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자료 :: 세미나의 발제ㆍ후기 게시판입니다. 첨부파일보다 텍스트로 올려주세요!


 지난 시간은 오랜 만에 제대로 진행된 세미나였던것 같습니다. 그동안 수학식이 준비하게 부담스럽고, 설사 준비했다하더라도 기초배경지식이 없는 다른 원들에게 전달될수 있을까해서 텍스트 위주로만 했었죠. 그러다 보니 할 얘기도 별로 없고 나온 얘기가 정확히 무슨 말인지 넘겨짚고 넘어갔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어제는 한번 수학식을 제대로 다루면서 해보자란 마음에( 사실, 어떤 분이 제게 수유너머 세미나 역사상 이렇게 빨리 끝나는 세미나 처음봤다는 말에 자극되어) 수학식도 같이 다뤘슴다. 반응은 좋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구요, 앞으로도 그렇게 진행해나갈 생각입니다. 

단, 발제를 준비하는 이가 수학적 배경이 없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경우, 수학식 발제자를 따로 지정해 같이 협동하는 식으로 진행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새로운 형식의 발제인데 잘 됐으면 좋겠슴니다~


발제문 첨가합니다.





3).무한수학의 계보

12.8.5 김충한

이제 수학에서 중요한 개념이 무한이 등장한다. 사실 무한은 서양의 지적 전통으로 따지면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시작됐다. 허나 그리스에서는 유한을 무한보다 더 중요시여기는 유한주의가 지배적이었다. 탈레스의 제자인 멜레토스의 아낙시만드로스는 무한을 만물의 근원으로 생각한 특수한 경우이다. 그의 스승인 탈레스는 물과 같은 유한요소가 만물의 근원이라 주장했지만 아낙시만드로스는 그 유한을 지탱하는 것은 무한이라고 여겼다. 무한은 그리스어로 아페이론이라 하며 유한을 뜻하는 페라스의 부정형이다. 짐작할 수 있다시피 피타고라스학파는 유한으로 무한을 규정하는 입장이었다. 이는 소크라테스에게서도 발견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무한을 가능성으로 규정한다. 이것을 가능적 무한이라고 부른다. 무한은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무한은 유한이 되기전의 과정에 불과하다. 그리스인들에게 중요한 것은 존재하는 형상(에이도스)이기 때문이다.

유한에서 무한으로 다시금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크리스트교의 도입이후이다. 중세의 철학자 플로티노스는 우주존재의 근거를 절대의 무한자 일자로 정의한다. 일자는 무한의 개념에 잘 부합한다. 고로 무한에 대한 적극적 사유는 중세때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무한에 대해 수학을 직접 들어가보자. 고대 그리스의 무한은 제논의 역설에서 잘 드러나 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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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으로 무한의 개념은 유클리드의 <원론>이다.

평행선이란 동일한 평면 위에 있고, 쌍방을 한없이연장하여도 어느 방향에서도 만나지 않는 두 직선을 말한다

기하학 도형의 면적을 구함에 있어서는 무한의 개념이 있지만 극한을 사용하진 못했기 때문에 앞서 살펴봤던 귀류법이라는 번거로운 절차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중세에 이르면 아리스토텔레스의 무한 개념을 받아들여 토마스 아퀴나스의 스승인 마그누스는 가무한과 실무한을 제시한다. 가무한은 앞서 아리스토텔레스의 가능한 무한이며 실무한은 유한을 넘어선 무한으로 칸토어는 이를 초한(transfinitum)이라고 부른다. 중세의 스콜라철학은 훗날 미적분발달에 큰 영향을 준다. 지금은 무한소의 개념을 사용하지만 이것이 확립되기 전까지만 해도 불가분량이라는 개념을 사용했다. 이는 indivisibilia라는 낱말로 스콜라철학의 용어이다. 예컨대 선의 불가분량은 점이다.

그리스의 원자론자들은 연속체가 미립자로 이루어져있다고 봤다. 그런데 스콜라철학자들은 연속체를 불변적 연속체계속적 연속체로 나누어 생각했다. 전자는 평면, 공간도형들이고 계속적 불변체는 시간과 같이 각 부분들이 앞,뒤로 연관지어진 연속체를 말한다. 선과 같은 연속체는 후자에 속한다.

Q. “선은 불변적 연속체이며 각 부분은 모두가 동일한 순간에 존재하지만, 점은 단 하나로 항상 동일한 분할 불가능의 것이므로, 이것이 불변연속체의 다른 위치에 존재할 수는 없다고 한 것이다.” 무슨 뜻인지?

무한에 대한 사유는 가톨릭교회의 추기경이었던 니콜라스 쿠자누스에 의해서도 제시된다. 그는 무한자인 신을 예지적인 무지의 대상으로 보고 무한자로서의 신에게는 더 큰 것도 더 작은 것도 없다고 주장한다. 곧 신이 무한대이자 무한소라고 정의하며 여기에서 반대의 일치란 사상을 제시한다. 무한은 전부이다. 무한에 대립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따라서 무한에서는 모순이 발견되지 않는다. 따라서 최대이자 최소일 수 있다. 이를 철학의 언어로 무한은 모순자의 절대적이고 완전한 동시 발생이다 라고 말한다.(중세철학사 참고) 이는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이어지는 논리학에 대한 도전을 의미한다. 니콜라스는 모순율의 절대적 타당성에 대해 이를 사람들의 보편적 착각이라고 여긴다. 이는 유한성에 국한된 경우이기 때문이다. 모든 유한의 합에다 아주 많은 유한을 더한다고 무한은 생기지 않으며 따라서 유한에서나 성립하는 모순율을 무한의 영역에도 적용할 순 없다. 기하학적 비례관계는 유한한 도형에서 발견된다. 따라서 무한은 비례가 없고 정확한 진리를 알 수 없다. 이에 대해 말하기를

사물의 통성 원리 곧 존재의 진리는 그 순수성에서는 접근할 수 없는 것이다. 모든 철학자들은 이 진리를 탐구했지만, 아무도 이 진리 자체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우리가 이런 무지 속으로 몰두하면 할수록 진리에 더 가까이 다가감을 발견한다

니콜라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을 분리의 논리학이라 명명하고 통일하도록 되어 있는 논리학을 원했다. 다른 논리학은 모든 것이 모든 것 속에 있다는 자신의 형이상학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Q. 직선위에 원을 올려놓고 반지름을 무한히 크게 만들면, 원주는 직선에 접근하고 마침내 그것과 일치한다. 이를 반대의 일치의 예라고 쿠자누스는 제시했는데 이것이 어떻게 연결되는 건지?

물론 추기경이었던 쿠자누스가 수학적 기술을 가지고 작업을 하진 않았다. 다분히 형이상학적 명상에서 나온 산물이지만 펠릭스 클라인 같은 전문수학자는 이런 중세의 스콜라철학속에 이미 현대수학의 중요한 문제들이 제시되고 있다고 높이 평가한다.

한편 무한소에 대한 사유는 케플러에게서 적극 도입된다. 천문학자였던 케플러에게서 문제는 태양과 지구사이의 궤도를 수학적으로 modeling하는 일이었다. 궤도가 타원이며 그 궤도가 같은 시간동안 같은 넓이를 쓸고 지나가며 주기의 제곱은 반지름의 세제곱에 비례한다는 법칙을 찾아낸 케플러에게 넓이계산을 위한 무한소는 피할수 없는 개념이다. 물론 고대 그리스의 아르키메데스도 구분구적법을 사용했으나 안타깝게도 이것이 케플러에게 전해지진 못했다. 그래서 손수 구분구적법을 이용해 타원의 넓이를 계산했다. 아르키메데스는 증명을 적극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아닌것들을 제거해나가는 실진법을 사용한데 반해 케플러는 제대로 된 증명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고 볼 수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기여로 연속성의 원리가 있다. 케플러가 수행한 수학작업들을 살펴보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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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플러에게 있어 또 하나의 중요한 점은 그가 크리스트교의 사상을 따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는 말하기를

온갖 천체는 신의 영광을 나타내고 창공은 그 거룩한 솜씨를 보여준다며 천문학속에서 신이 만든 숨은 질서를 찾아내는 것이 자신이 할 일 이라고 여겼다. 그래서인지 그가 발견한 제 3법칙의 이름은 조화의 법칙’(harmonic law) 이다. 주기의 제곱이 거리의 세제곱에 비례한다는 게 왜 조화인지 고등학교때 이해가 안가기도 했었는데 우주의 질서를 신의 창조원리로 이해하는 케플러의 배경을 보면 이해가 간다. 여기에선 음악적 질서를 우주의 질서로 까지 확장한 피타고라스의 사상도 엿보인다. 저자는 케플러에 대해 말하기를 중요한 과학상의 이론이 아주 비합리적인 정신속에서 태어났다며, 근대적인 무한소를 도입한 합리적인 결과가 반드시 합리적 사유의 소산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는 화학의 시초인 연금술사들에게서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수학의 몽상을 읽어본 사람들은 칸토어의 무한집합을 기억할 것이다. 자연수와 정수의 농도가 같고, 심지어 유리수도 같다. 보통은 자연수보다 정수가 많고 정수보다 유리수가 많다고 생각하던 것이 무한을 도입하면 우리의 상식에서 벗어난다. 이에 대한 시작은 사실 갈릴레이에게서도 찾아볼수 있다. 갈릴레이는 각 수의 제곱이 자연수와 일대일 대응이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이 사유를 더 멀리 진행시키진 못하고 그저 양쪽이 무한일 때 서로의 대소비교는 불가능하다며 지나친다. 이 무한의 개념은 그의 제자인 카발리에리 가 발전시킨다. 그의 수학적 작업을 살펴보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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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어제 진행했던 세미나 발제문이구요, 다음주 공지하겠습니다.


다음주엔 수학사대전 4장 르네상스부터 데카르트의 시대 4절 데카르트시대~6.도박과 확률론까지 입니다.


발제자

4절데카르트시대: 조지훈(텍스트 준비), 고승환(수학식 준비)

5 사영기하학의 창시+6 도박과 확률론: 안단호(텍스트+수학식)


전에는 텍스트를 다른 것으로 바꿔볼까 하는 논의가 있었습니다만, 어제 세미나 결과 책이 재밌어지고 있다고 다들 의견이 모여서 이 책을 계속 하기로 했습니다. 

다음주에 봐요~, 간식은 승환님은 이미 한번 준비하셨으니 지훈님과 단호님께서 준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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