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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정신분석 세미나_문화의 위치_5,6,7장 발제

 

2012.12.14_

 

 

5장 교활한 교양

 

밀은 글쓰기라는 대체물을 통해 식민주의적 통치의 전략을 구현한다. 하지만 문화적 차이의 정치적 계기는 가독성과 합당한 통치 사이의 투명성을 어둡게 한다. 서구의 기호와 그 식민지적 의미작용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 할 수 밖에 없으며 결국 기록의 정확성과 그것에 의한 훌륭한 통치의 확실성을 방해하는 오독의 지도가 나타날 수 밖에 없다. 언표작용에 있어서 일어나는 이러한 분열은 문명화 담론의 동음일치’(p215 참고)로는 더 이상 억제 할 수 없다. 또한 벤야민이 지적한 서구적 단선적 시간 텅 빈 동질성의 시간속에서도 씌여질 수 없는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구 민족주의 담론은 문명화 과정의 고착된 위계질서 속에 타자의 역사를 기록함으로써 식민지적 팽창과 착취를 정당화한다.

이러한 식민지 담론의 이중성에서 분절되는 것은 하나의 강력한 민족의 폭력만이 아니다. 호미 바바는 식민자와 피식민자 사이의 모순된 발화의 양식에 주목한다. 모순된 발화의 양식이란 식민자가 아버지인 동시에 억압자가 되는모순된 양태로 드러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성격, 언설의 양가성은 식민지적 명령의 정당성을 위협하는 것이기도 하다. 호미바바는 이러한 양상에 대해 변증법적 놀이로도 해소될 수 없는 것으로, 결국 식민지와 피식민지는 둘 다 오인의 과정에 놓일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이러한 권위의 양가성은 서사에 대한 강력한 요구속에 표명된다. 데리다에 의하면 치안을 위한 것이기도 한 서사는, 하지만 결코 식민자와 피식민자 사이에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 장의 서두에 나온 프로이트의 편집증적 주체는 바로 이 서사의 실패에서 기인한 것이다. 식민자는 당신네 원주민은 그곳에 있는 지 우리에게 말하라고 묻지만, 피식민자에게 있어 이러한 질문은 왜 우리가 이곳에 있는지 말하라라는 질문으로 전도된다. 결국 원주민을 진리의 도덕화된 타자로 고착시키는데 실패함으로서 식민자(권력)은 피식민를 공격성으로 재기입한다.

 

6장 경이로 받아들여진 기호들

 

 6장은 식민지적 권위의 표지이자 식민지적 욕망과 규율의 기표인 책의 상징으로 시작된다. 이러한 책(텍스트)은 재현의 기호로 장치된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왜곡, 치환, 비틀림, 탈구, 반복의 과정이기도 하다. 식민지적 텍스트가 불확실하게 나타나는 것은 반복의 행위 속에서 드러나는 영국 정신을 담은 칙령지상의 어두운 무법적 공간의 공격사이에 낀 위치에서다. 이는 식민지 권력 담론에서 영국적인 것은 충족된 현존으로 재현되지 않으며 지연에 의해 결정된다. (3장에서 살펴본 것 처럼 모방`흉내내기는 원본과 완전히 일치 하지 않는다.) 이 같은 양가적인 식민지적 현존은 단순히 반대적이기보다는 갈등적인 권위의 양식을 생산한다.

호미바바는 이러한 해석과정에서 드러나는 흔들림이라는 문제로부터 권력효과(식민지 공간을 구성하는 분열된 실천들속에 개인화와 지배의 전략을 기입하는 것’)의 문제로 전환할 것을 요구한다.(244) 이것은 현존의 문제틀을 어떤 담론적 투명성의 성질로 돌아가는 것으로 데리다가 현재의 거짓외관을 폭로하면서도 내용효과가 의미하는 언설(언표)’의 특수하고 결정적인 체계를 해독하는데 실패했다는데에 대한 비판이다. 중요한 것은 언설의 전략, 직접적 현존은 담론적 투명성(discursive transparency)의 순간을 연출한다는 것이다. 투명성은 단순히 리얼리즘적 서사에서 주체가 얻는 것도 아니며, 이데올로기에 의한 개인의 최종적인 호명도 아니다. 오히려 투명성은 담론적 기호의 배치(disposal)형식으로 설명되는 것이다. 배치의 체계 내에서 차이의 공간은 대립적인 것의 위치에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차이의 등고선은 갈등적이고, 변환적이고, 분열적이다.

식민지적 차이가 불확실성, 혼종성으로 드러나는 것은 부인의 전략을 통해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호미 바바가 강조하는 식민지적 차이의 불확실성이나, 식민지적 권위의 특수성은 푸코의 권력이론과도 차이를 보인다. 푸코의 경우 집합체와 집합체를 주시하는 계몽의 가정이 존재하며 안정되게 통합된 집합체를 가정한다. 반면 바바는 안정되게 통합된 집합체의 가정을 부인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단지 본토와 식민지라는 이분법으로 차별의 문제를 볼 수 없다. 차별에는 늘 분열의 과정이 드러난다. 

 바바는 식민지적 권력의 효과가 혼종성의 생산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여기서 우리는 혼종성의 양가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원본이란 실제로는 단지 효과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전도(반전)inversion 개념으로부터, 혼종성을 구분해야 한다.’(254) 혼종성은 결코 제3항이 아니며, 식민주의적 부인의 효과를 식민지적 표상작용과 개별화의 문제틀로 이를 통해 지배담론의 권위를 소원화하는 것이다.(255) 이로서 문화를 단순히 상이한 문화들로 보기보다는 경계위에서갈등적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볼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책은 여전히 자신의 현존을 보존하지만 이것은 더 이상 어떤 본질의 재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책은 이제 부분적인 현존이며특수한 식민지적 용무를 지닌 전략적 고안물이자 권위의 장치이다.

혼종성은 식민주의적 권력의 기원의 신화나 보편주의적 개념을 폭로한다. 뿐만 아니라 식민주의자의 명령(5장에서 설명한 서사에 대한 명령, 혹은 5장에 나오는 성경에 대한 원주민의 도발적인 질문... 하느님 말씀이 어떻게 고기를 먹는 영국인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가?)에 대한 원주민의 질문은 권위의 혼성성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더욱이 이러한 질문을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식민주의자들이라는데서 더욱 아이러니하다. 결국 식민자-원주민의 경계선은 불안하고 양가적인 것이 된다.  

 

바바가 계속해서 강조하는 혼종성은 이분법적인 정체성 담론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면서 또 어떤 전복이나 저항의 가능성을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앞선 논의(4,5,6)를 요약하자면, ‘교활한 겸손함을 보이며 피식민지인들은 식민지인을 모방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자가 4장에서 피식민지인이 식민지인을 따라하는 모방이 지배권력을 교란하는 효과가 있음을 서술한 바 있듯이 이러한 모방은 지배권력을 교란하며 식민지의 지배를 교묘하게 전복하는 효과가 있다.

 

-데리다에 의해 신성화된 이중적 기입의 공간을 점유하는 식민지적 텍스트를 인식하는 것이란?

공동화된 것과는 어떤 차이? (243)

-현존이란?

 

7장 의고적인 것을 분절하기

 

1.

의고적인 식민지적 타자성은 본래의 이름과 장소를 지우면서 수수께기처럼 하는 말을 의미한다. 이러한 말하기는 인간적인문화라는 단일한 기호들 속에 비교문화적인 의미를 투명하게 녹아들게 하는 일을 방해하는데, 이러한 의미작용의 문제는 문화의 사이에 낀 위치에서, 즉 정체성이나 특성을 분절하는 지점에서 드러난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제국의 사람들은 자신의 역사적 기억을 상실하는데 바바는 콘라드나 포스터의 소설을 그러한 상실에 대한 실향의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 들고 있다. 이러한 소설에는 식민지적 무의미(nonsense)의 언어로 알 수 없는 우우-부움 같은 언어가 나타나는데 이것은 식민지적 타자성에 대한 원초적인 묘사가 아니라 식민지적 침묵의 기록이다. 이것은 완전히 묘사될 수 없으며, 포스터의 어디로 오라는 것인가?’ 라는 질문처럼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질문으로 남는다. 결국 식민지적 언어로 된 작업에 있어서 의미작용의 문제는 문화의 사이에 낀 위치에서 드러난다. (이것은 상대주의의 언어, 문화적 다양성으로 식민지 문제를 사고하는 것을 경계한다.)

 

2.

문화적 권위가 열망하는 것은 전체론의 지평이나 식민지적 기표에서는 양가적이 된다. 식민지의 의미작용은 낀 위치 사이에서만 일어난다. 바바는 여기서 변증법적 사이’(between)가 데리다의 사이’(entre)에 가까워 진 것으로 전환된다고 지적한다.(282) (그런데 이 둘 사이의 차이는 뭘까?) 어찌됐건 식민지적 기표를 통해 양극의 차이는 계속 분열되며, 이 분열은 문화적으로 동화될 수 업는 단어나 무의미한 장면들로 드러난다.

 

3.

바바는 식민지적 통치를 위한 문화주의적 담론을 사회진화론이 아니라 산포론(diffusionism)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가 들고 있는 식민지 문서의 예들이 보여주듯 양가적인 시간성을 표상하기 때문이다. ‘인도역시 과거-현재가 끊임없이 계속 발생하는 폐허의 시간이라는 점에서 산포작용의 기호이다. 이것은 단순히 제국의 모순으로만 이해되어서는 안된다. 이것은 푸코가 설명했던 진술의 물질적 반복 가능성에 더 가까운 것으로 이 반복에서 우리는 약간의 불길한 차이’ ‘타자의 어떤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담론의 반복을 통해 드러나는 것은 두 집단이 대립되어 있으나 각각의 집단이 어느 한 집단을 완전히 지배하는 관계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헤겔식으로 주인과 노예는 변증법적이지 않으며 양가적이고, 파농에 의하면 마니교적 이원적계기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앞서 설명한 양가적인 사태 이러한 담론의 분열은 단순히 부인(disavowal)이 단순히 부정이나 무시의 원리만은 아니라는 사실에서 기인한다. ‘부인은 언표작용적`지적 불확실성과 불안의 형식에서 비롯한 것으로, 이러한 분열은 모순되는 동시대적인 신념의 진술들을 분절시키기 위한 전략이다.(290) 담론적 분열에서 기인한 문화적 양가성의 변칙적 통제는 문명화혼돈의 위협으로 드러나는데 이것은 양자 택일이 아니라 둘 다 선택할 것을 요구한다.(291)

 

4.

식민지적 권위가 갖는 규범화 전략은 식민지 공간을 교활하고 미묘한, 모순적이고 다중적인신념의 공간으로 만든다. 이것은 식민자와 피식민자 사이의 언어의 문제, 흉내내기의 문제에서 기인한 것으로 바바가 인용하고 있는 더프의 글(p.295)처럼 식민자의 언어는 피식민자에게 그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이것은 식민자가 사용하는 언어를 피식민자의 관점에서 전유하기 때문이다. 피식민자 주체의 강박적인 이미지가 진리의 결핍 혹은 상실을 생산하는 것으로 이것은 다시 식민주의적 문화적 권위’, ‘의고적인 것분절한다. 바바의 말을 다시 한 번 요약하자면, 문화의 자리는 바로 이러한 모순된 자리에 있다. 문화는 바로 이러한 식민지적 모방 속에서 표상되고 논쟁되는 가운데 출현하지 인간에 대한 동일성의 자리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

 

바바는 데리다의 논의를 인용하면서 식민지 공간에서 일어나는 담론의 분열은 단순히 여러 가지 언어로 말해지기 때문에 나오는 현상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보다는 번역수행의 효과와 관련된 것으로, 중첩된 해석의 위협이 가능한 공간에서는 윤리적`인식론적으로 통약가능한commensurate 문화의 주체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광기의 문화와 그 문화를 가로지르는 잔존물이다. 문화는 한편으로 고향과 같은 heimlich한 것이지만, 한 편으로는 프로이트의 용어대로 낯선것unheimlich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피식민자의 식민자에 대한 무의미한 담론에 대항한 제국의 대응을 언급한다. 말로우가 커츠의 약혼자를 만나러 간 자리에서 “The Horror, the Horror”를 전달하지 못한 것은 제국의 거짓말이다. 피식민자의 무의미한 말“The Horror, the Horror”은 제국의 말을 동요시키고, 제국은 이것을 다시 그럴듯한 거짓말로 바꾼다. 이처럼 제국과 피식민자의 관계는 거짓말로 이루어진 양가적이고 분열적인 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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