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 세미나 4/3(일) 후기
진도 : <양자물리학은 신의 주사위인가>
참석인원 : 8명
발제 : 고승환 반장(1~5장), 시지프스(6~10장)
간식 : 오렌지, 자몽, 에이스, 아몬드 빼빼로
시간 : 7시 ~ 9시 30분 쯤.
오랜만의 물리학 세미나입니다. 1월말에 아인슈타인 세미나가 끝났으니, 만 2달도 더 됐군요.
지난 번 세미나때 같이하던 분도 계시고, 새로오신 분도 네 분이나 되서, 활기찬 세미나 였습니다.
다들 기대에 찬 세미나였는데, 비록 교양서적이라곤 하지만 책 한 권을 다 다루니, 양은 만만치 않고, 다루는 많은 주제를 다 얘기할 수도 없지만, 그래도 다음에 같은 주제를 다룰때 이번에 본 개괄적인 내용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책은 새로운 비유와 영화 등의 예시, 각 장을 시작할 때 적절한 인용구, 흔히 다루는 주제(불확정성 원리, 빛의 이중성 등)는 줄이고, 최근의 관심사의 비중을 늘려서 (얽힘, EPR 역설, 힉스입자, 힉스입자의 질량의 문제, 초대칭, 여분 차원, 다세계해석 등) 다른 책들을 읽을 때도 도움이 꽤 될 겁니다. 주제별로 여러장으로 나누고, 장마다 맨 앞에 요약을 달고, 적절한 삽화와 사진들, 그리고 책 맨 뒤엔 추천도서와 그 책 소개도 달아놓는 등, 책저자와 출판사의 정성과 고심이 느껴집니다. (이 시리즈의 블랙홀을 다룬 책 <블랙홀은 과연 블랙인가>도 꽤나 상세하면서도 어렵지 않고, 적절한 참고서적을 제시하는 등 굉장히 좋았습니다.)
최근 양자역학에 대한 우리나라 저자들의 쉽고도 좋은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각자의 장점이 있고, 저자들 나름의 전문성이 살아있어서 여러 권을 봐야 할 이유가 됩니다. 이 책에선 상대적으로 양자 정보, 양자암호, 양자전송, 양자컴퓨터, 투명망또, 초끈이론 등은 가볍게 언급만 하거나 다루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LHC의 실험적인 내용도 적지요. 하지만 그런 것은 이미 나온 다른 좋은 책들이 있으니 그 책들을 참고해야 겠지요.
여러 주제 중에 세미나에서 같이 얘기한 것은, 파울리 배타원리 (알파, 베타가 아닌 남을 배제한다는 뜻의 한자어라니!) 와 손을 이용한 좋은 설명내용, 입자의 이중성에 대한 물리학자의 반응을 낙관론자, 비관론자로 구별한 것(저자의 독창적인 내용 같습니다, 이해도 잘되고, 대신 너무 집중하면 오해의 여지도 있지요), 광전효과의 이해, 이중 슬롯 실험의 이해(전자 빔일때와 전자를 하나하나 보낼 때, 슬롯마다 관측할 때와 스크린만 관측할 때의 차이), 슈뢰딩거의 고양이의 실험과 이후의 실험결과, 아직도 출판되지 않은 서울 해석, 불확정성 원리와 확장, 수정인 오자와 부등식 (출처만 확인했지 상세한 내용은 잘 모르겠습니다), 기본 입자의 한계가 있나 (더 작은 입자들이 계속 있을까, 아니면 지금 알려진 것이 끝일까), 연관되어 온도나 에너지의 상한이 있을까, 양자역학의 실험을 인연, 역 등으로 해석할 순 없을까, 플랑크 에너지와 대통일 이론이란, 재규격화는 수학적으론 뒷받침안됨 등이었습니다. (다 기억은 못합니다 ㅠㅜ)
내용이 많아서, 뒷부분은 좀 간략히 넘어간 경향이 있네요. (저자의 회심의 내용이라 할 힉스입자의 질량문제와 그 해결을 위한 초대칭과 여분의 차원 부분은 별로 얘기하지 못했어요, 이건 책의 편집 탓 일 수도 있겠네요. 이런 내용을 앞으로 빼야 독자들도 더 신경써서 읽지 않을까요?)
그리고 다음 주 부턴 양자역학의 역사를 무려 7주간이나 다룹니다. 그리고도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 책3권은 6주나 더 기다려야 합니다. 너무 질질 끄는 것이 아닌가 라는 타당하고도 적절한 의견이 나와서, 다음 주 세미나 때 잘 의논해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귀가길에 나눈 얘기입니다. 늘 양자역학에 대해 얘기되는 건, 수학적으론 분명하고, 실험결과론 아주 정밀하지만, 우리의 이해는 아주 힘들거나 거의 불가능하다, 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교양서적을 통한다면 가장 중요하다는 수학적 서술이나 자세한 실험결과는 없이, 제일 안된다는 이해부분만 다루게 된다. (그러니 책을 읽어도 알쏭달쏭이네요) 그리고 양자역학의 수학을 따라가다가 막히면 어찌할까? 과연 독학으로 될까?? (최근 텐서 독학으로 다들 고생했습니다) 양자역학은 전공필수라니까, 물리학 석사과정이면 파인만 책 정도의 수학이나 내용은 잘 알테니 어찌 섭외라도 해야 하나? 등등. (일단은 진도를 나가다가 닥치면 고민해야겠지요?)
아직은 좀 서먹서먹한 것도 있고, 내용도 너무 많아서인지, 여러내용을 다 다루지 못했고, 별로 말씀을 많이 하지 않은 분도 계셨습니다만, 다음주 내용은 양자역학의 초기 내용이고, 어쨋든 한 번 다룬 내용이라 더 깊은 이해와 더 활발한 의견교환이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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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물리학 세미나를 했던 충한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학교 다니느라 참여를 못 하고 있지만, 세미나 후기로라도 눈팅하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에
양자역학의 법칙 - 수학으로 배우는 l 법칙 시리즈 2 Transnational College of LEX (지은이) | 강현정 (옮긴이) | 곽영직 (감수) | Gbrain(작은책방) | 2011-11-22
이 책을 봤었는데 매우 좋았습니다. 고등학교 수준의 수식만으로 하이젠베르크의 행렬역학과 슈뢰딩거 방정식을 유도하는 과정을 꼼꼼히 써놓았더라구요.
학부때는 가시오로비츠나 그리피스의 양자물리학으로 이미 경험한 식들이지만, 교과서에 서술되어 있는 증명법은 논리적으로 깔끔하게 재구성한 것들이라
재미가 없습니다. 반면 저 책은 하이젠베르크와 슈뢰딩거가 취한 방법을 따라가는 듯 보였습니다. 그래서 중간중간 논리적 비약이나 가정을 도입하는게
보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건 이런 도약에서 발생할 수 있음을 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저는 양자역학의 교과서들 보다 더 훌륭하다고 봅니다.
물리학에 대한 교양서적을 읽는 것도 좋지만, 수학적 서술에도 욕심이 생긴다면, 저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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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환
최초의 물리학세미나 반장님 언제쯤이면 함께 세미나를 할 수 있을까요? 저도 현재로선 제대로 못하고있지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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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을 소개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퀸텀 스토리"의 하이젠베르크의 파동역학, 슈뢰딩거의 파동방정식 부분을 읽었더니, 장님 코끼리 만지는 상황이더군요. 내내 그 얘기는 하는데 정작 수식은 아예 제시도 안하니까 혼자 이럴까 저럴까 상상만 하게 됩니다. 당연히 이해도 잘 안되구요.
도서관 서가에서 저 책을 보고는, 취지는 기특하지만 책 내용을 믿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직접 상세히 읽어 보시고 추천해 주시니, 꼭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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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일반인들이 쓴 책이라고 하지만 책을 보면, 하이젠베르크의 조교로 있던(!) 일본 물리학자가 멘토로 참여해서 만든 책입니다.
그래서 행렬역학에 대해 상세히 소개가 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물리학 교과서들은 슈뢰딩거 방정식을 먼저 배우고 행렬역학은 아주 간략하게만 소개합니다. 반면 이 책은 실제 역사적 순서에 맞게 행렬 역학을 먼저 상세히 소개하고 거기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슈뢰딩거가 파동 방정식으로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따라가기 때문에 매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저도 아마추어들이 쓴 책이라고 별 기대없이 읽었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
후기를 올리게 된 동기가 있었는데, 그걸 빼먹었네요.
책 제목에도 들어갔지만 아인슈타인의 양자역학에 대한 너무도 유명한 문구,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를 보며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양자역학은 주사위 놀이라는 거네 (아인슈타인은 보어와의 논쟁에서 다 패배했고, 회심의 반격인 EPR 역설도 최근 실험결과로는 역설이 아닌, 자연의 특성입니다.) , 그런데 주사위 놀이하면 도박도 있고 (여기서 확률이 나왔다지요), 주사위로 하는 게임도 있지 (흔히 보드게임에도 주사위가 사용됩니다)
음, 그렇다면, 보드게임에 양자역학을 다룬 것도 있지 않을까? 아마도 제목은 신의 주사위 놀이 ?
이런 논리적이고도 필연적인 사고과정을 거친 후, 같이 세미나와 공부를 하는, 보드게임도 좀 아시는 분께 그런 거 있지 않아요? 하며 여쭤보니, 정신 차리세요 라는 뉘앙스의 대답만 들었습니다 ! (당연한가요 ㅠㅜ)
그런데, 위의 책 발제를 준비하다가 혹시~ 하면서 찾아보니, 있더군요 !!
http://www.amazon.com/Antimatter-Matters-Quantum-Physics-Really/dp/B00KUY55EW
무려 아마존에 올라와 있네요. 제목도
Antimatter Matters: A Quantum Physics Board Game (Really!)
반물질이 문젠데 : 양자역학 보드게임 (진짜로!)
(당연히 물리학 포럼에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링크는 생략!)
게다가 저것만이 아닙니다. (원래 양자역학은 해석이 분분하고 가는 길도 많지요)
Quantum 이라는 보드게임도 있답니다. (한글 리뷰 http://mountedcloud.tistory.com/206 )
뭐, 놀이 소재야 뭐라도 될테니(아마존 링크만 해도 저 밑에 화학 보드게임도 있더만), 저런 것도 있나 부다 라고 여겨지시나요?
LHC 를 운영하는 CERN 도 나섰습니다. (힉스입자 발견을 발표한 그곳 맞습니다. web 을 만든 곳이기도 하구요)
http://techcrunch.com/2012/10/12/angry-birds-the-particle-physics-board-game-rovio-and-cern-collaborate-on-making-learning-quantum-physics-fun/
Angry Birds The Particle Physics Board Game: Rovio And CERN Collaborate On Making Learning Quantum Physics Fun
(앵그리버드 입자물리학 보드게임 : 로비오 사와 유럽원자핵연구소(CERN) 가 양자역학을 재밌게 배우도록 뭔가 공동으로 만든다.)
다만 이 기사가 2012년인데, 그래서 뭐가 나왔는지는, 안 찾아 봤습니다 ^^
이런 중대한 발견을 꼭 세미나때 다른 분께도 알려드려야지 라고 결심을 했으나, 정작 저거 찾느라 시간을 많이 허비해서, 발제도 대충 소제목까지만 달고 다 말로 때우고, 게다가 세미나 시간도 늦어서 허겁지겁 뛰어가느라, 다 까먹고 말았습니다. ㅠㅜ
다행히 다음 번 세미나 책을 읽다가 퍼뜩 생각이 났고, 괜히 보드게임 소개만 하면 너무 철없어 보일테니, 후기를 기억을 되살려가며 적다보다, 정작 이걸 또 잊었네요.
이렇게라도 기록을 남깁니다 ^^ !!
결 론 : 신의 주사위 놀이 까지는 아니더라도, 양자역학을 주제나 소재, 또는 제목으로 하는 보드게임도 있고, 심지어 CERN 에서도 (비록 교육용 같지만) (약간이나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업(!) 이다. (그러면 저 보드게임들을 양자역학 세미나의 부교재나 쉬는 휴식시간에 하면, 양자역학이 잘 이해될까요? 아니, 혹시 적어도 슈뢰딩거 방정식 쯤은 풀 줄 알아야 말이라도 쓸 수 있는 건 아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