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조태진입니다. 저는 올해 신경과학과 철학 사이라는 세미나에 몇 번 참석한 적이 있는데 그 이유는 이미 앞 글에서도 밝힌 바 있듯이 애매모호하고 뜬 구름 잡는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도대체 긴 철학사, 특히 서양 철학사의 갑론을박한 주장이나 명제들을 자연과학인 신경과학으로 어떻게 설명하고 입증하는지 많이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글을 쓰기 전 11월에 열리는 세미나들을 살펴보니 "니체와 베르그손의 칸트 비판"이라는 세미나도 있더군요. 그 세미나 제목을 보고서 저는 이성과 감성의 관게에 대한 오랜 의문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돌이켜 보니 꽤 오래 전인데 저는 제가 대학생일 때 다니던 연합 동아리 밴드에 이런 표현을 쓴 적이 있습니다. "감성, 즉 마음을 배반하지 않는 이성"이라는. 그리고 이제는 이런 믿음이 더 커졌습니다. 이성이 감성을 배반할 수록 이성은 점점 더 현실성이 없어지고 그 결과 점점 딱딱하게 굳게 되어서 점점 더 자연이 인간들에게 골고루 나눠 준 "생명력", 즉 아무도 정교한 기계를 이용한 자연과학적인 방법이나 복잡하기 짝이 없는 수학적인 공식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그런 생명력을 잃어가게 된다는 믿음 말이지요. 왜냐하면 감정과 욕구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 이성적 판단이란 그저 멋지고 고상해 보일 뿐 그 판단이 왜 옳은지 또는 그 판단을 현실에 옮기는 것이 (어느 정도라도) 가능한지를 이성 혼자로는 가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11월에 열리는 다른 세미나들 중에서 유독 제 눈길을 잡은 세미나는 <대중음악 감상>이라는 제목의 세미나였습니다. 아주 엉뚱한 생각이고 까딱 잘못 이해하면 위험한 생각이긴 하지만 저는 점점 딱딱하게 굳어져 가서 완고해지는 이성, 제 표현으로는 특정한 사회의 특정 이데올로기, 이를테면 유교나 기독교 또는 불교의 엄격하고 고지식한(?) 이데올로기로 인해 "훈육된 이성"을 다시 살릴 수 있는 불씨는 또한 자연이 인간들에게만 선물로 준 음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음악은 음표를 사용해서 악보로 기록할 수는 있지만 그 울림과 울림들의 연결이나 변화 그리고 그로 인한 떨림, 이를테면 눈물을 흘리고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고 가슴에 잔잔하거나 폭풍 같은 물결을 일으키는 그 떨림을 우리 인간들에게 전달하는데 이 경우 훈육된 이성은 그 흐름과 변화와 그로 인한 떨림을 도저히 잡아채거나 막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쓰다 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정작 이 글을 쓴 이유는 <대중음악 감상>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텍스트가 있다면 어떤 텍스트를 사용하시는지를 알고 싶어서입니다. 그러니 이 글을 보시는 대중음악 듣기 리더님께서는 시간이 나실 때 답변을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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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이번 세미나에서 초기 대중음악의 발생 과정과 이어서 재즈까지 소개할 정춘희입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대중음악을 어떤 태도로 가르쳐야 할까' 하는 고민을 해 왔던 터라 이번 세미나의 권유를 흔쾌히 받아 드렸으나, 제가 학자도 전문가도 아니기에 조태진님 처럼 생각이 많은 분들과는 무엇을 나눌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또 텍스트는 딱히 정해진 것이 없는데 주로 음악 듣기를 중심으로 필요한 부분은 준비해간 자료를 프로젝트로 띄워 소개하고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진행할 생각입니다. 원하는 분이 있으시다면 인쇄물을 제공할 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중반부를 담당하신 박용진씨가 젊은 분이지만 많은 내공이 있으신 듯하여 저도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관심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