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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 [광기의역사] 제 2부 2장 발제문

먹다 2010.08.17 16:46 조회 수 : 7842

 

푸코 세미나/ 『광기의 역사』 2부 2장 정신착란의 선험성 / 먹다 / 2010. 7. 18.

 

 

 

푸코는 이장에서 “정신착란의 선험성”을 이야기 한다. 선험성은 경험에 앞서는 것, 즉 대상에 관계없이 대상을 인식하고 선천적인 가능성을 밝히려는 태도에 관한 것이다. 이 일련의 인식 과정은 복잡하면서 서로간의 통일성을 가지는 3개의 순환 고리를 가진다고 푸코는 말하는 데, 이는 인과적 순환, 정념의 순환, 그리고 비존재 (non-being) 의 순환이다. 이런 선험적 추론에 의한 인식은 결국 공동(nothingness) 으로 귀결되며 이는 언어라는 도구를 통한 담론에 의해 창조된 공간이고, 거기서 광기는 위험한 대상으로 위치지어진다. 본 발표는 푸코가 언급한 3개의 순환 고리를 중심으로 엮어간다.

 

1. 인과적 순환; 가시적이고 외적인 것

 

고전주의 저자들에 의해 묘사되는 진정한 질병을 그들의 묘사 아래에서 재발견하는 것은 의사-역사가들이 흔히 빠져드는 활동이다 이것들은 역사가의 활동이 아니라 바로 군주의 활동이다(360).

 

푸코는 고전주의 시대의 ‘전문가’들이 보는 광기의 원인에 주목한다. 그 원인에 대한 자의적인 접근은 점차 구조화된다고 보고 이 과정을 크게 가까운 원인과 먼 원인으로 구별한다. 가까운 원인은 질병의 결과로 보이는 징표를 계량화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이런 계량화는 가시적 질병의 결과를 넘어서 질병의 원인의 이미지로 전위되고 그 이미지 속에 사물이 존재하게 된다. 그 결과 고전주의 시대의 광기의 원인은 (르네상스 시대에 볼 수 있었던) 감각 세계의 통일적 결과물에서 찾는 것이 아닌, 해부학과 같은 사물의 분석으로 찾으려고 하였다. 이에 대해 푸코는 “ 특성의 소통이 아니라 그저 선행성 현상이게 되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원인은 더 이상 상상적 요소에서가 아니라, 체계화된 인식의 내부에서 식별될 수밖에 없게 된다(363-4).” 라고 지적한다.

 

먼 원인은 가까운 원인과 다른 궤적을 만든다. 먼 원인 (예를 들어 우울증의 원인을 월식과 결부시키는 식),은 자신의 범주를 크게 확장한다. 즉, 영혼의 세계, 육체의 세계, 자연과 사회의 세계는 방대한 원인 저장고를 구성한다(373). 즉 먼 원인과 광기 사이에 한편으로는 육체의 감각능력,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에게 감지될 수 있는 주위환경이 끼어 들었고, 이에 따라 광기를 중심으로 먼 원인들을 새로운 동질적 전체로 조직하는 준 통일성과 귀속체계가 나타나게 된다(376-7).

 

원인 분석에 대한 고전주의 이전 시대와 고전주의 시대와의 차이점을 푸코는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377 참조)

 

a. 가까운 원인 특성들의 전위라는 예전의 순화과정을 사라지게 하는 단선적 관계를 영혼과 육체 사이에 설정하면서 끊임없이 서로 가까워졌다.

 

b. 먼 원인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 끊임없이 확대되었고 무수히 늘어났으며 여기저기로 퍼져나갔지만, 이러한 확대현상 아래 사실은 새로운 통일성, 육체와 외부세계 사이의 새로운 연결 형태가 점점 뚜렷해졌다.

 

2. 정념의 순환

 

정념은 먼 원인들 사이에서, 그리고 다른 모든 원인들과 동일한 차원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사실 심층적으로 정념은 또한 다른 역할을 맡고, 따라서 광기의 경험에서 인과관계의 순환에 속한다 해도, 아마 핵심에 더 가까울 제 2의 순환을 촉발한다(377-8).

 

핵심에 가까운 제 2의 순환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해 푸코는 정념을 단순히 먼 원인 중의 하나가 아니라 광기의 전반적인 가능조건이라고 말한다. 즉, 고전주의 시대 이전부터 있어왔던 (예. 데카르트의 문답) 정념은 ‘육체와 영혼의 접속면’ 으로 널리 인식되어 왔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런 인식, 즉 영혼과 육체 사이에 위치한 이 정념의 존재에 대한 인식이 고전주의 시대에 있었던 광기를 육체와 영혼에 연결시키는 이성에 확고한 전제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여기서 그렇다면 우리는 질문할 수 있다. 정념의 문제가 고전주의 시대 이전에도 있었다면 이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가 뭘까? 그것은 정념과 광기가 갖는 상이한 관계성 때문이다. 푸코에 따르면, 그리스-로마 시대 사람들은 광기가 정념의 징별이라고 생각했으며 정념을 일시적이고 완화된 광기를 보려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고전주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실현가능성이 없는 소원, 교육적 위협 또는 도덕적 종합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 관계를 정념과 광기 사이에 설정하기 시작한 것이고, 더 나아가, 영혼과 육체의 결합을 토대로 정념 속에서 인간의 유한성을 부각시키고자 하였다. 이를 토대로 “광기는 법칙이 위태롭게 되고 뒤집히며 왜곡되는 통일성의 그러한 형태들 가운데 하나”(382)로 받아드려지게 된 것이다.

인간의 유한성을 극복할 수 있는 이성의 범주를 위협하는 위험한 어떤 것!

 

3. 비존재의 순환

 

광기 속에서는 영혼과 육체의 총체성이 흐트러진다. 그러나 형이상학적으로 광기를 구성하는 요소들에 따라서가 아니라, 육체의 부분과 영혼의 관념을 일종의 우스꽝스러운 통일성 속으로 끌어넣는 형상들에 따라 그렇게 된다(386).

 

그 형상들은 무엇일까? 어떻게 구성될까?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여기서 말하는 통일성이란 무엇일까? 그 통일성에는 공동 (nothingness)이 있고, 그 형상들은 언어, 즉 담론이라고 푸코는 말한다. 푸코는 이와 관련해서 고전주의 시대에 광기로써

 

널리 인식되었던 정신착란 (Delirium)을 소재로 삼는다. 그 분석과정을 살펴보면, (1) 고전주의 시대의 광기에는 두 가지 형태의 정신 착란이 실재하는데, 광기의 일부분으로써 징후로 나타나는 정신착란과, 원인을 탐색하는 자들에 의해 간주되는 정신 착란이다. (2) 이 중 두 번째 형태는 대상의 몸짓, 행위, 행동을 통해 항상 존재하는 정신착란이 된다. 그 존재 방식은 언어 즉 담론에 의해 구성된다. (3) 이런 식으로 구성된 담론은 광기의 전 영역을 포괄한다. 즉, 고전시대의 광기는 대상의 몸과 마음의 구체적인 변화보다는 정신착란의 담론에서 생산된 언어에 따라 인식된 것이다(현기증은 정신착란으로 히스테리성 경련은 정신착란이 아닌 것으로 인식한 예). (4) 결국 “언어는 광기의 첫 번째 구조이자 마지막 구조이다(394).”라고 푸코는 마무리 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푸코는 질문한다. 그렇다면 정신착란으로 간주되는 이 기본적인 언어를 어떤 이름으로 명명할 수 있을까? 푸코는 무(nothingness)로 본다. 이와 덪붙여, “광기가 아무것도 아니라면, 광기는 자체로부터 빠져나옴으로써만, 그리고 이성의 영역 안에서 겉모습을 갖게 됨으로써만, 그리하여 광기 자체와 반대되는 것이 됨으로써만 표면화될 수 있을 뿐이다(402).” 라고 말한다. 즉 무의 계속되는 축척 속에서 광기만이 그것에 반할 수 있는 위협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광기의 이성을 푸코는 “현혹된 이성 (reason dazzled)"이라고 칭한다. 즉, 진실과 빛이 근본적 관계를 맺고서 고전주의적 이성을 구성하는 것처럼, 정신착란과 현혹은 광기의 본질을 이루는 관계 안에 있는 것 (404)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두 범주간의 가능한 대화도 공통의 언어도 없다는 것이다.

 

이 때 푸코는 “광기는 어둠의 허망한 환상과 빛의 비존재적 판단 사이의 균형지점을 가리킨다(407).”라고 말한다. 이를 통해 광기는 더 이상의 딴 세상의 이야기가 아닌 비존재의 모순적 현상 자체가 된다는 것이다. 감금은 비존재라는 사실을 밝혀낼 수 있는 존재를 진압하는 것이고 결국 이는 언어라는 도구를 통해 수행된다고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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