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자료 :: 세미나의 발제ㆍ후기 게시판입니다. 첨부파일보다 텍스트로 올려주세요!


두둥! 무려 세미나가 네 번째 시간에 이르렀습니다! 오늘은 대망의 뒷풀이가 예정이 되어 있어서 세미나 전부터 주방이 매우 분주했어요! 넝구쌤이 무려 홍합스튜를 만들어 주시기로 하셨답니다.  모현쌤은 야채 채썰기담당, 재중쌤은 홍합 수염을 따 주셨어요~ 제가 도착하니 스튜가 이미 자박하게 끓고 있었는데요~ 간을 안보셨다고 하셔서 제가 살짝 기미상궁 역할을 했습니다. (OMG, JMT…. 공부고 뭐고 빨리 먹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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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파프리카+홍합+사케+마늘의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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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왓? 세미나실에 우렁각시가 왔다갔나요~ 이 귀여운 빵은 솔님의 선물! 수유너머 베이커리에서 갓 구워진 건포도 롤을 한접시 가득 담아오셨답니다! 제빵사 분은 누구셨을까요?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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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딸기와 오레오를 준비해 보았어요.

첫 번째 발제문을 읽고 있으니 종헌쌤이 노을 빛 머리를 휘날리시며 들어오십니다.

이로써 네 번째 시간 만에 레비나스 세미나 팀이 완전 체로 만나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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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헌쌤의 말차크림과 초코 크루아상!

저희… 레비나스 세미나를 가장한 목요미식회 입니다ㅋㅋ 이날은 모두가 간식을 준비해 오셨다는 훈훈한 자랑도 좀 하고 싶었어요. 뒷풀이 때 먹느라 차마 사진 찍는걸 까먹었는데 쫑쌤이 고소한 두부과자를, 모현, 재중쌤은 스튜랑 함께 먹을 수 있도록 흑임자 바게트를 선물해 주셨어요. 그리고 종헌쌤이 맥주까지 통 크게 쏘셨다는!!!

저번 주 에 막 ‘타인의 얼굴’ 책을 떼고서 헐벗고 굶주린 타자를 위해 내 입의 빵을 내어줄 수 있는 책임과 대속의 주체를 공부했었지요 ㅎㅎ 그런데 우리 너무 잘 먹는거 아니냐며.. 저희 먹기만 한 건 아니구요…

이번에 읽은 책은 레비나스의 박사학위논문으로 출판된 <후설 현상학 에서의 직관 이론> 인데요! 서론과 1장은 솔님께서 발제를 맡아주셨어요~ 현상학에 대해 미리 공부하지 않고 이 책을 읽어내기란 맨땅에 헤딩과도 같은 것인데…. 무모하게도 땅에 머리를 여러 번 찧고도 아직까지 현상학에 대해 이렇다 할 명확한 이해가 어렵지만 솔님의 발제와 언급해 주신 문학 작품을 통해 윤곽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전통 철학의 입장에서는 대상이 의식과 독립된 대상으로 보았다면, 현상학은 대상이 항상 의식 내에서 의미를 지닌 현상으로 나타난다고 이해 했어요.

예를 들어 눈(snow) 의 사전적 정의는 대기중의 수증기가 찬 기운을 만나 얼어서 땅 위로 떨어지는 얼음의 결정체지만, 눈을 직접 경험한 나의 시선에서는 그 대상을 의식 내부에서 의미 있는 기호로 만든다는 것 이지요. 의식의 지향성을 통해서요. 좀 더 이해를 돕기 위해 ‘사이토 마리코’ 라는 시인의 ‘눈보라’라는 시를 소개해 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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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한다는 것이 모든 영역에서 동일한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지요. 다양한 존재 영역들에서 존재함의 방식은 무엇일까요? 물리적 세계 경험에 대한 내적이면서도 환원 불가능한 의미는 무엇 일까요? 하늘에서 내리는 ‘자연현상’인 눈보라 속 눈송이들이 오직 나의 시각적 경험 안으로 들어와 나만의 눈송이가 되는 것, 이것을 경험의 의미를 찾는 현상학적 관점에서 시를 연결해 주신 솔님의 탁월한 시선에 감탄하였습니다!

솔님이 잔잔한 목소리로 시를 마지막 구절까지 낭독해 주시자 마자 쫑샘은 마치 유레카를 외치듯이 “이건 연애시야!” 사랑이야기네~ 라고 하셨는데, 사랑의 경험에 빗대어 현상학적인 이해를 할 수 도 있을 것 같아요.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수많은 눈송이들 중에 내 눈에만 보이고 오직 나만 알아보기에 특별한, 사람과 사람의 물리적 만남을 넘어서 오직 ‘그’ 사람이기에 눈을 뗄 수 없고, 그의 존재가 하나의 의미가 되는 마법 같은 경험과 연결 짓는다면 다소 비약이 될까요? ^^

시가 너무 좋아서 현상학 공부와는 별개로 감상을 덧붙이고 싶었어요.

‘아직도 눈보라 속 여전히 그 눈송이는 지상에 안 닿아있다’

완성되지 않은 사랑의 그리움으로 기억에서 내려지지 않는 마음이 마지막 구절에서 너무 저릿하게 와 닿았습니다.

이어서 2,3장의 핵심내용을 모현님께서 정말 잘 정리해 주셨는데요! 그 중에서도 밑줄 긋고 또 한번 생각해 보고 싶은 내용들을 언급해 보겠습니다~

앞서 현상학의 정의에 좀더 강화될 수 있는 주장이 2절에 중요 구절로 등장 합니다. 위의 언급된 시나 사랑의 경험을 통해 대상이라는 이념 자체의 기원이 주체의 구체적인 삶 속에서 발견된다고 이해한다면, 주체가 매개자 혹은 대상에 이르기 위해 인식을 사용해야만 하는 실체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이에 대해 후설은 이것을 넘어서서, 오히려 사물의 나타남의 방식이 사물의 현존 자체를 형성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의식은 외부 세계에서 비롯된 어떤 것을 의미화하고, 그것을 표상하고, 욕망하고 사랑한다는 주장을 통해 지향성이 세계- 의식의 관계에서 근원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앞서 언급한 내용과 자연스럽게 연결점을 찾을 수 있겠죠!

이어서 넝구쌤의 폭풍질문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_@)?★!*&#

기억에 남는 질문 중 하나는 ‘음영’과 ‘음영 지어진 것’ 이라는 표현의 의미 였어요.

위의 눈(snow)을 또다시 가져온다면, 주관적인 체험된 감각으로서의 눈과 객관적이고 표상된 것으로서의 눈 사이의 본질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은 앞서 예시를 통해 이해가 되셨을 거에요.

세미나 당시에는 제가 이 문제에 대해 약간의 이해를 한 것으로 착각했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잘못 이해하고 있었더군요. 아마 우리가 모두 ‘음영’을 사물로서의 근본적 본질로, ‘음영 지어진 것’을 주관적인 체험에서의 사물을 의미한다고 파악 했을 거에요.(이 단어의 뉘앙스에 아마 속은 것이 아닐까 합니다만……)

현상학 사전에서는 ‘음영’이 사물이 직관될 때의 특유한 존재 방식 이라고 합니다. 이 설명에 따르면 우리가 동일한 눈(snow)을 바라보고 있더라도 그 눈이 보이는 모양은 시시각각 변화하듯이 사물이 직관될 때의 특유한 존재방식을 ‘음영한다’라고 정의 한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오히려 우리가 ‘음영 지어진 것’ 이라고 이해한 정의가 오히려 ‘음영’ 과 더 가깝습니다.

인터넷으로 허접하게나마 찾아보았지만 이 ‘음영 지어진 것’이라는 의미가 도저히 해석이 되지 않더군요… (그렇다고 후설 논문이나 저서를 찾아볼 열정까지는 생기지 않았습니다 ㅠㅠ;;) 이 문제는 논문을 끝내기 전에도 왠지 지속적으로 따라다닐 것 같으니 앞으로 계속 이야기 해 보아요 : )

공부를 마무리하고 드디어 아기다리고기다리했던!!! 뒷풀이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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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만봐도 훈훈한 비쥬얼의 그는 누구일까요? 후에 초상권 동의를 얻고 잘생긴 얼굴을 공개하겠습니다!  

바로바로 레비나스 세미나에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쉬운 설명을 담당해 주시는 영웅재중쌤 이십니다! 알고 봤더니 자작곡도 쓰시고 연주에 노래까지 겸비하시는 특출난 재원이셨다는… 팀원들의 열화와 같은 요청으로 기타까지 동반해 주셨어요~ 세련된 작곡실력! 모던하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에 전원 뿅 갔다는 전설이… 본인이 공부하신 철학과 만나고 헤어짐, 자아에 대한 깊은 고민과 사랑을 통해 경험하는 마법 같고 동화적인 순간을 담백하게 가사로 풀어내시는 모습이 참 멋졌어요~ 기적 같은 선물을 안겨주신 재중쌤께 다시한번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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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박자 쉬고, 두 박자 쉬고, 세 박자 마저 쉬고, 하나 둘 셋 넷~!! 한 사이에 홍합부대 전원 전사…재중쌤이 장자 세미나팀 뒷풀이에 좀 드리자고 하셨는데 제가 한사코 다 먹을 수 있다며 말렸어요… 그리고 한 톨도 안 안 남기고 다 먹었네요. 배고픈 자신 앞에서는 타자도 없구나... 주체가 타자에 의해 주체되어짐의 경험은 내 자신에게 결핍이 없고 충족된 상태에서만 열려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반성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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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잉 이분들 뭐하시나 했더니… 종헌쌤을 필두로 저 홍합무덤 사진이 단톡방의 메인 사진이 되어 버렸네요 ㅎㅎ 우리 이렇게 먹고 놀고 공부합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후기가 무지막지하게 길어져 버렸네요~

다음시간에는 같은책 4,5,6장을 읽어요 가파른 비탈의 중간에 서있네요! 마저 힘내서 올라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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