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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특별세미나] 후기 양생주 2

hector 2019.01.08 23:20 조회 수 : 76

 1: 내 친구중 한 명은 과거 10년 정도 골프를 직업적으로 가르쳤다. 골프를 가르치는 연수가 더해지면서 이 친구가 하는 말이 조금씩 달라졌다. 처음 골프를 가르쳤을 때에는 배가 나온 사람에게는 뱃살을 빼라 했고, 쥐는 힘이 약한 사람에게는 아령이나 악력기를 가지고 쥐는 힘을 키우라고 했다. 이 단계는 근명(近名)의 단계이다. 평균적이고 표준에 의지하는 단계이다. 그리고 기(技)에만 의지하는 단계이다.

시간이 자나면서, 배우는 사람의 체형과 배우는 사람의 근력에 따라 다른 스윙을 가르치게 되었다. 배나온 사람은 배 나온 상태에서 가장 효율적인 스윙을 알려주고, 근력이 약한 사람은 약한 힘에서 할 수 있는 최적의 스윙을 알려 주었다. 이 단계는 무근명(無近名)의 단계이다.

물어 본적이 있다. “가르쳐 본 적인 없는 특이한 체형을 가진 수강생이 왔을 때, 어떤 생각을 해?”친구는 대답한다. “글쎄, 별 생각 안 하는 거 같은데. 그냥 떠올라.” 이건 기(技)에서 신(神)단계로 전환된 것이다.

2: ‘생활의 달인’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있었다. 각 방면에 기이한 재주를 가잔 분들을 보여준다. 부메랑 달인, 야구 방망이 깍는 달인, 수타면 달인, 철봉 달인등 특별한 재주를 가진 분들 세상에 참 많았다 이 프로그램의 최고 백미는 달인에게 주는 미션이다. 달인이 평소에 해왔던 재주가 아니라 제작진이 고안한 재주를 달인이 할 수 있는가 없는가를 평가하는 자리이다. 미션에 성공하는 달인도 있고, 실패하는 달인도 있다. 성공한 달인들은 보통 이렇게 이야기 한다. “어! 그냥 됐어요?”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신(神)으로 움직였다는 말이다. 단순 반복하는 기(技) 단계에 머물렀다면 달인까지 가기 어려울 것이고, 간다해도 제작진이 준 미션에 성공하지 못한다.

3: 사람은 생각만으로도 충분히 잘 살 수 있다. 생각을 명석하게 하는 잘 사람을 사상가라 부르며 존경한다. 생각으로 살려면 언어에 의지해 살아야 한다. 언어에 의지하는 생각과 함께 생각이랑은 성격이 다른, 생각을 초월한 그 무언가도 있다. 이 세계는 설명될 수는 없어도 보여 질 수는 있다. 생각과 다르고, 생각을 초월한 그 무엇을, 잠재의식이라 부르기도 하고 업이라 부르기도 하는 그 무엇을 장자 양생주에 나오는 포정은 신(神)으로 불렀다. 신이라 불리건 잠재의식으로 불리건 명칭이 중요하지 않다. 생각말고 언어말고 사람을 행동하게 만드는 무엇이 있다는 것만 감지하면 된다. 장자는 언어로 이루어진 세계를 떠나 신(神)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세계로 가보라 권한다. 장자가 떠나라 말하는 곳은 속세가 아니라 언어로 이루어진 세계다. 이 세계는 설명될 수 없으나 보여질 수는 있는 세계다. 그래서 장자는 이 세계를 정의하지 않고, 보여주기만 한다.

장자는 사상가(thinker)라는 ‘결’로는 마음에 와 닫지 않는다. 장자에 젖어들기 위해서는 장자의 결로 살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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