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자료 :: 세미나의 발제ㆍ후기 게시판입니다. 첨부파일보다 텍스트로 올려주세요!


[레비나스/화이트헤드 세미나] 2월 21일 후기!

김모현 2019.02.26 22:21 조회 수 : 205

21일에는 레비나스의 초기 사유가 깃든 <탈출에 관하여> 1-4장을 읽고 토론해보았습니다. 솔쌤이 발제를 맡아주셨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이라는 소제목을 달아주셨어요.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소설이 생각나는 제목이지요. 소설의 주인공이 자신의 존재가 한없이 가벼운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모습과, 자신의 존재만으로 만족하며 존재 자신만을 강조하는 기존 철학에서의 존재의 무거움(레비나스는 무겁다는 표현을 쓰진 않은 것 같지만요.)으로부터 탈출하라는 레비나스의 주장이 대비를 이룹니다.

 

레비나스는 하이데거를 포함한 기존 철학자들의 무거운 존재론을 비판합니다. 던져진 존재로서 피투성, 즉 존재해야만 하도록 강요된 상황은 존재가 존재 안에서만 머무르게 만듭니다. 레비나스는 자아 개념과 등치된 부르주아의 철학을 비판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존재에 예속된 존재론으로부터 탈출할 것을 주장합니다. 인간에게는 탈출을 향한 욕구가 있으며, 이는 기존 철학에서 논의된 어떠한 내용과도 다릅니다. 탈출은 생명의 약동도, 창조적 진화도 아닙니다. 자기 자신으로부터 벗어나고 넘어서려는 어떤 욕구입니다. 존재는 속박이고 얽어맴이고, 이를 깨뜨려 탈출하는 것만이 필요합니다.

 

이 때 개념에 대해 한창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욕망과 욕구, 결핍과 결여, 충만과 충족을 비교해서 생각해보았습니다. 쫑쌤이 욕망과 욕구를 구분하여 설명해주셨고요. 욕구는 자신을 충족하는 것을 갈망하고, 충족이 결여된 것을 채우려는 움직임입니다. 한편 욕망은 절대로 만족할 수 없는 어떤 결핍된 것입니다. (제가 세미나 당시에 이 이야기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서, 덧붙일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말씀해주세요!)

 

만족보다 해방이 더 가까운 상태에 이르게 되는 막연한 불안감이 고통의 양상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저는 불교에서 무아, 깨달음에 이르기 직전 자아가 무너질 것이라는 공포로 인해 느끼는 불안을 이야기한 것에 빗대어 이해했어요. 탈출하기 직전, 자아로부터 해방되려면 자아에 대한 자기만족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지요.

 

한편 쾌락이 중요한 개념으로 등장했습니다. 재중이가 쾌락의 의미를 열심히 설명했던 기억이 나네요! 쾌락은 욕구를 충족하는 수단입니다. 쾌락은 존재를 벗어나려는 과정이지만 동시에 기만이자 속임수이기도 합니다. 저는 C.S 루이스의 <순례자의 귀향>이라는 소설에 나온 비유에 빗대어 이 이야기를 이해했어요. 주인공은 섬이라는 환상을 갈망하는데, 그 섬은 자신의 세계에는 없지만 아름답고 이상적인 어떤 것이에요. 주인공은 섬의 환상을 좇아 숲으로 들어가지만 섬 대신 갈색 여자들과 관계(쾌락 행위)를 맺게 됩니다. 섬을 좇지 않았다면 갈색 여자들을 만날 일도 없었겠죠. 하지만 갈색 여자들은 그 순간의 위안만을 줄 뿐, 섬과는 완전히 다른 어떤 것이고 실망한 주인공은 숲을 벗어나 더 멀리, 섬을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나게 되죠. 쾌락은 벗어남, 탈출에 대한 욕구로 향하는 징검다리지만 동시에 그 자체만으로는 온전히 탈출할 수 없는 도구일 뿐이에요. 이렇게 이해하는 것이 레비나스가 쾌락에 대해 표현하고자 했던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수치심도 중요 개념으로 등장했지만, 시간 관계 및 진도 상 다음시간으로 이야기가 미뤄졌어요! 다음 시간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어서 너무 아쉽네요. 다음 후기라도 읽으며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야겠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38 [비평과 진단] 모피를 입은 비너스 file 물든흔적 2022.01.21 96
3237 [글쓰기 세미나] 덕질하는 마음 file 날날 2021.12.23 2365
3236 비평과 진단, 이름 붙일 수 없는 자, 발제 cla22ic 2021.10.22 199
3235 [글쓰기 세미나] 사피엔스 3~4부 소감(?) 기침 2021.10.21 1113
3234 [비평과 진단] 사뮈엘 베케트 <말론은 죽다> 후기 드넓은 2021.10.16 138
3233 비평과진단, 말론 죽다, 발제문 file cla22ic 2021.10.15 91
3232 [비평과 진단] 사뮈엘 베케트 <몰로이>2부 후기 필아 2021.10.10 70
3231 [비평과 진단] 사뮈엘 베케트 <몰로이>2부 발제 file 필아 2021.10.08 105
3230 [비평과 진단] 몰로이 후기 라우승 2021.10.06 228
3229 [비평과 진단] 사뮈엘 베케트 <몰로이> 발제 file 라우승 2021.10.01 299
3228 [글쓰기세미나_i write] 집_세번째 이야기 생강 2021.09.26 404
3227 [비평과 진단] 발제: 4.베케트, 5.칸트, 6.로렌스 file oracle 2021.09.24 139
3226 [글쓰기세미나_i write] 사피엔스를 읽고 (김지호) file 생강 2021.09.23 261
3225 [글쓰기세미나_i write] 집_두번째 이야기 생강 2021.09.17 404
3224 문학, 비평과 진단읽기 후기 물든흔적 2021.09.12 96
3223 {문학과 비평} 거울나라 앨리스 발제 file 박영경 2021.09.08 67
3222 [글쓰기 세미나] 집 [1] 생강 2021.09.06 472
3221 [문학,비평과진단읽기] 발제 이상한-앨리스 file 황정 2021.09.03 86
3220 글쓰기 세미나-긴코 지현 2021.09.03 521
3219 [문학, 비평과 진단 읽기]발제 1-3장 file 하얀 2021.08.27 87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