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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03.토/ 생물학세미나/ 4,5,6장 발제문/ 호연

 

 

 

4장. 저절로 생기는 질서

- 거대한 회로망이 자발적인 질서를 나타낼 것인가?

 

우리는 지금까지 [저절로 생기는 질서]가 생명기원의 근원 중 하나라는 논의를 봐왔다. 4장에서는 그 질서가 ‘진화에서 생물체들 안의 질서’도 뒷받침 했으며, 심지어 ‘진화하는 능력(..진화력?)’ 그 자체도 뒷받침 했다는 것을 볼 것이다.

 

 

대부분의 생물학자들은 DNA또는 RNA가 유전 정보의 안전한 창고로서 ‘적응성 진화에 본질적’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카우프만은 먼저 자기촉매 집합들이 게놈 없이도 진화할 수 있다고 믿을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한다.

 

생명은 집단적 자기촉매 작용으로 시작되었고, 나중에야 DNA와 유전암호를 편입하도록 배웠다. 진화는 자기재생산과 변이의 메커니즘 없이는 진행될 수 없고, 그 메커니즘들을 수선하는 진화 없이는 이들 메커니즘이 있을 수 없다. 이때, 그런 자기촉매 집합들이 어떻게 아직 게놈도 없이 유전되는 변이와 자연선택을 수행할 수 있었는지를 설명해야 하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앞에서 보았던 3장의 내용을 떠올려보면 그 문제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 3장에서 보았던 코아세르베이트나 이중지질막 소포체를 생각해보자. 이들에 한번 둘러싸이면, 자기유지 신진대사 과정에 의해 그 계 안에서 분자들의 사본들의 수가 실제로 증가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수가 원본의 두배가 되면 둘러싸인 계는 두 개의 자손으로 분열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변이가 고려되지 않았다. 이런 계에서 변이와 진화가 일어날 수 있는 자연스런 방법은 무엇일까? 한 가지 가능한 방법은, 자기촉매 회로망이 자신의 작업을 하고 있을 때, 어떤 촉매 되지 않은 반응이 무작위적으로 가끔 일어나는 것이다. 이런 저절로 생기는 요동은 회로망에 포함되지 않은 새로운 분자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만들어진 새로운 분자는 자기촉매 집합의 주위에 있게 되고, 이들 중 약간이 집합으로 흡수되고, 그 집합이 변화한다. 만약 흡수된 분자가 회로망의 반응을 촉진시키고 회로의 일원이 된다면, 새로운 고리가 신진대사에 더해질 것이며, 반대의 경우라면 한 개의 오래된 고리가 그 집합으로부터 제거될 것이다. 그 결과 자신을 유지할 더 나은 회로망이 살아남을 것이다.

요컨대 자기촉매 집합들이 게놈 없이도 진화할 수 있다고 믿을만한 이유가 있다. 이 경우 DNA와 같은 별개의 구조가 없으며, 유전자형과 표현형의 구분도 없다. 계(원시세포, 자기촉매 집합)는 자기 자신이 게놈역할을 하며, 자기재생산과 변이의 메커니즘과 함께 진화할 수 있다.

 

또한 자기재생산 하는 구획된 원시 세포들과 그들의 자손들은 필연적으로 복잡한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한다. 하나의 원시 세포 안에서 만들어진 단백질은 다른 원시 세포들로 이동할 수 있다. 이렇게 우리가 생태계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일단의 공생과 경쟁이 처음부터 생겨나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진화가 아닌, 공진화coevolution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아직 보지 못한 측면들이 있다. 이러한 자기촉매 계들은 어떤 사소한 조건들에 의해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실제로 계는 알맞게 유지되고 변화하고 있다. 계를 유지시키는 질서, 발제문의 첫머리에 나온 ‘진화의 과정에서 생물체들 안의 질서’의 원천은 무엇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카우프만은 이런 질서가 회로망의 집단적인 동역학으로부터, 결합된 분자의 조정된 거동으로부터 나온다고 보며, 계의 안정성과 유연성 사이의 타협이 계를 유지시킨다고 본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_항상성의 근원들

 

놀랍게도 간단한 규칙, 혹은 제한들이 있는 것만으로 충분히, 예기치 않았던 심오한 동적인 질서가 자발적으로 발현하는 것이 보장된다. 3장의 실과 단추의 은유를 바꿔서, 효소들과 기질들과 생성물들의 신진대사 회로망을 전구와 전선이 있는 전기회로로 생각하자. 각각의 효소들이 on(활성)과 off(비활성) 두 개의 활동 상태 중 하나를 갖고, 상태의 전환이 가능하다고 가정하자. 이 이상화는 현실을 똑같이 묘사하지는 않지만, 주된 논점들을 포착하는데 유용하다. 다른 분자의 형성을 촉매하는 분자는 다른 전구의 불을 켜는 한 전구로 생각할 수 있다. 반대로 어떤 분자가 다른 분자들의 형성을 억제하는 경우는 한 전구가 다른 전구의 불을 끄는 경우로 생각하자.

이 아이디어를 구체화 할 수 있는 수학적 모델이 ‘부울 회로망’이다. 자세한 과정은 p.133~136에 서술되어 있으니 주요 용어와 개념들을 위주로 정리하고 넘어가자.

 

-회로망: 전구와 전선들의 배치. 각 요소들의 상태변화 등을 포함하는 ‘계system’.

-부울 함수(규칙): 논리곱(AND), 논리합(OR)처럼 다음 순간에 전구 활성의 조절 규칙.

-> 돌연변이: 전구의 입력을 바꾸거나, 부울함수를 바꾸는 것.

-상태고리: 상태들의 연결고리. 계가 어떤 한 상태에서 일정 시간이 경과했을 때 흘러들어가는 상태들의 궤적을 나타낸 것. 그때 그 상태배열은 몇 가지로 한정되며, 일정한 배열이 반복된다. 상태 고리의 길이는 아주 짧거나(단일 고리도 가능), 아주 길 수 있다.

-끌개: 회로망이 결국 안착하게 되는 상태고리.

-흡인유역basin of attraction: 끌개로 흐르는 상태 궤적들의 집합.

 

-부울 회로망으로부터의 통찰: 어떤 한 회로망이라도 결국 몇 개의 상태 고리(끌개)로 안주하겠지만, 끌개에 속한 상태들의 수는 다양할 수 있다. 자기촉매 집합들이 지속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안정되려면 길이가 짧은 끌개를 갖는 규칙적인 회로망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작은 끌개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질서에 더해 항상성을 위해서는 또 다른 기작이 있어야 한다.

 

커다란 회로망에서는 임의의 상태 고리는 거대한 흡인유역을 갖는데, 그 유역 안에 포함된 상태들은 그들이 빠져드는 끌개의 상태와 매우 유사한 경우라야 계의 상태가 교란되어도 같은 흡인유역에 있게 되고, 충분한 시간이 지나면 같은 상태 고리로 안착한다. 이것이 항상적 안정성의 본질이며 이것은 언제나 나타나지는 않는다. 이러한 항상성도 [저절로 생기는 질서]의 일부인가? 돌연변이가 일어나는데 왜 ‘작은 변형’이라는 얌전한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카우프만은 이러한 안정성은 자연선택에 의해 바깥으로부터 주어질 수는 없으며, 그것은 진화 자체의 조건으로서 안으로부터 일어나야만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제 [저절로 생기는 질서]가 어떻게 우리가 필요로 하는 작은 규칙적인 끌개들과, 우리가 필요로 하는 항상성과, 우리가 필요로 하는 얌전한 안정성을 제공하는지를 볼 차례다.

 

 

_질서의 요건들

 

부울회로망은 심오한 질서 혹은 혼돈을 드러낼 수 있다. 따라서 ‘계 안에서 규칙적인 동역학이 발현할 수 있는 조건들’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답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회로망이 구축되는 방식을 결정하는 두 가지 특성이 있는데, 이들이 회로망을 조절해서 질서/혼돈의 가장자리(상전이 영역)/혼돈/ 중 하나의 영역에 위치하도록 한다.

첫 번째 특성은 회로망의 ‘연결도connectivity'로서, 얼마나 많은 입력이 한 전구를 제어하는가 하는 것이다. 각 전구가 한 개, 혹은 두 개의 다른 전구들에 의해서만 엷게 연결되면 계는 놀라운 질서를 드러낸다. 그 이상이라면 회로망은 혼돈적으로 된다.

두 번째 특성은 제어 규칙들 자체에 내재된 간단한 바이어스bias이다. 어떤 규칙은 규칙적인 동역학을 만들며, 다른 규칙은 혼돈을 만든다.

카우프만은 회로망의 [종류]를 주의 깊게 정의하고, 회로망들의 모집단pool로부터 무작위로 끌어낸 많은 수의 회로망들을 컴퓨터로 모의실험했다.

이때, 전구의 개수를 N, 각 전구당 입력의 개수를 K라고 하자. 실험결과 K=1인 경우, 단일점멸 패턴의 단일상태로 구성되었다. 그 반대쪽 극이라 할 수 있는 K=N인 경우 패턴 없이 끝없이 깜박이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질서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나, 이 경우에는 교란에 극히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거동은 K=N인 회로망 뿐 아니라, K=4, K=5인 회로망에서도 나타난다.

 

(질문! p.143 제일 아랫부분_K=N인 경우, 상태고리의 길이가 상태들의 수의 제곱근이 된다...?)

 

질서는 K=2인 회로망에서 갑작스럽고 놀랍게 나타난다. 이때는 N=100,000 이더라도 즉각 어떤 상태고리로 떨어지고, 100,000의 제곱근인 317개 정도의 상태들 사이를 순환한다.(질문! 계산 방식에서 앞의 것과의 차이는?, ‘끌개의 개수’와 ‘끌개의 길이’를 구하는 것의 차이는?) 언뜻 보면 가능한 많은 상태( 개)중에서 극히 드문 확률의 상태(317개)로 안착되는 것이 열역학 법칙을 위배하는 것처럼 보이나, 놀라운 것은 거대한 열린 열역학적 계가 자발적으로 질서 영역 안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처음에 비슷했던 상태들은 보통 같은 흡인유역 안에 있게 되고, 교란 돼도 같은 끌개로 돌아올 확률이 크다. 초기조건에 민감하지 않은 것이다. 또한 지나치게 규칙적이지도 않아서 돌연변이가 일어날 수도 있다. 그리고 돌연변이가 일어나더라도 흡인유역과 끌개들은 단지 약간만 변화한다. 안전하게 진화하는 것이다.

 

K=2 보다 큰 경우에도, P라는 변수를 통해서 위와 같은 성질을 나타내는 계를 얻을 수 있다. P는 부울 함수에서 반은 1이고 반은 0인 반응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편향bias 정도를 나타내는 매개변수다. P가 0.5에서 시작해서, 이 근처에 있으면 혼돈, 1.0이면 질서다. 0.5에서 1.0 사이, 회로망이 혼돈상태에서 규칙적인 상태로 전환되는 P의 임계값이 존재한다.

요컨대, 두 개의 매개변수-연결도, P변수-로 부울 회로망의 혼돈/규칙 정도를 알아볼 수 있으며, 연결 밀도가 높아도 매개변수 P를 조절해서 회로망을 혼돈 영역으로부터 질서영역으로 움직일 수 있다.

 

 

_혼돈의 가장자리

 

세포회로망이 어떻게 안정성과 유연성 둘 다를 얻는가? 새롭고 매우 흥미로운 가설은 회로망이 혼돈의 가장자리에서 일종의 균형을 잡고 있는 상태에 도달함으로써 이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3장의 실-단추 모형에서 보았던 상전이가 전구 회로망 모형에서도 나타난다. 전구회로망에서 활동이 고정되어 얼어붙은 전구들의 거대한 덩어리가 형성되면, 회로망은 질서영역에 있는 것이고, 그것이 형성되지 않으면 혼돈영역에 있는 것이다. 바로 그 사이, 질서와 혼돈의 사이인 혼돈의 가장자리에서 가장 복잡한 거동이 일어날 수 있다. 그 ‘사이에 있는 상태’를 좀 더 알아보자.

전구가 켜지고 꺼지면서 깜빡거리는 부분이 혼돈영역이고, 이 전구를 녹색으로 시각화 하자. 그리고 켜지거나 꺼지거나 둘 중 하나의 상태로 고착화 된 부분, 질서영역을 적색으로 시각화 하자. 그러면 ‘혼돈의 가장자리 상태’에 있는 회로망은 얼어붙은 적색 전구들의 거대한 덩어리가 형성되어 있고,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녹색 전구의 선들과 부분부분 있는 녹색 섬들이 보일 것이다.(p.155 도표) 고착된 거대한 성분은 깜박거리는 섬들을 서로 차단하는 항구적인 거대한 벽과 다소 비슷하고, 교란은 깜박거리는 녹색 섬 안에서는 전파되나, 섬을 넘어 적색의 바다를 가로지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질서 영역에 있는 전구 회로망이 항상성을 나타내는 근본적인 이유다.

이것을 생명과 연관지어보자. 혼돈의 가장자리가 복잡한 거동을 ‘조정’하기 위한 매력적인 영역일 것이다. 혼돈만 있는 영역은 너무 혼란해서 어느 한 지점에서 다른 한 지점으로 바랐던 조정을 이루는 신호를 보내기 어려울 것이다. 질서의 경우는 너무 고착되어 그 고착을 가로지르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혼돈의 가장자리에서는 얼지 않은 섬들이 덩굴손으로 서로 접촉하고 있다. 이 경우 임의의 한 전구의 상태를 뒤바꾸기 위해 계를 가로지르는 크고 작은 연쇄적인 변화들에 의해 신호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생명과 연관시키는 복잡한 거동들을 조정하는 능력이 있을지도 모른다.

다음 장에서 더 완전하게 전개할 착상은 다음과 같다. [복잡한 계가 혼돈의 가장자리나 그 근처의 질서 영역에서 존재하는 이유는 진화가 그들을 거기로 데려가기 때문이다.]

자기 촉매 회로망이 복잡성의 법칙 때문에 자발적이고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그리고 자연선택은 복잡한 거동이 번성하는 질서와 혼돈 사이의 전이 영역인 이 가장자리 근처의 질서 영역에 계가 있게 될 때까지 K와 P를 조절한다. 복잡한 거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이 계의 생존력을 결정하고, 자연선택은 자발적으로 생기는 질서를 다듬고 분장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임을 발견한다.

실험: 회로망이 매개변수K,P를 변화시킬 수 있게끔 설계하면, 모의실험은 경기를 더 잘하는 최적화된 돌연변이를 선택하며, 혼돈의 가장자리는 아니지만 그 가장자리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은 질서의 영역으로도 진화하게 된다. ‘혼돈으로의 전이 근처에 있는 질서 영역’에서의 위치가 안정성과 유연성의 최선의 혼합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복잡적응계가 [혼돈의 가장자리] 혹은 [혼돈의 가장자리 근처의 질서영역 어딘가]로 진화하는 것을 함께 살펴보자!

 

 

 

 

5장. 개체 발생의 신비

-게놈 그 자체가 질서 영역에 있는 회로망으로 간주될 수 있다.

 

대체로 생물체의 몸에 있는 모든 세포들은 동일한 유전자 집합을 가지고 있다. 한 생물체의 세포들이 다른 것은 다른 유형의 세포들에서 다른 유전자들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이때, 어떤 유전자들이 활성화되고 또 어떤 것들은 억제되는 그 메커니즘은 무엇인가? 그리고 접합자가 성체로 발생하는 동안, 다양한 유형의 세포들이 어떤 단백질들을 발현시켜야 할지 어떻게 아는가? (물론, 자발적인 질서가 개체 발생의 배후에 있는 질서의 궁극적인 원인이다.)

 

_자콥, 모노, 그리고 유전 회로들(p.168~170)

자콥과 모노의 대장균의 락토오스 실험을 통해 [작은 분자가 ‘유전자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이 실험의 경우 억제자 자체가 또 다른 대장균 유전자의 산물이므로, [유전자들이 유전자 회로를 형성할 수 있고, 서로의 활동을 켜거나 끌 수 있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또한, 알로락토오스의 작용방식으로부터 분자적 제어를 하는 분자의 형태는 제어 과정의 최후 산물과 아무런 관계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유전자들이 서로의 활동을 켜거나 끄는데 (이전의 장들에서 보아왔던 동역학적 계가 성립할 정도로)아주 자유롭다는 것을 의미한다.

 

_자연선택이 질서의 유일한 근원인가 _ 물론 카우프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_개체 발생의 자발적인 질서

카우프만은 개체발생에 관한 질서의 최종적인 근원이 [저절로 생기는 질서]라고 제안한다. 이제 유전자 회로망의 구조와, 개체발생을 지배하는 제어망 안에서 서로 결합된 유전자들과 그 산물들의 거동을 지배하는 규칙들을 알아볼 차례다.

4장의 부울 회로망을 유전자 조정 회로에 다시 적용해보자. 전구가 꺼지거나 켜지는 것(0or1)을 작동자의 결합부위가 비었거나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앞의 대장균 실험에서라면 알로락토오스가 억제자 단백질의 두 번째 결합 부위에 결합을 했거나 그렇지 않은 것을 알 수 있게끔 대응시켜보자.(p.175)

4장에서 처럼, 이 유전자 회로망 역시 어떤 끌개 상태고리들로 수렴할 것이다. 그 끌개들은 블랙홀이 되고, 임의의 상태는 몇 개의 끌개들 중 하나로 수렴할 것이다. 바로 수렴한 그 ‘끌개’가 유전자 회로망이 갖는 다른 세포 유형들이다. 즉, 유전자 회로망의 광대한 상태 공간 안에 있는 [블랙홀 상태 고리 끌개 각각]이 [다른 세포 유형]이다. 회로망이 어떤 상태고리를 선회하는가에 따라 다른 유전자들이 켜지거나 꺼지고, 다른 단백질들이 생산된다. 이것을 유전자 세포분화의 기작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증거로 생각할 수 있을 법한 유전자회로의 세 가지 특징들이 있다.

1. 임의의 유전자 혹은 다른 분자적 변수는 다소 소수인 분자적 입력들에 의해 직접적으로 조정된다.

2. 다른 유전자들의 활동을 기술하는 부울 규칙은 서로 다르다.(부울 함수가 다르다)

3. 유전자들이 전사될 때 활성인가 비활성인가에 의해 부울 함수의 이상화를 사용하면, 알려진 유전자들은 부울 함수의 특별한 부분집합(유도 부울 함수)에 의해 조정된다.

 

여기서 유도 (부울) 함수란, 이 함수에 의해 조정되는 구성 요소는 첫 번째 입력이나 두 번째 입력, 혹은 둘 다가 현재 순간에 활성화되어 있다면 그 다음 순간에 활성화 되는 함수이다.(ex_OR함수) 그래서 만약 첫 번째 입력이 활성화되어 있다면, 조정되는 구성요소는 두 번째 입력의 활성에 관계없이 다음 순간에 활성화 되는 것이 보장된다. 즉, 유도 부울 함수에서 화학적으로 더 단순하고, 유전자가의 활성화가 보다 자유롭다.

조정되는 유전자들과 대부분의 다른 생화학적 과정들이 유도 함수들에 의해 지배되는 것으로 보이는 건 우연이 아닐 것이다. 유도함수는 가능한 부울 함수들 중에서 드물게 나타나며 K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더 드물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화학적으로 간단하게 구축된다. 유도 함수가 풍부한건 유전자 조정계들의 규칙적인 거동에 매우 중요하다. 또한, 신기한 것은 비유도 함수보다는 유도 함수를 실현하는 분자적 장치를 만드는 것이 더 쉬워 보인다.

유도 함수의 명백한 화학적 단순성이 갖는 중요성은, 압도적으로 유도함수들에 의해 지배되는 부울 회로망들이 자발적으로 질서 영역에 놓인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만약 유도함수가 화학적으로 단순하기 때문에 세포들 안에서 많이 존재한다면, 화학적 단순성 그 자체만으로 거대한 대규모의 자발적 질서를 낳기에 충분하다.

또한 자발적 질서는 게놈의 거동을 이해하는데 필수적이다. 기존의 발생생물학이 세포 유형을 ‘게놈계의 다른 활동 양상’으로 별로 정보가 없는 설명 밖에 할 수 없었다면, 자발적 질서를 받아들이면 세포 유형들이란, 게놈 회로망의 목록 안에 있는 끌개들로 볼 수 있다.

카우프만은 그 근거로 세포 주기들을 들었다. 이 관점이 옳다면, 세포의 순환 시간(세포 복제의 주기)은 대략 유전자의 수에 대한 제곱근 함수에 비례해야 한다. 끌개의 길이는 유전자들의 수의 제곱근에 비례(인간의 경우 유전자수 10만개-> 제곱근은 317개)하고, 세포가 끌개에 있는 상태들을 한 바퀴 선회하는 것은 세포가 자신이 해당하는 세포유형의 상태고리를 한바퀴 선회하는 것, 즉 세포 복제의 주기가 된다. 통계적으로 볼 때 많은 생물들에서 강력한 일치를 볼 수 있다. 다만 이 이상으로 충분히 알지는 못한다.

또 다른 증거로, 유전자들의 수와 세포 유형들의 수 사이의 비례관계를 예측할 수 있다. 여기서 질서 영역에 있는 병렬 처리 게놈 회로망의 일반적 거동에 관한 이론이 왜 게놈의 복잡성에 대한 세포 유형의 비례 관계를 대략적이나마 예측해야 하는가? 그 절대값들이 왜 관측된 값과 그토록 근접해야 하는가? 그것은 세포분화를 통해 얻어지는 세포 유형이 우리의 이론대로 다음과 같은 과정을 따라 얻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계는 교란된 것으로부터 원래의 상태고리로 돌아오는 항상성이 있지만, 그것이 완전할 수는 없다. 교란은 때때로 새로운 끌개(세포유형)로 흐르는 새로운 발생 경로로 세포를 밀게 될 수도 있다. 이때 (세포)분화가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임의의 한 끌개로부터는 단지 몇 개의 인접한 끌개들로 전이하는 것이 가능하고, 또다른 교란이 그 새로운 끌개로부터 또 다른 끌개들로 계를 이끈다는 것이다. 이렇듯 분기 경로를 따라서 분화하기에, 성체의 많은 세포유형들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더 강력한 증거는, 4장에서 얘기했던 얼어붙은 적색 바다(항상 활동하거나 항상 꺼져있는)에 해당하는 부분이 포유동물은 물론, 식물에서도 나타나는 듯 하다는 사실이다. 생물의 세포 유형들에서 대략 70%의 유전자들이 동시에 활성되는 공통의 핵으로 생각되고 있다. 따라서 불과 일부분의 유전자들이 세포들 사이의 차이를 결정함을 알 수 있고, 그 부분이 앞에서의 녹색 바다 부분일 것이다. 우리의 예측과 이론이 관측된 사실들과 꽤 잘 들어맞는다.

 

_마지막 이론의 꿈 _정말 두 가지 근원의 뒤섞임을 이해해야만 합니다!!!라고 외치고 있다.

 

 

 

6장. 노아의 그릇

- 지금까지 살펴본 분자계들은 내부에서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다른 것들과 상호작용한다. 대사 작용들의 망. 그 망이 얼마나 다양한 실들로 짜여 있는지, 그리고 그 망은 어떤 방식으로 짜여져 있는지를 알아보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체로서의 생물권이 집단적으로 자기촉매적이고, 집단적으로 상임계적이며, 우리가 보는 유기 분자들의 폭발적인 다양성을 집단적으로 촉매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전체로서의 생물권이 상임계적인 반면에, 생물권을 구성하는 개별적인 세포들은 하임계적이어야만 한다. 안그러면 세포 내부의 폭발적 다양성은 세포 자신에게 치명적일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항상 증가하는 생물권의 다양성을 야기하는 창조적인 긴장의 근원이다.

 

_생물학적 폭발들

3장에서 보았던 실과 단추의 모형은 상전이가 일어나는 경우, 하나의 큰 덩어리가 생긴다. 하지만 이것은 아직 상임계적 거동은 아니다. 실들은 단추를 단지 연결할 뿐. 그 자체로 더 많은 단추와 많은 실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하지만 화학 물질과 화학 반응은 할 수 있다. 그리고 넘치는 자기촉매 과정으로 분자 종들이 범람 할 수도 있다. 이것이 상임계적 거동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분자들은 기질과 촉매 둘 다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반대로 하임계적 거동도 있다. 임의의 중합체가 임의의 반응을 촉매하는 확률이, 어느정도 있더라도, 계에서 중합체들의 다양성이 너무 작으면 아무런 반응도, 혹은 거의 어떤 반응도 촉매되지 않고, 어떤 새로운 분자들도 거의 형성되지 않으며, 그리고 새롭게 생겨났던 분자 고안물의 소란은 급속히 사라진다.

 

_상임계의 수프

실제의 화학계 수프에서 무엇이 일어날지를 추정해보자. 첫 단계는 우리의 추정에서 얼마나 많은 종류의 분자들과 반응들이 창조될 수 있는지를 고려하는 것이다. 이것은 사실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일단 분자들은 아주 많다. 그리고 반응도 아주 많다. 하지만 우리는 대략적으로 복잡한 임의의 두 유기분자들에 대해서, 그 분자가 수행할 수 있는 적어도 한 개의 2-기질, 2-생성물 반응이 있다고 하자. 이건 좀 깍쟁이처럼 잡은거다. 자연은 이보다 훨씬 후하다.

하지만 이것으로도 우리가 원하는 추정을 하기에는 충분한 결과가 나올 것 같다. 분자들의 종류의 수가 N이라면 반응들의 종류의 수는 이다. 만약 1만 가지 종류의 분자들이 있다면, 그들 사이에 대략 1억 가지 종류의 2-기질, 2-생성물 반응이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가 후보 효소들로서 단백질들을 사용하기를 원한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우리는 각 단백질들이 가능한 반응들 중 임의의 하나를 촉매하는 효소로서 작용할 확률을 생각해보자. 카우프만은 여기서 항체를 골랐다.(질문! why? 항체분자로 했나? p.207) 무작위로 선택된 항체 분자가 무작위로 선택된 반응을 촉진할 확률이 백만분의 1이다. 하지만 안전하게 하기 위해 좀더 짜게 잡자. 그 확률을 백만분의 1과 십억분의 1 사이로. 이제 x축에 항체 다양성을, y축에 유기 분자 다양성을 나타내자. 그렇게 하면, p.208쪽의 그래프가 얻어진다. 그리고 그래프에는 임계곡선이 나타난다. 대략의 수치들을 그래프에 넣어보는 과정에서 보니, 실제의 화학 반응계는 상임계적일 것 같다. 이는 생물권 자체가 상임계적일 가능성을 제안한다. 하지만 세포들은 하임계적이어야 지금과 같이 살아남을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상임계적인 생물권이 하임계적인 세포들로 만들어질 수 있는가?

 

_노아 실험

우리는 왜 다른 분자들과 직접 합체하지 않고 먹어서 소화를 시킬까? 카우프만은 먹는 것과 소화가 생물권의 상임계적 분자 다양성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려는 우리 자신의 필요를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직접 합체하면 우리의 세포 내부에 생긴 분자 다양성이 격변하는 상임계적 폭발을 경험할 것이므로. 노아의 그릇 사고실험이 이를 보여준다. 세포막이나 다른 방어물 없이 1억의 종들이 가진 유기분자들끼리 직접 만나면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날 것이다.

인간의 간세포에서 10만 가지 단백질이 모두 활성화 되는 말도안되는 가정을 하고, 대사도표(p.214))에 있는 700~1000개의 작은 유기분자들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새로운 유기분자 Q를 간세포 속으로 주입해보자. 이때, Q는 1000개의 유기분자들과 1000개의 반응을 형성할 수 있다. 또한 단백질들은 촉매로 작용하고, 단백질들 중 임의의 하나가 임의의 반응을 촉매시킬 확률이 10억분의 1이라고 해보면, Q를 포함하는 1000개의 반응들 중에 하나라도 어떤 단백질에 의해 촉매될 확률이 10분의 1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간세포가 하임계적이라는 걸 뜻한다. 실제로, Q로부터 유도된 자손의 기대치가 1.0보다 훨씬 작은 0.1이므로 분기과정이라는 수학 이론에서 이 계통은 하임계적임을 알 수 있다.

세포들에게 상임계성은 치명적이며, 그 상임계성을 막기 위해 하임계적으로 남아있게 된 것 같다.

 

이제 세포들이 하임계적이라면 어떤 이유로 세포들에 의해 구동된 생물권이 상임계적이 되는 지를 알아보자.

 

_새로운 것들의 사태

생물권의 상임계적 폭발은 화학 자체의 조합적인 특성에 내재하며, 상임계성의 가장 훌륭한 업적인 생명 자신에 의해 추진된다.

그러나 한편 명백한 것은 각 생태계가 어떻게 해서든지 이 폭발적인 추세를 억제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우리 몸의 창자 안에 있는 박테리아 생태계가 우연히 상임계적이었다고 가정하자. 박테리아 종들 중에서 어떤 운 나쁜 종들은 자신에게 침입하는 새로운 분자 유형들을 내부 독소로 변환시키는 유감스런 능력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독소는 그 세포를 죽일 것이며, 그 생태계에 있는 같은 유형의 모든 박테리아들도 모두 소멸해서 박테리아의 천당으로 갈 것 이라고 밖에는 달리 상상할 수 없다. 이러한 사멸은 생태계 안에 존재하는 종들의 다양성을 더 낮추고, 그 집단은 상임계적이므로 새로운 분자들이 끊이없이 생성되나, 사멸 역시 연속적일 것이다. 이렇게 계는 다양성이 낮아지고, 상임계 영역으로부터 하임계 영역으로 이동할 것이다.

반대의 경우를 보자. 생태계가 하임계적이라고 하자. 적당히 적은 박테리아 유형들의 신진대사 무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종들이 이주해 오고, 그것들이 무대 위에서 표류를 겪으며 오래 머무르면 새로운 중합체가 생겨날 것이다. 이 기작이 반복되면 생태계는 하임계 영역으로부터 상임계 영역으로 구동하며 박테리아 종들의 다양성을 증가시킨다. 저절로 조절된다. 생태계들은 하임계와 상임계의 경계로 진화한다.

 

그 이상의 결론: 각 생태계의 이동 경향은 위와 같으나, 각 생태계들이 작용하는 전체를 보면, 그들은 집단적으로 어쩔 수 없이 더 복잡해지는 상임계적 생물권을 만들어낸다. 단, 이때의 거동은 핵폭발(자기촉매적으로 가속되는) 반응이 아니라 핵반응(상임계적이나 적당한 선상에서 진행되는)으로 볼 수 있다. 증명이 아닌, 어디까지나 개연성 있는 이야기일 뿐이지만.

정리하자면, 지역적인 생태계는 하임계와 상임계의 경계에서 대사적으로 균형이 잡혀있고, 전체로서의 생물권은 적당히 상임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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