하는 권력의 이해 사이의 권력관계라는 문제”인데, “제도문학의 담화를 유지하고 통제하고 확장시킴으로써 지배권력의 이데올로기적 필요가 충족되고 그 종사자들이 재생산되는 것(p.250)”이다.

비평적 담론이 “이론상으로는 무한히 확장가능하다는 것, 즉 비평적 담론을 ‘문학’에 한정시키는 것이 자의적인 결정에 불과하다는 사실(p.250)”이며 결국 “문학연구는 씨니피에의 문제가 아니라 씨니피앙의 문제이다(p.247)”. 문학연구는 “의미․대상․실천의 모든 영역을 망라할 수 있는 씨니피앙의 그물망의 담론(p.248)”이다.

 

3. 레토릭의 재발명 : 문학에서 담론 행위로

 

테리 이글턴은 이론과 실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비평을 비판하고 그것의 전제를 파헤치는 의심의 해석학(hermeneutics of suspicion)보다는 지배 역사의 결을 거슬러 현재에 쓸모있는 유산을 복원하고자 하는 구원의 해석학(redemptive hermeneutics)”을 실행하고자 한다. 레토릭의 재발명 역시 이런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문학이 환상임을 인식하기 위한 과정의 논리적 귀결로서 “문학이론 역시 환상”에 불과함을 인식하는 것은 중요하다. “문학이론이 환상이란 주장은 첫째, 그것이 철학․언어학․심리학, 문화적․사회학적 사상과 뚜렷이 구별될 수 있는 어떠한 통일성이나 정체성도 갖고 있지 못한 사회적 이데올로기의 한 분파에 불과하다는 의미에서이다. 둘째로는 문학이론이 스스로를 구별하고자 하는 희망이 잘못된 것이라는 의미에서이다(p.251) ”.

그렇다면 문학이론이 대상으로 하고 있는 ‘문학’이 어떤 경계를 갖지 않는 환상이라는 것을 전제하고도 우리는 문학이론이라는 언급을 하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물음에 직면하게 된다. 이때 테리 이글턴은 문학이론이 ‘문학’을 ‘담론행위’의 일부로서 파악하며, 그리고 ‘담론행위’(discursive practices)의 전영역의 탐구로서 이루어질 때 그 가치를 갖게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담론행위 자체에 관심을 갖기보다 담론행위가 “생산해내는 ‘영향’(effects)과 그 영향을 생산하는 과정에 관심을 기울(p.252)”이고자 한다.

그 방법으로 테리 이글턴은 레토릭에 주목한다. 레토릭에 대한 그의 설명은 이러하다.

 

레토릭(rhetoric, 수사, 수사학)은 연구대상이 말이나 글, 시나 철학, 또는 소설이든 역사편찬이든 상관하지 않는데, 레토릭의 지평은 다름아닌 사회의 담론 행위 전체라는 영역일 것이고, 그 특별한 관심은 이런 행위를 권력 및 권력의 행사의 형식들로 파악하는 데 기울여진다. … 레토릭은 언어장치를 구체적인 실행의 견지에서―언어장치는 변호하고 설득하고 선동하는 등의 기능을 하는 수단이다―대하고 담론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언어구조 및 언어구조가 기능하는 물질적 상황의 견지에서 대한다. 레토릭은 말과 글을 미학적으로 정관하거나 끝없이 해체시킬 텍스트상의 대상으로 바라볼 뿐만 아니라 작가와 독자, 연설가와 청중 사이의 보다 넓은 사회적 연관에서 분리시킬 수 없는 활동의 형태로, 그리고 그들이 속한 사회적 목적과 상황을 떠나서는 대부분 이해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한다. (pp.252-253)

 

레토릭은 가장 효과적인 변호․설득․토록의 방법을 알아내고자 했고 수사가들은 변호․설득․토론 장치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언어에서 이러한 장치를 연구했다. 요즘의 용어로 말하자면 레토릭은 ‘비평적’활동일 뿐만 아니라 ‘창조적’인 활동이었고 ‘레토릭’이란 단어는 효과적인 담론행위와 그것에 대한 학문을 포괄한다. (p.255)

 

이글턴에게 레토릭은 “사실과 허구, 구어와 문어, 시적인 것과 공리적인 것 사이의 이론적 분화가 발생하기 이전에 존재했던 일반적인 담론의 상태”를 의미하며 “그 속에서 수사학과 철학, 수사학과 병증법은 탄탄하게 결합되어 있고, 수사학 내에서도 인식적인 것과 감정적인 것은 분리 불가능했다. 따라서 수사학은 정치의 문제이자 미학의 문제였고, 비유의 문제이자 진리의 문제였다”. 하지만 레토릭은 이제 문체학으로 변질되고 그 사회구조, 담론 생산 환경과 분리되었다. 이러한 레토릭의 재주목은 담론의 내용보다 그 담론 구성방식을 살펴보려는데 그 의도가 있으며 또한 이 구성방식이 독자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가를 살피고자 한다.

 

4. 정치적 비평

 

자유주의적 휴머니스트들이 목적한 “‘더 나은 사람’이 의미하는 바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이어야 하며 …추상적인 것이어서는 안 된다. 그 의미는 ‘도덕적’ 주장뿐만 아니라 정치적 주장의 문제여야 한다(p.256)”. 기존 문학이론이 문학이론의 ‘비정치적’ 형태를 구상하는 것은 오히려 문학을 좀 더 효율적으로 정치화하는 신화일 뿐이다.

여러 종류의 담론을 구별시키는 것은 “존재론적이거나 방법론적인 것이 아니라 전략적”인 것이다. “전략적인 방법이란 대상이 무엇이고 대상에 접근하는 방식이 어떤 것인가를 묻기 전에 사람들이 처음에 대상과 접촉하는 이유를 따져보는 것을 뜻한다(p.258)”. 사회주의비평이나 여성해방비평이 이런 전략적 비평의 방식에 속한다. 이들의 독자성은 여타의 문학이론과 다른 방법론을 제시하는 데 있지 않다. 이들이 다른 비평 형식들과 다른 까닭은 이들 비평이 “글과 성차별 또는 텍스트와 이데올로기 간의 관계에 대한 문제를 고찰”하기 위하여 “분석대상을 다르게 정하고 다른 가치와 믿음과 목표들을 갖고서 이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한 다른 전략을 내세우기 때문이다(p.260)”.

문화의 기록치고 야만의 기록이 아닌 것이 없다는 벤야민의 말처럼 문명이 발생된 이래로 문명은 타자를 소외하고 배제하고 억압하며 이룩되어 왔다. 하지만 이제 문화는 그것이 구성되는 담론구성체의 다른 관계와의 실천 속에서 연구되야 한다. 문화가 중요성을 갑자기 띠게 되는 시기와 장소가 우리에게 존재하는데 이 속에서 문화의 정치적 비평이 행해져야 할 것이다. 그것은 1)“제국주의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싸우는 민족의 삶”에서 2)“여성해방운동”에서, 3)“문화산업”에서 4)“노동계급의 글쓰기 운동(pp.263-266)”에서 담론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문학비평연구가 자신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중심이자 이제 하나의 권력이 되어버린 ‘문학’이라는 틀로부터 벗어날 때 비로소 정치적 생명을 가진 논의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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