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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세미나2>미메시스 발제

cinamon87 2011.01.26 19:02 조회 수 : 1241

서세화입니다. 수영님의 하우저 발제문에 이어 미메시스 발제문 올립니당.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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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세미나/211.01.24/발제 서세화

<미메시스-라 몰 후작댁 -스탕달의 비극적 리얼리즘>

 

스탕달의 소설 <적과 흑>의 주인공 줄리앙 쏘렐은 소시민의 아들로서 야심만만하고 정열에 찬 청년이다. 그는 부장송의 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고 파리로 올라가 가 몰 후작이란 지체 있는 이의 비서가 되고 신임을 얻기까지 수많은 변천을 겪는다. 책에 인용되어 있는 부분은 후작의 딸인 마틸드가 줄리앙에 대한 관심이 일기 시작하는 장면의 하나이다. 이 장면은 정열적이고 비극적인 사랑 얘기를 준비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7월 혁명 직전의 프랑스라고 하는 특정한 역사적 시대의 정치적 상황, 사회계층 형성, 경제 상태에 대한 지식 없이는 이 장면을 이해할 수 없다. 때문에 이 소설은 1830년대 연대기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이 귀족집의 식당이나 살롱을 지배하고 있는 권태를 통해 우리가 만나는 것은 왕정복고시대 특유의 정치적 상황이다. 퇴물이 된지 오래인 부르봉 왕조의 상황들을 복구하려는 허술한 기도는 관료나 지배계급 가운데의 구체제 추종자 사이에 순전히 인습적이고 제약 많고 갑갑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런 분위기에 휘말리게 된 사람들의 총명함이나 선의는 그 속에서 전혀 맥을 못춘다. 18세기 살롱들이 스스로 만들고 있던 그들 자신의 존재에 대한 위험을 전혀 생각지 못했고 1793년의 파국이 되풀이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삶을 지배하고 있다. 게다가 그들은 야심과 스스로의 부정축재에 대한 공포감으로 사교계의 분위기를 완전히 잡쳐 놓고 있는 벼락부자가 된 시민계급 중 속물적이고 부패한 위인들마저 동료로 맞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인 것이다.

 

줄리앙의 반응은 말할 것도 없고 그가 스승인 피라르 사제와 함께 라 몰 후작 댁에 있다는 사실도 현실상황의 고려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줄리앙은 어려서부터 프랑스 혁명과 루소의 위대한 사상, 그리고 나폴레옹 시대의 대사건에 열광해왔다. 그리고 나폴레옹 몰락 후 다시 권력을 잡은 계급의 째째한 위선이나 하찮은 부정부패에 혐오와 모멸을 느껴왔다. 그는 야심만만하고 권력을 탐하기 때문에 시민계급 사이의 평범한 생활에 만족하지 못한 것이다. 전능한 교회를 통해서만 소시민 출신의 사내가 지배자의 자리로 올라설 수 있다는 것을 보고 그는 의식적, 의도적으로 위선자가 된다.

 

등장인물의 성격, 태도, 인간관계는 당시의 역사적 상황과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당시의 정치적, 사회적 상태는 이전의 어떠한 소설에서보다 훨씬 상세하고 리얼한 방식으로 줄거리 속에 짜여져 있다. 구체적인 당대 역사 속에 사회적 신분이 낮은 사나이의 비극적인 생애를 논리적, 체계적으로 집어 넣고 발전시키는 것은 전혀 새롭고 매우 뜻깊은 현상이다. 어떤 사건이 당대 역사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것은 스탕달의 다른 소설 속에서도 발견된다. (파르마 수도원, 루시앙 뢰벤 등)

 

위의 적은 것은 동시에 당시의 현실에 근거를 둔 근대의 비극적 리얼리즘을 특정한 시점과 특정한 시대의 한 인간 속에 낳게 한 상황이 무엇인가를 설명한 것이된다. 그것은 다수의 인간이 의식적으로 참가한 근대 최초의 대운동, 즉 프랑스 혁명과 그로부터 유럽 전역에 퍼져나간 대변화였다. 유럽에서는 근대적 사건과 이 역사적 사건에 대한 개개인의 지식이 어울리는 저 시간적 단축의 과정이 시작되었다. 이러한 발전은 그때까지 당연시되었던 신분과 범주의 사회구조 전체를 폐기하거나 무력하게 만든다. 변화의 속도는 내적 적응을 위한 지극히 어려운 노력을 항구적으로 요구하며 이에 따라 강렬한 위기를 발생시킨다. 자기의 실생활과 인간사회에 있어서의 자기위치를 분명히 파악해 두려는 사람은 그전보다 훨씬 광범위한 실제적 기초와 훨씬 폭넓은 맥락 속에서 그러하다. 그리고 자기가 살고 있는 사회의 기초가 잠시도 안정되어 있지 못하고 가지가지 이변을 통해서 항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의식하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이러한 근대적 현실의식이 어ᄄᅠᇂ게 해서 최초로 그에게서 문학적 형태를 찾게 되었는가 하는 점에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는 있는대로의 자기를 당대에 내맡겼다. 그리하여 상황은 그로 하여금 이전의 누구와도 다른 방식으로 현실과 교섭하도록 그를 형성시켜 놓았다.

 

그가 최초로 소설을 간행한 것은 파리에 있던 42세 때의 일로서 낭만주의 운동이 개화한 시기이다. 이와같은 그의 생애의 개요로 미루어 그는 폭풍에 흔들리는 배안에서 피난처를 찾았고 또 자기 배를 위한 적절하고 안전한 피난처가 없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 자기설명의 지점, 리얼리스틱한 문학의 지점에 도달하였다. 젊은 날의 성공적인 이력이 이제 먼 옛일이 되어버린 가난하고 외로운 40의 사나이로 자기가 아무데도 소속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의식하게 되었을 때 비로소 주변의 사회현실이 문제가 되었던 것이다. 전까지는 별 고통 없이 자랑스럽게 지녀왔던 느낌이 이제 그의 의식의 가장 중요한 관심이 되고 마침내는 그의 문학 활동의 되풀이 되는 주제가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고립과 사회에 대한 순조롭지 못한 관계의 모티프와 표현은 루소 류의 낭만주의나 초기 낭만파 제자들 사이에 있었던 현상과 전적으로 다르다.

 

그는 주어진 삶의 관능적 향락을 열망하였다. 그는 실제적 현실을 비난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복하고자 하였다. 물질적인 성공과 향락이 그의 소원이었다. 성공과 쾌락이 그에게서 빠져나가고 현실 상황이 그가 서있는 기반을 무너뜨리려 할 때 비로소 당대의 사회가 그에게 문제가 되고 주제가 된다.

 

스탕달은 지진이 연거푸 사회의 기초를 뒤흔들던 시기를 살았다. 지진의 하나는 그가 속해 있는 계층의 사람들에게 과해진 일상적 삶의 진로로부터 그를 뒤흔들어 많은 동시대인들과 마찬가지로 그를 전에는 상상도 못하였던 모험과 사건과 책임과 자기시험과 자유와 권력의 경험 속으로 내던졌다. 또 다른 지진은 그가 옛것보다 훨씬 답답하고 시시하고 멋없다고 생각했던 새 일상생활로 그를 다시 내던졌다.

 

스탕달의 관심은 자신의 삶의 경험에서 나왔기 때문에 그 관심은 있을 수 있는 사회의 구조에 의해서가 아니라 현상적으로 주어진 사회 속 변화에 의해서 유지되었다. 시간적 원근법은 그가 시야에서 잃어버린 일이 없는 요소이며 삶의 형태와 양식이 끊임없이 변한다는 생각은 그의 사상을 지배한다. 그것이 그에게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인간을 이해하려는 노력 속에서 그는 자기가 마주친 것 가운데 취사선택을 하지 않는다. 스탕달이 마주쳤던 현실은 가까운 과거의 엄청난 변화를 항시 연관시키고 또 미래의 긴박한 변화를 앞질러 탐구해야 비로소 묘사할 수 있는 것으로 구성되어있다. 현대의 진지한 리얼리즘이 구체적이고 또 항시 진행하고 있는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인 현실의 총체성 속에 뿌리박고 있는 것으로 그리지 않고서는 인간을 묘사할 수 없다는 한에서 스탕달이야말로 이 리얼리즘의 창시자다.

 

사회현상의 모든 음영을 포착하는 것이 스탕달의 목적이다. 그는 사회생활을 결정하는 일반적인 요소에 관한 기성의 합리주의적 체계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이상적 사회의 모습에 관한 형태개념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세목에 있어서 그의 사건묘사는 전적으로 고전적 윤리적 심리학의 정신에서 사람의 마음의 분절을 지향하고 있으며 역사의 동력의 발견이나 예측을 지향하고 있지 않다. 우리는 그에게서 합리주의적 경험적 관능적 모티프를 보지만 낭만주의적 역사주의의 모티프는 거의 볼 수 없다.

 

그의 정치관에 따르면 그와 가장 가까워야 할 사회계급조차도 극히 비판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낭만주의가 민중이란 말에 첨가해 놓은 가치를 추호도 섞지 않는다. 그는 대중의 냄새와 소음을 견딜 수 없어한다. 그의 작품 속에는 낭만주의자들이 말하는 국민이라는 의미로서나 사회주의적인 의미로서의 민중이 보이지 않는다.

 

그는 자기 시대의 현실을 언제나 저항으로 느끼고 경험한다. 바로 이것의 그의 리얼리즘을 극히 정력적이고 자신의 존재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도록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그의 위대한 리얼리즘 소설의 스타일의 수준이 뒷날에 대부분의 리얼리스트들보다도 훨씬 위대한 영웅을 다루어야 한다는 옛날의 비극관에 가까워져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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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어서 제가 발제문 준비하면서 참고했던 자료도 같이 올릴게요!!!

 

이 자료는 논문 사이트에서 찾은 건데, 스탕달과 <적과 흑>의 시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실거라 생각합니다.^-^

 

읽다보시면 "아~얘가 여기서 읽은 걸로 아는척 했구나" 하실만한 대목들이 많을 겁니다. ㅎㅎㅎㅎㅎ-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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