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와 정신분석: 프로이트가 〈괴테 상〉을 수상하며 연설문으로 쓴 내용
알폰스 파게트 박사에게 보내는 편지
괴테는 다재다능함에 있어 르네상스 시대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비교될 수 있는 사람이지만, 둘은 큰 차이가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과학자적인 속성이 예술가적인 속성을 방해하여 궁극적으로 예술가적 속성이 억압당했다. 반면 괴테의 성격은 자유롭게 형성, 발전되었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 사람들이 말하는 바와 달리 괴테는 정신분석학을 비판하지 않았을 것이다. 괴테는 오히려 최초의 정서적 유대감이 가족으로부터 발생한다는 것에 동의할텐데, 이는 그가 『파우스트』의 헌시에서 성인이 되어 경험한 사랑의 감정이 자기 가족을 대상으로 형상화되고 있음을 인정하는 내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 꿈-생활의 내용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 것이 밤에 배회한다고 서술한 것으로 미루어보아 정신적인 무의식의 영역을 인정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정신분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신병의 치료 형태로서 억압된 감정의 소산을 『이피레니아』라는 시편에서 속죄를 통해 죄의식을 벗어나는 것으로 보여준다. 이것은폰 슈타인 부인에게 보내는 편지에도 정신분석의 기법에 근거한 심리치료와 굉장히 근사하다.
에로스를 중시한 괴테가 정신분석의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그의 지위를 격하한다며 비판한다. 하지만 그의 삶을 재창조하는 전기 작가들은 왜 비판하지 않는가? 전기작가들도 전기의 위인의 삶을 가까이 그려냄으로써 그 인물의 폄하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위인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도 않고, 심지어 (정신분석과 달리) 전기 작가들이 그려낸 위인의 삶은 우리에게 아무런 설명체계도 던져주지 않는다. 전기작가들의 노력이 빛을 보는 순간은 위인들에 대한 우리의 존경심 안에 어떤 적대적인 반항의 감정이 들어있음을 보여준다는 것 뿐이다. 아버지에 대해 갖는 양가적인 감정이 존경하는 위인에게도 동일하게 확장된다.
괴테의 업적을 이해하는데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정신분석은 기여하는 바가 있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