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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열전강독] 후기 백이열전2

hector 2019.03.18 13:56 조회 수 : 263

1: 백이 숙제 열전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孔子: ", ."
논어 공야장에 나오기도 하는 대목입니다.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논어의 문법적 이해에서는 다음 처럼 해석합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백이와 숙제는 옛날에 다른 사람이 자기에게 악하게 굴었던 일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원망하는 일이 드물었다."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사기열전에서는 이렇게 해석합니다.
공자는 “백이(), 숙제()는 지난 원한을 기억하지 않았기에 원망의 기운을 드러내는 일이 없었다.”

백이열전에는 뒤이어 다음 부분이 나옵니다.
求仁得仁 又何怨乎
이 부분은 논어 술이편에 나옵니다.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논어는 이렇게 해석합니다.
“인을 추구하여 인을 얻었는데 또 무엇을 원망했겠느냐?"

같은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사기열전에서는 이렇게 해석합니다.
“어짊을 구하면 어짊이 얻어지니 원망한 것이 무엇인가?”

이 구절 해석은 미묘하게 다릅니다.
한문은 원래 애매한 면이 있습니다.
한문 역시 한국어 처럼 주어는 자주 생략되기에 주어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해석은 조금씩 다릅니다.

“인을 추구하여 인을 얻었는데 또 무엇을 원망했겠느냐?"
이렇게 해석하면 주어는 백이,숙제입니다.
백이, 숙제는 인함을 추구했고, 추구했던 인함을 얻었다. 그래서 원망할 게 없다는 해석입니다.

“어짊을 구하면 어짊이 얻어지니 원망한 것이 무엇인가?”
이렇게 해석할 때, 이 문장은 일반 명제입니다.
공자가 생각한, 세계의 보편적인 법칙을 이야기 하는 명제입니다.
세계는 본질적으로 어짊을 구하면 어짊이 얻어진다. 보편적인 법칙이 있는 데, 그 법칙을 원망할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 이런 식으로 읽힙니다.

무엇이 맞는 해석일까요?
사기열전 강독 모임은 무엇이 맞는 해석인지 따지지 않습니다.
우리는 공자의 대변자도 아니고, 사마 천의 대변자도 아닙니다.
맞는 해석을 찾는 것은 인문학자의 몫입니다.
인문생활을 추구하는 우리는 맞는 해석을 찾지 않습니다.
글자 너머에 보이는 우리의 삶을 생각합니다.
글자와 문장의 뜻을 너머, 저쪽에서 우리의 삶은 보여주는 거울을 보는 게 우리가 지향하는 바입니다.

공자는 백이, 숙제를 어짊(仁) 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원(怨)이 없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사마천은 강력히 주장합니다. 백이, 숙제는 원(怨)이 있었다고 
그리고 백이, 숙제는 인(仁)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의(義)를 추구했다고 주장합니다.

백이열전을 읽으면서, 우리는 논어를 더 입체적으로 읽는 경험을 합니다.
도척(盜跖)의 이야기가 나와서 장자에 도척(盜跖)편을 읽어보았습니다.
도척은 다음처럼 이야기 합니다.

堯不慈,舜不孝 요는 자애롭지 않았고, 순은 불효했다.

서경(書經)같은 유가의 경전을 보면, 순(舜)은 효성스러웠고, 아버지 고(瞽)가 이상한 사람으로 묘사됩니다.
도척은 이를 뒤집습니다. 무엇이 진실인지는 모릅니다.
통계적으로 볼 때, 자식을 학대하는 아버지가 많은가, 아님 부모에 불효하는 자식이 많은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장자 도척(盜跖)편에는 다음 부분도 나옵니다.

堯殺長子 : 요임금은 큰아들을 죽였다.

도척이 공자에게 堯不慈 라고 한 이유를 알 만합니다.
요임금은 전설에 나오는 임금입니다.
공자의 말대로 요임금이 성인(聖人)이었을 지, 도척이 말한대로, 큰 아들을 죽일 정도로 모진 사람이었는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공자의 말을 전적으로 믿기 보다는 도척이 말한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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