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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 세미나] 후기?

승욱 2010.05.28 00:46 조회 수 : 4091

하악하악, 푸코님과 함께 달려온지도 벌써 1년이 넘었네요. 그 사이 남산 4층에서 2층 갔다가 다시 아현동까지 왔건만, 시간은 여전히 일요일 오후. ㅋㅋ 개인적으로 처음 만났던 것은 역시 <감시와 처벌> 이었고, 그런 충격 ─내가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것들의 당연스럽지 않음─ 들을 좀 더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에 푸코 세미나에 접속했었던 것 같네요. 한 때는 그런 충격이 너무 막다른 골목처럼 느껴져서, 스피노자를 만나러 가는 계기가 되기도 했었죠. 하지만 내가 딛고 있는 시대라는 조건을 되돌아보는 것에서부터 사실 새로운 주체성─자기배려는 시작될 수 있었던 것을.. 미쳐 몰랐었네요. 양생술은 존재ㆍ윤리의 문제(한 양식)였고, 연애술은 정치ㆍ혁명의 문제(한 양식)였던 것을. 신자유주의는 FTA이기 이전에 내가 나와 관계 맺는 방식이었고, 거기에서 싸움은 시작될 수 있는 것임을.


그러나 한편으로는 부족함도 느낍니다. 계속해서 번역되고 있는 그의 말들이 한국적 주체성에게도 균열을 가져오면 좋으련만, 그가 헤엄치고 있는 문서고는 유럽에 있는지라, 아무래도 한계가 있겠지요. '우리'를 구성하고 있는 역사적 기념비들도 이래저래 재배치되고 질문되고 해야할텐데요. 어쩌면 벌써 있을수도 있겠지만, 읽어내지 못하고 있는 문제일 수도 있고. 이런 연구에서 처음의 질문을 잘 던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도 느꼈어요. 거기에서부터 이미 정치는 시작. 항상, "왜 이 때 이런 것이 나타나게 되었을까?"가 아니라 "왜 이런 것은 그 전까지는 나타나지 못했을까?"라고 질문을 던지는 푸코님. 앞의 질문에서는 언제나 역사의 연속성을, 뒤의 질문에서는 고고학적 단절을 읽어내게 되겠지요. 


아무튼,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중간중간 이것저것 정리를 했으면 좋으련만, 머리 아픈 것에는 지구력이 10분정도 가는 체력인지라 항상 패스. 지금 읽고 있는 <말과 사물>이라는 이 거대하고 빛나는 저술도 "신은 죽었다"라는 니체의 언표에 대한 푸코의 주석/수다가 아닐까, 생각하며 정리도 하면 좀 좋겠는데 생각도 해보지만, 일단은 생각까지만. 아무튼 사랑하는 우리 세미나원들은 이 감응을 모두 함께하고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ㅋㅋ :)


또 최근에는 "싸이코패스" 뭐 이런 실질적인 현상/문제들과 마주하면서, <비정상인들>에서처럼 그 권력의 우스꽝스러움을 드러내는 것과, <주체의 해석학>에서처럼 일단 나에서부터 시작하는 것 말고, 무언가 더 필요하다는 것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그들이 뭘 하는지도 알겠고, 나의 삶도 가꾸고자 노력하는데, 그것이 전부는 아닌 것 같은. 그들의 우스꽝스러움과 훈늉한 나 사이를 가로지르는 하나의 선분이 더 있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게 뭔가는 여전히 잘 모르겠고. 막연히 사회운동의 영역이구나 생각은 하지만,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푸코님은 왜 이 얘기는 안 하신거야, 야속한 푸코님. 


두리번두리번, 두서없이, 역시나 <말과 사물>이 잘 안 읽혀서 갑자기 써봅니다. ㅋㅋ 아무튼 이번 주 일요일에는 책걸이 하면서 오랜만에 이야기꽃을 피어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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