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상 초벌구이로 읽으면서 하는 생각은 '한번 더 읽고 셈나 들어가야지' 하는 마음인데,
그랬던 적이 없는걸로 봐서 그게 내 능력의 한계인것 같기도 합니다. ^^;;
셈나 하면서 친구들이 던져준 질문들 중심으로
셈나 끝나고 다시 생각하고 정리해보는 재미도 쏠쏠한것 같기도 하구요 (비겁한 변명ㅠㅜ)
암튼 이번주엔 여여쌤이 던저준 질문이 맴돌아서 나름 정리 해 봤습니다.
여여쌤께서는 '비이성'의 정체를 정리하고 싶어 하셨잖아요.
어찌보면 이 책을 몽땅 털어서 정리해야 하는 광범위한 문제의식인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이제 3부의 4장, 5장의 고비만 넘으면 광기의 역사도 끝이 나는 만큼
중간점검을 함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제가 르네상스 얘기만 하면 먹다님이 좀 지겨워 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고전주의와 커다란 차이를 보이는 대척점으로 르네상스를 지목하지 않을수가 없는 것 같아요.
르네상스시대의 이성은 이를테면 우주적 질서, 우주적 이성의 한 부분 안에 자리잡은 인간의 이성이 있었던것 같거든요.
따라서 인간의 이성에 대비되는 비이성은 우주적 질서를 직관할수 있는 신비스런 힘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인간이성이 주로 작동되어야 할 도덕적 성찰의 결함이기도 한.....그런 모호한 존재였던 것 같구요.
전반적으로 광기의 역사가 설명하는 광기는 고전주의 시대의 광기인것 같은데,
고전주의 시대의 광기는 비판, 실천, 언술, 분석적 의식들이 서로 완전히 일치되지 않은채로 중첩되어 있어
현재의 우리가 그 시대의 광기, 비이성을 인식하거나 이해하는 것이 더 모호한것 같습니다.
하지만 무식하게 규정해 본다면 앞서 말했듯이
고전주의시대의 이성과 비이성의 구분은 선헙적인 구분과 경험적인 구분이 제각각 진행되면서 중첩되기도 합니다.
일단 선험적 구분에서 이성은 진리와 진실, 참, 그리고 도덕의 영역이며,
그에 비해 비이성은 오류와 착란, 비도덕의 영역입니다.
이런 이성과 비이성의 대립구도 속에서 다른 모든 비이성(이를테면 비행등)들과 함께
광기는 수용이라는 실천 속에서 비이성의 영역에 포함됩니다.
3장에서 고전주의 시대의 범죄와 광기의 지리적인 인접성은 이 부분을 말할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수용의 경험 속에서 고전주의 말로 갈수록
이성과 비이성은 조금씩 다른 규정으로 변해갑니다.
3장에는 중요한 말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은데요.
비이성이 인간의 내밀한 본성, 내밀한 진실이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이성이 시민과 등치되는 일반이성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제 비이성은 이성에 완전히 대립되는 거짓의 영역이라기 보다는 또다른 진실이라고 말하죠.
진실과 참의 유일한 담지자로서의 이성에 대비되는 착란이자 망상, 비존재로서만 나타나던 비이성은
이제는 내밀한 본성과 진실로서 나타나면서 스스로 존재를 갖습니다.
하지만 이런 인간의 내밀한 본성은 공적영역에서 이성, 일반이성으로서 나타나야 합니다.
이럴때 인간은 사회 속에서 '자유'를 누릴 자격을 갖습니다.
하지만 이성이 '훼손'되어 타인의 자유를 위협하게 될 경우,
다시말해 사회에서 일반이성을 드러내지 못할 경우,
이는 '광기'로 규정되면서 자유의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광기가 범죄와 계보상의 인접성을 갖는 것은 아마도
'공적영역에 존재할 자격이 없음(비존재)'에서 비롯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푸코 책을 읽다보면 퍼즐게 임같기도하고 미로게 임 같기도 합니다.
여기 저기 단서들을 바탕으로 재조합하면서,
다른 단서들이 나타나면 기존의 생각을 부수고 다시 조합해 보기도 하고.....
아마 이렇게 후기를 쓰고 나서 다음 분량을 읽고 세미나를 하다보면,
오늘의 후기는 또 부셔지고 새로 쓰여질 수 밖에 없겠지요?
흠.... 그래서 힘들기도 한데, 누가 말한대로 변태적인 취향이라 그런지 그래서 매력적이기도 합니다. ㅋㅋ
이번 일요일(22일)은 국제워크샵 관계로 하루 쉰다고 합니다.
그러니 다음 주, 29일 오후 3시에 3부 퐈이널 4장, 5장을 읽어오셔요~!
4장은 해피가, 5장은 만세가 발제하고,
많이 헷갈렸던 3장은 알흠다운 만세 반장이 다시한번 정리 해보겠다고 했었죠.
아마 알흠다운 만세반장이 공지를 따로 올릴지도 모르겠네요 ^^
오~이런 아름다운 정리! 역시 해피쌤 쵝오~ 존경스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