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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특별세미나] 후기 양생주 1

hector 2019.01.06 00:48 조회 수 : 95

후기가 길어 나누어 올립니다.

1: 孟武伯 問孝: "맹무백이 효를 물었다. "
논어 위정(爲政)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여기서 맹무백은 효는 무엇인지 물었을까? 아님 효를 어떻게 실행하는 가를 물었을까?
효가 무엇인지를 물었다면 효라는 개념을 묻는 것이다.
효를 어떻게 실행하는 가를 물었다면 개념이 아니라 효를 실천하고 체험하는 방법을 물은 것이다.
개념은 머리속에 있고, 실천은 경험속에 있다.
맹무백은 무었을 물었을까?

問孝라는 문장만 보고서는 효(孝)라는 글자를 개념으로 볼 건지, 실천방법으로 볼 것인지 알 방법이 없다.
이처럼 한문에는 모호성이 있다.
문장을 분석해서 효(孝)가 의미하는 바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전체적인 맥락을 보고, 의미하는 바를 파악해야 한다.

위 질문에 공자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子曰 父母는 唯其疾之憂니라. : “부모는 오로지 자식이 병이 날까 그것을 근심 한다”고 하였다.

이 답변을 보고서 우리는 맹무백의 질문의도를 알 수 있다.
맹무백은 효를 수행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물었다.
그리고 공자는 맹무백이 수행할 효도의 구체적인 방법을 말해 주었다.

2: 장자를 읽을 때, 우리는 춘추, 전국시대의 맥락을 읽어야 한다.
춘추 전국시대는 개념에 대해 고민했던 시기인가? 
비슷한 시기 그리스 사람들은 개념에 대해 고민했다. 지금 남아있는 문헌을 보면 그렇게 보인다.
춘추 전국시대에 제후들은 부국강병을 원했고, 세객들은 부국강병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고민했다.

정명(正名), 이는 공자가 정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고안한 구체적인 실천 방법이다. 
망아(忘我), 이는 명(名)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 장자가 고안한 구체적인 실천 방법이다.

이렇듯 춘추전국시대는 '어떻게'를 추구한 시대이다.
어떻게를 이야기한 시대이지, '무엇'을 추구하고 '무엇'에 대해 이야기한 시기가 아니다.
'어떻게'를 추구한 사람이 한 말은 '어떻게'에 집중하여 들어야 한다.
'어떻게'를 말하는 데,  단어에 촛점을 맞추어 '무엇'을 알아내는 제 집중하다가 잘못하면 스텝 꼬이는 수가 생긴다.

  
3: 爲善无近名 爲惡无近刑
이 대목에서 名(명)자를 안동림은 명예로 해석하였다.
이것을 명예로 해석할 지 다른 해석이 있는지는 난 별관심이 없다.
이 문장을 보고서 名자가 무엇인지는 파악되지 않는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한문은 모호하다.
글자의 개념을 파악하기 보다 맥락을 보고, 장자는 어떻게 행동하라고 했는 지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하다.

이제부터 전개하는 내용은 내가 장자에 젖어들면서 파악한 것을 정리한 것이다.
이게 객관적으로 맞는지 틀리는 지는 내게 중요하지 않다.
이 문장을 읽고, 내 인생이 더 풍부해 졌기에, 같이 공부하는 동학과 소통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정리한 것이다.

난 이문장을 다음처럼 토를 붙이다.
爲善无近名하라 爲惡无近刑 처럼
선을 행할 때는 이름에 가까이 하지 말라. 악을 행할 때, 형벌에 가깝게 가지 않는 것처럼.

직역하면 어렵다. 의역해 본다면..
나쁜 짓할때, 형벌을 안받거나 덜 받을 정도만 하는 것듯이, 올바르게 일 할때도 명분에 치우치지 말아라 모 이런 뜻일 것이다.
하필이면 왜 비유를 나쁜일 하는 거로 들었을까 하는 이야기도 하는 분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 데.. 
비유는 비유로 보면 될 듯 하다.
예수가 "이것이 내가 밤에 도둑처럼 올 이유이다." 말했다고 해서 예수가 도둑이 아닌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면 될듯 하다.
여기서 名(명)은 규정 표준등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名이 정확히 어떤 개념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전체 맥락이 중요하다.

近名과 无近名은 현실에서 많은 사레를 볼 수 있다.
예를 하나 들어 본다면 
경제가 잘 안돌아 갔을 때, "현실이 이론과 안맞어 정책이 먹히지 않는다." 라고 경제관료는 불평한다.
"완전경쟁시장이면 이 정책은 너무 잘 들어맞는데, 지금 시장이 완전 경쟁시장이 아니어서 정책이 효과가 없다. "
경제관료가 하는 이런 불만들... 여기까지는 무리없어 보인다.
그러나 경제관료가 다음 처럼 이야기 하면, 뭔가 어색해 진다.
"그러므로 우리가 해야할 일은 지금 시장을 완전경쟁시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 예전 군대를 갔다온 삼촌이야기가 생각난다.
"군대에서는 발에 맞는 워커를 신는게 아니라 워커에 발을 맞추어야 한다. "

이론과 현실이 맞지 않을 떄, 우리는 이론을 수정해야 할까? 아님 현실을 수정해야 할까?
이론을 수정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론에 맞게 현실을 수정하자는 주장도 만만치 않게 많다.
이론에 맞게 현실을 수정하자는 것이 近名이다.
이론은 완전경쟁시장이니 현실도 완전경쟁시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近名이다.
이에 비해 현실에 이론을 맞춘자고 한다면 无近名이다.

近名하는 자는 无近名하는 자에게 개량주의자라고 비판할 것이다.
无近名하는 자는  近名하는 자에게 교조주의자라고 비판할 것이다.
이 둘의 싸움을 보고 장자는 이야기 할 것이다.
너희들은 아직도 멀었다. 爲善无近名이라는 말 자체도 가까이 하지 말아라.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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