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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론 정리 에세이-데카르트와 스피노자 실체 개념 비교

유심 2010.08.05 21:49 조회 수 : 2570 추천:1

서양철학사/ 합리론 정리 에세이/ 유심

 

실체를 정의하는 두 합리론자 비교

-데카르트와 스피노자를 중심으로

   

데카르트와 스피노자의 문제설정

데카르트는 코기토를 통해 확실한 지식에 이르고자 했다. 확실한 지식에 이르는 능력은 곧 ‘본유 관념’(innate idea)이 두뇌에 내장되어 있기에 가능하다. 따라서 인간은 이제 신 없이도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주체가 된다. 그의 철학에서 실체는 모습이 바뀌어도 변함없는 불변적인 본질/특징이다. 데카르트 보기에 모든 사물에 공통적 존재하는 실체는 두 가지이다. 사유(정신) 실체과 연장(육체) 실체가 그것이다. 주체가 인식한 것이 대상과 정말 일치하는가에 대해서는 완전한 존재인 신이 준 이성 능력, 수학의 확실성, 송과선이 보장해주었다. 데카르트는 사유/연장, 혹은 물질/정신으로 존재를 분리했다.

스피노자는 ‘사유’와 ‘연장’을 속성의 하위군으로 보았다. 인간은 사유와 연장으로만 존재를 인식하지만, 신은 그 두 가지에 국한되지 않고 무한의 지각능력, 무한의 속성으로 존재하는 것이었다. 스피노자의 실체는, 이와 같은 사유와 연장을 모두 가진 물질적 존재이다. 즉 연장을 가지고 있는 자연 그 자체가 실체이다. 실체는 이 속성들을 통해 ‘표현’되며 그렇게 ‘존재’한다. 그래서 실체는 속성들을 통해 인식된다. 따라서 데카르트가 겪었던 난관, 즉 사유/연장, 혹은 물질/정신 사이의 일치·진위 여부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위 두 철학자의 비교는 이진경 <철학과 굴뚝청소부> 참조.)

 

속성과 실체의 관계에 대하여

스피노자 철학에서 볼 때 하나의 속성마다 하나의 실체가 있는 것은 논리상 오류이다. 속성이 여럿이라고 실체도 여럿이라고 일대일 대응시켜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실체는 속성이 아니고 따라서 속성의 정의를 실체에 대한 정의에 그대로 적용시킬 수 없다. 속성은 수적으로 구별 가능한 ‘여럿’이지만, 실체는 여럿이 아니다. 실체는 하나이되 여러(곧 무한의) 속성을 가질 수 있다. 왜냐하면 수적으로 다양한 속성이 한 실체의 여러 변용들로 설명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하나의 실체의 여러 변용을 포착하는 방식이 속성인 것이다. 속성이 여럿이라는 것은 실체가 그만큼 다양하게 변용 가능하다는 것을 뜻한다. 속성의 셈 가능성은 하나의 실체의 질적인 다양성, 곧 능력을 표현한다. 실체를 여러 개로 셈할 수 있다는 것은 외부원인을 갖지 않는 실체의 정의상 모순이다. 결국 실체는 실재적으로 하나일 수 있다.

이때, 동일한 속성을 갖는 다수의 실체는 존재할 수 없다. 즉, 수적구별은 실재적 구별이 아니다. 실체와 그 속성 그리고 본질은 ‘표현’이라는 말을 통해 서로가 서로를 정의한다. 실체는 속성들을 통해 그 본질을 표현한다. 각각의 속성은 저마다 하나의 본질을 표현한다. 그런데 이때 본질이란 속성 자체의 본질이 아니라 실체의 본질을 말한다.

데카르트는 동일한 한 속성의 여러 실체들이 있다고 말한다. 즉 데카르트는 속성이 질이기도 하고 양태라고도 말한다. 그런데 이 양태에는 다시금 연장과 사유가 속한다. 데카르트에 의하면 같은 속성을 공유하는 실체가 여럿 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속성은 그가 질화하는 실체의 본질을 구성하기도 하고, 역시 속성은 양태들의 본질을 구성하기도 한다. 따라서 동일한 속성의 실체들이 있으며, 이로써 실재적 혹은 실체적인 동시에 수적인 구별이 가능하다.

 하지만 상이한 속성들에 대응하는 여러 실체들은 존재할 수 없다. 즉, 실재적 구별은 수적 구별이 아니다. 실체란, 스피노자에 따르면(그리고 데카르트의 실체에 대한 정의 역시)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 실재적으로 구별할 수 있는 근거를 자체 내에 갖지 않고 외재적이고 초월적인 신을 따로 요청한다면 그것은 모순이다. 만약 동일한 속성의 여러 실체가 있다면, 그 실체들은 속성이 아니라 양태들에 의해 구별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부당한데, 그 이유는 실체는 본성상 그의 양태에 앞서도 그것들을 함축하지 않기 때문이다. 단, 함축하지 않는다는 것은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숨기지 않는다, 펼쳐보일 수 있는데 그것을 가능태로만 남겨두지 않는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스피노자의 실체는 적극적으로 무한한 실재이다.”(들뢰즈, 스피노자와 표현의 문제 중) 또한 수적 구별이란 것은 그것을 다시금 정의해주는 외부원인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 그것은 왜 두 개가 아니고 세 개인지 그 스스로 설명하지 못하며, 다른 수들의 연쇄적인 인과관계(양태들의 특징인 부분적 합성, 동일한 본성의 다른 것에 의한 제한 등)를 다시금 요청한다. 실체는 외부에 원인을 찾지 않는다. 따라서 ‘여러 실체’라는 실체의 수적 구별의 논리는 모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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