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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구세미나 두번째 시간을 보냈습니다.

새로 오신 오형준 샘, 김유경 샘 반갑구요.

의욕적으로 세미나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권보드래, 천정환의 [1960년을 묻다]의 5장을 읽었습니다.

"중립의 꿈"이라고 붙은 제목 아래, 1945년부터 1968년까지, 사상담론, 문학을 포괄하는 논의를 읽어보았습니다.

이 장은 '최인훈론'이라고 불러도 좋을만큼 최인훈의 작품에 드러난 중립의 사상을 문제삼아 그의 작품세계를 규명하는 글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전성현군은 평소 저항의 아이콘(?)답게 '중립'에의 꿈이 어떻게 '힘의 통치'를 벗어나는 상상력이 될 수 있는가(혹은 없는가)에 대해

열변을 펼쳤습니다. 


[문화연구세미나] <1960년을 묻다> 제5장에 대한 단평(전성현)

[문화연구세미나] <1960년을 묻다> 제3, 4장에 대한 단평(최진석)

[문화연구세미나] <1960년을 묻다> 제1, 2장에 대한 단평(전성현)

[문화연구세미나] <1960년을 묻다> 개괄적 논평(오영진)

 

성현군의 논평으로는, 최인훈의 작품에 드러난 '중립의 꿈'은 그 모호함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또한, 그의 작품 [태풍]에도 드러났듯이

독재자 수카르노를 직시하지 못하고 중립국 인도네시아에 대한 환상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점에서 비판받을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중립의 꿈' 자체를 비난할 수 없으며, 이 상상력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자고 말합니다. 

어떻게 고민해야 할까요?


저는 이에 김수영의 [가다오 나가다오]라는 시를 낭송했습니다. 이 시는 60년 8월에 쓰여졌으며, 아직 4월혁명의 열기가 남아있는 가운데

미국과 소련 그 어디에도 속하고 싶지 않은 심정을 남성적인 웅변톤으로 썼습니다. 

개인적으로 그 전에는 김수영의 중립 사상에 집중하지 못했는데, 오늘 공부해보니 단지 그의 개인적인 생각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중립'은 이도저도 아닌, 허공에 떠다니는 패배적인 의식이 아니라 

김수영의 시처럼 미국과 소련에게 "나가다오"라고 명령할 수 있는 힘과 자세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요한같은 인사는 이를 보수적으로 전유하여 힘을 기를때까지 기다리자고 제안했었다지요. 그러나 언제까지냐가 문제입니다. 


오형준 선생님께서는 루즈벨트 관련하여, 그가 내세운 '하나의 세계'라는 이념도 실은 대영제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같은 논리로 드골은 중립국에 대해 지지를 보냈는데요. 그 또한 미소 양국의 열강구도를 견제하기 위한 힘빼기 작전이지 중립국에 대한 애정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오형준 선생님 왈 중립국이라는 것도 사실 열강의 인정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오스트리아는 당당히 중립국이 될 수 있으나 동양의 '어린아이' 같은 남한은 그럴 권한이나 자격을 갖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와중에 남한 사회의 지식인사회에서 번져가는 중립에의 꿈은 그 나름대로 외쳐졌던 것입니다.


이리하여 이 장의 제목인 '중립의 꿈'은 사실 '중립이라는 꿈'으로 고쳐질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중립이 실제 국제정치의 방법으로서 실현되거나 그럴 가능성이 없는 상태에서 중립은 그저 꿈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장이 중립의 정치 역사적 개념을 논하면서도 최인훈을 끊임없이 끼워넣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여하간 단지 60년대뿐 아니라 가깝게는 고종때부터 중립에의 꿈은 열강의 지배적 질서를 돌파하고자 한 약소국의 정치 전략이면서도 동시에

여전히 바로 그 열강의 전략 안에 있는 허망한 개념이기도 한 것입니다. 그러나 포기할 수 없는 상상력이기도 합니다.


가깝게는 노무현정부가 제시한 '동북아시아 균형으로서의 한국' 이념도 이러한 중립의 계보 안에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혹자는 동북아시아를 넘어 동아시아를 제시하며, 오키나와 같이 문화와 역사의 교차장소를 그 기준에 두려는 시도도 있었습니다. 

중립의 꿈은 과거 지식인들의 꿈에 머물지 않고, 여러가지 다양한 방식으로 지금도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자유발제로는 61년 5월 시행된 국가재건회의포고 제 11호의 실물을 보면서, 쿠테타정권이 언론질서를 재편하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또한, 5.16 쿠테타가 있기 전 어느 학생단체의 선언문에서 형식적인 '반공'이 아니라 진정한 반공을 하라는 요구도 보았습니다. 

물론 이는 이승만정권에 대한 비난을 담은 과장된 수사이긴 하지만

이에 대해 쿠테타 정부는 대국민 성명의 제 1항을 '반공을 국시로 하겠다'라고 굳게 약속(?)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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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본 세미나는 

1.주 텍스트에 대한 논평과 

2.자유발제(그 때 그 때 필요한 정보를 능동적으로 브리핑)으로 진행됩니다. 


다음 세미나(4월 5일, 금)는 권,천 [1960년을 묻다] 6장, 7장에 대해 각각 전하영, 김유경 님께서 논평해주실 예정입니다.

이외에 자유발제로 발표하고 싶은 부분은 적극적으로 브리핑 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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