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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영과학과 철학] 4/19 <사피엔스> 1차 세미나 후기

김유나 2019.04.24 22:59 조회 수 : 150

인류는 거대 영장류라는 크고 유달리 시끄러운 과의 한 일원으로, 별로 중요치 않은 인물이었다. 그들에겐 비밀이 있었으니,,,, 250만 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부터 한 갈래로 진화한 것이 아니라 수 많은 인간 종들이 있었다는 것.

현생 사피엔스는 그들을 모두 물리치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종이다. 

인간 종은 큰 뇌와 직립보행을 자랑한다. 그러나, 큰 뇌는 유지 비용이 많이 들고, 직립보행은 허리와 목에 부담을 주고, 여성의 경우 산도가 좁아져 미숙아를 출산하게 했다. 그것이 또 사회적 인간을 만든 이유가 되기도 하여, 짐승의 썪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하이에나가 먹다 버린 골수를 줏어 먹던 지위에서 피라미드 꼭대기로 단숨에 도약을 하였다. 지나친 건너뛰기로  인간은 자신에 대한 적응에 실패! ㅠㅜ 불안한 지위로 인해 난폭해졌다.

과연 네안데르탈인은 왜 사라졌고, 사피엔스는 왜 지구의 정복자가 되었나? 바로 이런 논쟁을 가능하게 하는 언어 때문이다. 지식의 나무가 자라기 시작한다. 돌연변이가 아니면 설명이 안되는 인지혁명이 7만 년 전에서 3만 년 전 발생한다. 무한한 문장을 만들고, 협력하며, 게다가 없는 것도 말하고 믿는, 집단적으로 믿어버리는 놀라운 능력! 오~~ 신이시여! 

 아담과 이브는 어떻게 살았을까? 자연의 풍요로움을 최대로 활용했다. 그래서, 노동시간도 적고, 골고루 먹고, 전염병도 없었을 것이다. 세계를 인간이나 특정 존재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편협함도 없었을 게다. 알 수는 없지만 가능성의 지평은 넓었다. 그 비밀은 숨겨져 있지만, 우리는 그 침묵의 커튼을 계속해서 들춰내고, 상상으로 드넓은 지평을 일구어야 한다. 

사피엔스는 가는 곳마다 대형동물들을 멸종시킨 이력의 소유자다. 파괴적인 힘으로 단일 종으로는 유일하게 지구 전역을 누비고 있다.

하라리는 이렇게 인류의 역사를 한 꼬챙이에 종으로, 횡으로꿰어 엮는다. 인지혁명으로 역사가 시작되고, 농업혁명으로 역사와 문명의 발전이 가속화되고, 과학 기술 혁명으로 문명이 몰락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보낸다. 냉엄하게 인간을 바라본다. 형제 살인범이다. 사기다. 이런 말을 뱉으면서..각 장 별로 이야기를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펼치다가 스르륵 다음 얘기로 넘어가는 스킬이 장난 아니다. 학원 강사를 해도 지금보다 더 수익을 올릴 듯. 그 속에서도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그의 노력이 느껴지고, 인간이 좀 더 인간다웠으면 하는 그의 애정이 느껴진다. 지식을 엮어가는 재미가 있고, 다르게, 바르게 바라보려는 철학이 있고, 사피엔스에 대한 극한 평가 속에서도 인류를 살리려는 의지가 보여 마음이 따스해진다. 

오늘은 신입회원 세 분이 오시고, 정환 쌤은 장문의 의견을 톡으로 보내주셨다. 최대 인원의 참여로 방대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죄송하지만 토론 내용을 적지 않아서, 세미나 후기가 아니라 저의 감상문이 되겠습니다. 댓글로 기억나는 대화들, 넣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톡의 내용은 인류의 삶이 진화에 기반한 생존본능보다 연대, 연계에 대한 더 앞선 욕구가 있지 않나라는 의견이다. 우리는 지금도 진화 중이기 때문에 인간은 문명을 이룬 특별한 종으로서 생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을 꿈꾸는 쪽으로 변화 중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원래 그러한 성향이 있어서 이런 실재하지 않는 가치를 만들어냈을 수도 있다. 

어릴 때, 교과서에서 등이 굽었다가 점점 펴지는 그림에서 네안데르탈인이 사피엔스보다 좀 더 잘생겼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의문이 다소 풀렸다. 더 잘났었는데, 머리로는 버금가지만 난폭한 인간에게 밀려났을 가능성도 있다는 생각이...

8장. 역사에 정의는 없다 가 인상적이다. 

어처구니 없는 패러다임으로 큰 집단을, 거의 영속적으로 지배해왔다. (카스트 제도, 노예제 등) 자연스럽고 영원한 것이라 믿었던 것들 (자유, 평등)조차 인간이 만들어낸 법과 규범일 뿐이다. 모든 상상의 질서는 스스로가 허구에 근원을 두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고 자연적이고 필연적이라고 주장한다. 호갱행위를 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원래 이렇게 하는 거예요."라고...

이 부분에서 회원 중 젊은 층들의 실망감이 컸다.  자신들이 가진 가치가 실재가 아니라는 말을 듣고 뭔가 가치가 무너지는 듯한 기분!?

이 부자연스러운 제도를 청결과 연결시켜 인간의 감각에서부터 하층민을 더럽게 여기게 해서 가까이 하지 않게 했다는 통찰도 탁월했다. 감각은 본능처럼 느껴지니까... 더러운 것을 보았을 때 피부에 돋아나는 소름을 생각해보라! 

너무나 보편화되어버린 가부장제에 대한 지적에선 많은 기대를 했는데, 답은 모르겠다이다. 하라리의 말인즉슨,  남자가 권력을 얻은 건 근력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 남자는 힘든 일을 하지 않는다. 공격성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 전쟁은 공격성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력, 협동, 유화 정책이다.

이런 식의 서술을 보면 남자는 근력이 있음에도 힘든 일은 다 여자나 권력이 없는 사람을 시키는 현상을 비꼬는 것 같기도 하다.  인간 종은 사회 속에서 매우 오래 살아서 인간 고유의 성정이 어떠한지 알 수 없다는 생각도 든다. 여성이라고 여성성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여성성이 무엇인지도 정확치 않기 때문에. 암튼, 이렇게 납득할 수 없는 현상이 지속되는 것에 강한 의구심을 품고, 여러 설명들을 나열하고 각각에 의견을 달은 것으로 우리의 생각을 자극해주었다. 그 무엇보다도 혼란스러운 젠더의 역사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보너스:

6쪽.

우리 종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인간은 역사상 가장 중대한 결정을 내리려... 그 결과에 따라 지구에 있는 생명체들의 진로는 전면적으로 바뀔 것이다. 

54쪽.

법률가와 원시 샤먼 간의 주된 차이는 현대 법률가들이 하는 이야기가 훨씬 더 이상하다는 점뿐이다. 

61쪽. 

암컷 침팬지가 보노보 친척에게 한 수 배워서 페미니스트 혁명을 일으킬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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