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앞둬서인지 정신이 없어 명절이 지난후에야 후기를 올립니다(죄송..꾸벅^^)
1)10월1일 진도: 공야장 21장~23장
2)10월8일 일요일도 논어세미나는 계속됩니다
3)논어 공야장 제23장 : 子曰 孰謂微生高直 或 乞醯焉 乞諸其鄰而與之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누가 미생고를 정직하다 이르는가? 어떤 사람이 미생고에게 식초를 좀 얻으려 하자, (없으면 없다 말할 것이지)얼른 옆집에서 빌어다가 주는구나!'...
논어 공야장 제23장은 매우 재미있는 이야기인 듯 하다. 공자님의 다소 까칠(^^)하면서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말씀이 미소짓게 하는 구절이다.
미생고란 인물에 대해서는 역사에 기록된 바가 없기 때문에 아마도 공자님이 살고 있던 시기에 주위에서 정직하다고 칭찬을 받던 인물이라고 추측이 되는데 주위 사람들이 미생고가 정직하다고 이야기하자 공자님이 말씀하신다. '미생고가 무엇이 정직하단 말이냐. 식초를 얻으러 온 사람에게 빌려 줄 식초가 없으면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정직한 것이지, 옆집에서 빌려다가 주면서 좋은 사람인 것처럼 꾸미는 것이 무엇이 정직한 모습이란 말이냐.'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공자님은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배울 바를 끌어내신다는 점에서 감탄을 하게 만드시는 듯하다. 미생고가 식초를 옆집에서 빌려서 다시 빌려주는 것을 그저 넘어갈 수도 있을 듯한데, 공자님께서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좋은 사람인 냥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정직하다는 의미라고 말씀하신 듯하다. 인간은 원래 선의를 가지고 살아야 하는 존재이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적 삶에는 선의를 다 실천할 수 있는 상황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타인에게 무엇을 부탁 받았을 때, 그 부탁이 들어주기 어려운 형편이라면 솔직하게 거절하는 것이 정도이다. 선의의 실천이라는 이유 때문에 무리하게 모든 부탁을 들어주려고만 하다가는 허위가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공자가 인간에게서 경계하는 것은 도덕성의 과불급이 아니라, 바로 허위의식에로의 함몰인 것같다. 그리고 체면만을 중시하는 , 유교를 빙자한 "선의 허위"를 개탄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없는 무엇인가를 어떻게든 채워서 다른 사람들에게 그럴 듯하게 보이려고 포장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 속에서 정직한 모습으로 순간순간을 채워가는 것이 소중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없으면 없다 말해야지 남에게 빌려 생색내는 허위를 지적하는 글이군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