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전집 읽기) 20181203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2) 아포리즘 63-167 후기 글: 연희
마치 봄비 같이 내리는 겨울비...불을 켜지 않으면 집 안은 밤인 듯 어두웠다. 세미나에 빠지고 하루 종일 따뜻한 이불 속에서 음악을 들으며 뒹굴라하는 악마의 속삭임도 잠시. 그럴 수는 없는 일!!!난 무려 오늘 간식 당번에다가 후기 당번 아닌가? 비를 뚫고 오는 학우들을 굶주리게 할 수 없고 게다가 무엇보다도 도반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나태를 물리치고 “고양된 의식”으로 무장하고...수유너머로 전진! 아 전진이라는 이 말은
니체도 좋아하는 말 같다. 계속 전진 전진!!!
우리가 모여서 토론한 것들 중에서 인상 깊거나 기억에 남았던 것은 다음과 같다.
62: 악마의 변호사는 누구인가?: 철학이 무의식 중에 현세의 온갖 해악에 대한 변호인이 된다. 그렇다면 이 변호사는 니체인가? 아니면 다른 철학자들인가? 약간의 니체 같은 뉘앙스는 있지만 고립과 고독이 다르므로 니체적이지 않다. 인간의 고립을 자초하는 철학은 철학의 타락이다. 악마의 변호사에 음악 글 종교들이 포함되지 않을까?하는 의견들
(개인적으로는 기독교를 부정하는 니체가 악마라는 개념을 쓴 것이 흥미롭다. 니체라면 왠지 악마를 좋아할 것 같은 막연한 느낌 때문인가? 아니면 기독교를 부정하고 조롱하는 니체가 기독교인의 편에서 보면 악마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악마란 그동안 인간을 눈멀고 귀멀게 했거나 현혹시켰던 이론이나 사상 종교일 것이고 그것의 변호사는 기존의 몇몇 철학자 종교가 사상가들일 것이다)
70: 가장 미숙한 교육자 “가장 미숙한 교육자는 선은 단지 선에서부터 그리고 선위에서만 키워질 수 있다고 믿는 도덕적 광신자이다”
72: 니체는 왜 신을 시험할 필요가 없다고 했을까? 니체가 이미 신은 죽었다고 말했기 때문이아닐까(촉촉님의견)
73: 종교화의 인물이 아름답지 않고 무서운 것은 권위를 드러내기 위한 것인데 라파엘로의 그림은 따뜻하고 아름다운 인물이 나와서 더 대비된다.
*니체의 글쓰기
훌륭하게 글 쓰는 법을 배우는 법: 말을 잘하는 시대는 갔다
언어 번역 읽기의 중요성 강조( 나치와 일본의 제국주의를 의식한 것이 아닐까? 지금은 화술이 중요한가? 글이 중요할까?에 대해서 여러 의견들이 오고감. 결론적으로 둘다 중요하다는...)
117: 극적인 감각: 예술의 섬세한 감각이 없는 사람들이 모든 것을 가장 조잡한 다섯
번 째 감각으로 이해하려 애쓰는데 그 것이 곧 극적인 감각이다. (환호나 탄성 등)
122: 예술가적 관례는 무엇일까?
140: 구속되어 춤추는 것은 예술의 형식을 구속으로 보는 것인가?
*대립에 대한 습관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대립이 아닌데 대립으로 보는 부정확한 관찰에서 온다. 온라인상의 댓글 전쟁은 왜 일어날까? 글이 주는 오해 때문일까? 말로하면 어떨까?
기본적인 인식의 차이도 있지만 말이 더 신체적이고 직접적이기 때문에 미묘한 일들은 직접 말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직접적으로 만날 수만은 없으니 글도 좋은 표현 수단이 된다.
*고통과 휴식과 풍요의 관계는 무엇인가?(우림)
힘은 낙차에서 생기고 쾌와 불쾌가 나타난다. 작가가 풍요로움만 가지면 훌륭한 작가는 되지 못한다. 풍요는 빈약과 대비 됐을 때 풍요가 된다. 풍요로움은 쏟아내야 작품이 된다. 작품이 끝난 후에는 휴식이 찾아온다.
*니체의 운명을 만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냥 하루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다. 나의 자유정신을 따라서 불안 하겠지만 살아나가는 것 아닐까요? (엇결과 순결)
인간의 존재론과 맞닿아 있다. 모든 인간 자체가 운명이다. 인간과 운명은 분리되어 있지 않다. 나는 세상에 우연하게 던져졌지만 내 생명의 힘의 의지로 삶이 나를 살게 한다. 주어진 우연을 내 것으로 만들면 나의존재가 커지고 발견할 기회들이 많으므로 더 기뻐진다. 천개의 자아를 만들 수도 있다. 나의 미래는 잠재력일 것이기 때문에 행복하다. (촉촉)
***요새 내 머리 속에는 “원한도 가책도 없이”라는 말이 계속 맴돌고 있습니다. 네 탓도 내탓도 없이 어떻게 삶을 긍정하고 사랑할 수 있을까요? 극도의 고통 속에서 완성해 나가는 니체철학의 궁극엔 무엇이 있을까요? 감히 니체 전집을 다 읽겠다고 각오하고 시작한 세미나...니체가 생각했던 ‘미래의 철학자’는 되지 못해도 미래의 독자정도는 되어야 할 텐데요. 밤마다 수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때로는 미소 지으며 읽었던 구절들이 아침이 되면 사라지고 없네여. 하지만 그들은 내 살과 피가 되어서 어느날 내가 심연 속에서 허우적 거릴 때 나를 일으켜 줄 것 같은 예감은 드네요. 그런 심연의 날이 오지 않기를...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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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
구별불가능한 지점까지 치열하게 밀고 나가면 선과 악 미와 추가 본래 없고 조건에 따라 그렇게 규정지어지는 것이 될테지요..선이 따로 있는게 아니고 그 이름이 선이다(금강경 패러디)..."한 시대의 선을 다른 시대에선 악 이라 한다" 어떤 진리도 영원한 것은 아니라는 말과 일맥상통하고 절대적 진리는 없다는 느낌으로 다가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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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림
엇결님이 말씀하신 아포리즘이 몇번이었을까요? 말씀하신 니체적(자유정신)으로 사는 것, 촉촉님이 말씀하신 우연성을 즐길수 있는 생명의 힘의 의지가 있다는 것.. 이게 다 신체의 건강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요즘 저는 몸이 피곤하니 조금의 우연성도 버겁습니다.ㅠ 니체가 말한 약자의 모습으로 살고있.. 그래서 저번 시간에 휴식에 꽂혔나봅니다. 니체가 말한 휴식은 모든 것을 쏟아내고 난 후의 휴식이지만. 암튼 세미나를 활기로운 시간으로 만들어주시는 오라클님은 물론이고 엇결님과 촉촉님을 보면 저런게 다 건강에서 나오는거겠지 싶어서 부럽습니다. 힘과 힘의 대결? 놀이? 를 보는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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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
건강하지 못햇기에 '힘'을 느꼇을 수도 있어요^^몸이 약해지고 나면 알게 되죠^^ 토론도 공부도 쳬력이라는 것을요. 정신력도 있겟지만 체력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몹시 아프고 난 후 사람이 똑바로 걷는 것는 것도 기적임을 알았죠. 건강하지 않음이 많은 깨달음을 주기도 하지만...우림님 빨리 건강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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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림
맞아요 건강할땐 그게 건강인지 몰랐죠. 아프니까 힘의 낙차를 알수 있는 좋은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의미로 풍요로워진.. 실제로도 그 차이를 넘나들수 있으면 좋을텐데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갑자기 든 생각이 불성실함에 대한 핑계인가 싶기도 하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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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글을 읽으면서 내가 보고싶은 대상을 니체의 프레임을 통해 보고 있다는 생각을 몇번이고 반복해서 하고 있습니다. 밤에 만난 지혜가아침과 함께 녹아 흩어지는 것은 이미 그 지혜가 내 머리가 아닌 몸에 베어버렸기 때문이 아닐런지요. 저에게도 니체가 손톱만한 뷰 파인더가 아닌 내 몸에 온전히 그 자체로 녹아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세미나의 공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후기,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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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
니체를 몰라도 니체처럼 사는 사람도 있고 니체를 잘 알고 읽었어도 변하지 않는 사람도 있구요^^ 니체를 질 알고 삶도 긍정적로 살고 싶은 마음입니다. 저도 니체의 아포리즘에 비추어 친구들을 관찰하거나 평가해볼때가 있어요...그럼 진정 친구는 별로 없는 것도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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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대립 습관]은 흥미로운 아포리즘이었지요. ㅎㅎ
니체는 "부정확한 관찰은 정도의 차이만 있는 자연 속에서 대립을 발견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따뜻함과 차가움'은 상대적인 차이인데도 불구하고, 절대적인 대립이라고 간주합니다.
더구나 이런 나쁜 습관이 인간의 정신적-도덕적 세계조차도 대립으로 이해하도록 유혹합니다.
이 아포리즘은 헤겔의 변증법과 들뢰즈의 차이철학을 요약해 놓은 듯합니다.
헤겔의 볍증법이 부정ㆍ대립ㆍ모순에 의해 작동한다면, 들뢰즈의 차이철학은 차이와 다양성을 긍정합니다.
들뢰즈는 긍정을 변증법적 부정과 대립되는 것으로, 차이를 변증법적 모순과 대립되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차이가 사물의 존재방식이라면, 대립은 다양한 차이 가운데 한 유형입니다.
진리/오류, 선/악, 미/추, 찬/반... 이런 방식으로 사물을 대립관계로 파악하는 것.
즉 다양한 차이를 대립관계로 유형화할 때 비극은 시작될 것입니다.
우리는 진리/오류, 선/악, 미/추, 찬/반의 대립을 양자의 구별불가능한 지점까지 밀고 나가야 하며,
그것을 통해 대립은 무화될 것이며 그 자리에 차이가 들어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