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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열전강독] 후기, 백이숙제열전

hector 2019.03.11 08:35 조회 수 : 339

1: 사기열전의 첫 번째 편은 백이,숙제입니다.
열전에서 밝히는 백이,숙제의 고사는 첫 번쨰로 왕위를 양보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무왕이 천하를 차지한 후에 수양산에 들어가 굶어죽었다는 것입니다.
백이,숙제편은 아마도 3주간 읽을 거 같습니다.

백이,숙제 열전의 처음 부분에서, 예전 왕위를 양보한 사람의 고사를 들어, 사마 천은 의문을 제기합니다?
담담하게 예전 사실을 기록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합니다.

‘허유는 요임금이 왕위를 물려준다고 했지만 사양했다. 백이,숙제도 왕위를 서로 사양했다.
그런데, 공자는 백이,숙제는 칭송하고, 왜 허유는 칭송하지 않는가?.  '

이것이 사마 천이 처음 제기한 의문입니다.
사마천은 기산에 올라가 허유의 무덤을 보았다고 이야기 합니다.
사마 천이 백이,숙제편을 쓰기 전에 직접 기산을 답사하였습니다.
한 무제 당시, 묻혀있던 허유를 재발견하였습니다.
공자가 선택하지 않았던 인물을 사마 천은 선택했습니다.

글쓴이가 선택한 사실에 집중해야 할까? 글쓴이가 선택하지 않는 사실에 집중해야 할까?
공자는 왕위를 양보한 백이,숙제를 칭송했습니다.
공자의 말에만 집중하면, 우리는 백이,숙제만을 생각할 것이고, 공자의 뜻을 해명하는 데 집중합니다.
백이,숙제처럼 왕위를 양보 했지만, 공자에게 선택되지 않은 허유의 이야기에 집중하면,
우리는 공자를 이해하는 것을 너머,  우리를 이해하는 것으로 넘어 갈 수 있습니다.

공자가 주목한 사람에 집중하지 않고, 공자가 주목하지 않은 사람에 집중한 사마 천의 기술방법은 우리 세미나에게 좋은 시사점을 줍니다.
사기열전강독세미나는 인문학을 지향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인문생활을 지향합니다.
우리 세미나 목표는 사기를 정확히 읽기가 아닙니다.
사마 천을 이해하기도 아닙니다.
우리 세미나 목표는 나를 정확하게 읽기이고, 나를 확실히 이해하기 입니다.
사기열전은 나를 파악하기 위한 방편입니다.
사기열전의 문장에 집중하기 보다, 문장 밖에 있는 내 삶에 집중하면,
기술되어 있는 백이,숙제의 삶에 집중하기 보다, 그것을 통해 내 삶을 집중하면,
사기 열전을 읽으면서, 나를 읽을 수 있고, 나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2: 다음은 교수신문에 나온 ‘사기’에 관련 부분입니다.

‘사기’ 전공자들 사이에선 백이열전’의 “夫學者載籍極博,猶考信於六藝”를 두고 이견이 많다.
열세 글자 중 허사가 부·극·유·어 등 네 글자나 돼 관점 차가 있는 것. 
이인호 한양대 교수가 그 해석을 논문으로 내놓았지만,
김원중 교수 등은 “이 교수의 해석을 수용하기 어렵다”라고 밝히는 등 학술적 쟁점들이 산적해 있다.

학자들은 문자에 매몰되기 쉽습니다.
‘사기’가 나온 한 문제 시절은 기원 전입니다.
이때도 學者에게는 載籍이 極博하였습니다.
이 시절에 학자(學者)는 지금 말하는 학자(學者)와 같은 의미인지 알 길은 없습니다.
적(籍)은 서적이라는 뜻일 겂니다. 역시 한무제 당시에 籍이라는 것이 요즘 우리가 보는 서적과 동일한 의의를 가지는 지 알 수는 없습니다.
 極博이라고 표현한 것을 보아서 적(籍)이 상당히 많았다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인문생활을 추구하는 우리 모임은 글자에 대해서 그리고 문장에 대해서 여기까지만 이해하고 그칩니다.
사마 천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학자가 참고할 적(籍)이 많다는 것이 아닙니다.
사마 천이 말하는 논리는 다음 처럼 전개됩니다.

‘학자에게는 고려해야 할 적(籍)이 많다.
그 중에 공자의 글이 믿을 만 하다. 그러나, 공자의 글에도 빠진게 많다.
백이, 숙제 처럼 왕위를 사양한 사람 중에 허유(許由)가 있다.
내(사마 처)가 기산정상에서 허유 무덤까지 보았다.
그러나, 공자는 허유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왜인가?’

사마 천은 많은 사람들이 믿을 만한 글이라 말하던 공자의 글에도 부족함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직접 허유의 무덤을 답사를 한 경험까지 말하며 문(文)이 가진 부족함을 따집니다.
사마 천은 길(道)은 문(文)에만 있음을 부정합니다.
공자의 문(文)만 보면 허유는 잊혀집니다.
사마 천은 문(文)에만 의지하지 않습니다.
직접 답사를 하고, 현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을 남깁니다.
인문생활을 추구하는 우리는 글자에 매몰되지 않습니다.
허사가 몇 개 있고, 그래서, 의미가 어떻게 달라지는 지 관심이 없습니다.
우리는 ‘사기열전’을 읽으면서 현재 우리를 보고 우리 삶을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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