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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셈나]후기

compost 2019.03.05 11:59 조회 수 : 125

오랜만에 공동체 셈나 들어가서 열띤 논쟁을 했어요.

제가 요즘 꽂혀있는 주제이기도 해서 혼자서 너무 떠든것 같아요 ㅠㅠ

그동안 셈나에 못들어간 부채로 후기를 쓸께요.

 

실천적 개념으로 '생명권'에 대해서 말하기 위해서 저는 좀 더 디테일한 개념이 필요하다고 느껴요.

"생명권"이라는 것과 "중생적 순환계 (ecology)"는 서로 모순되지요.

모든 생명이 권리로서의 생명권을 주장하면 순환계가 만들어지지 못하잖아요.

그래서 실천적 개념으로서 "생명권"을 이야기 해야하는 것이죠. 

제가 우려하는 것은 "~권"이라는 개념이 디테일한것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디테일한 것을 말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다른 언어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예요.

젖에서 실이나오게 만들려고 했던 염소이야기를 다시 해볼께요.

저는 처음에는 염소젖에다가 원가를 넣어서 실을 만들려고 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예 실나오는 염소를 만들려고 했다는 군요. 

그것은 염소새끼에게 갈 젖을 인간이 탈취하는 것이죠. 재생산의 순환을 끊는 것이라는 거죠.

맞는 말이지만 ...

저는 이 의미가 함축하고 있는 생명체에게 어찌 그런 짓을 .. 젖대신 실이라니... 라는 의미에 딴지를 걸어보고 싶은 거예요.

저는 물론 이런 엿같은 프로젝트에 반대합니다.

반대 이유는  이렇게 되면 염소는 방적공장의 기계처럼 쉴새없이 젖 아니 실을 만들어내야 할거기 때문이예요.

그렇잖아도, 이미 치즈를 만드는 것도 염소젖 공장처럼 쉴새없이 임신하고 젖을 만드는 공장이 되고 있는데, 거기에다 하나를 더 추가 하는 거잖아요.

단지 젖 대신 실이라니.. 라고만 말하면.. 치즈공장을 위한 염소의 혹사는 안보게 되기가 쉽죠.

그렇다고 새끼가 먹을 염소젖을 인간이 탈취하지 말라 라고 하면,

여때까지의 염소와 인간의 함께 살기를 다 무효화시키는 것이고요.

젖도 뺏아 먹어놓고 실은 왜 안되냐라는 반론에 재생산의 순환을 끊는 것이다라고 반박하면,

거기에는 재생산, 생태계의 순환이라는 위대한 가치만 있고,

정작 실을 자아내야하는 염소의 현실이 없다고 생각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이런 실 잣는 염소 프로젝트는 단 하나의 언어 생명권, 순환계로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염소와 함께 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관계를 육성하는 언어로 반대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염소의 혹사에 분노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염소의 현실이 아니라 생명권이나 순환계같은 큰 층위의 용어가 아니라요.

함께 오랜 세월을 살아온 파트너를 마른 걸레짜듯이 그렇게 짜대는 것은 파트너에 대한 도리가 아니죠.

여태까지 젖도 얻어먹고, 치즈도 얻어먹은 주제에..

이것이 저자가 선물로서의 순환계를 말하는 의미이죠.

하지만 지나치게 큰 담론이고, 큰 담론이 디테일을 잡어먹어버리는 것 같아요.

치즈를 좋아하는 자들, 특히 염소치즈를 좋아하는 1인으로서

내게 치즈를 대준, 아니 내가 치즈를 얻어먹은 염소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연대는 함께 해온 자들이 더 잘할 수 있어요.

만일,

유전공학적으로 이런 프로젝트를 성공했다고 해보세요.

엄청난 염소가 죽을거예요.  실이나오는지, 젖이나오는지를 시험하고 시험에 통과하지 못하면 죽이겠죠. 쓸모가 없으니까요.

그 고기는 아마도 먹지도 못할거예요. 유전자변형이 되어서 먹어도 될지 말지를 모르니까요.

그럼 그 염소들은 바로 쓰레기가 되요.

그건 여태까지 함께 살아온 파트너에 대한 도리가 아니죠. 몸을 쓰레기로 만들다니요. 

염소고기를 좋아하는 자들이 여기서 연대할 수 있을 거예요. 

내가 고기를 얻어 먹던 염소를 쓰레기로 만들어버리다니.. 이것이야 말로 여태까지 고기를 얻어 먹던 자로서 분노해야 할 일이죠.

 

제가 생명권 같은 큰 담론이 현실에 대한 응답능력에 취약하다고 생각되는 지점은 이런거예요.

치즈를 먹는자, 염소고기를 먹는자들은 이미 그들의 자연스런 순환계를 절단하는 사슬에 가담하기 때문에

그들을 위해서 아무런 행동도 취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육식을 끊은 많은 분들이 아이에게는 고기를 먹이죠. 그리고 그 딜레마를 말해요.  

제 생각은,

염소와 아무것도 함께 하지 않는데, 그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그렇게 많지 않을 거 같다는 점이에요.  

염소의 번성은 인간과 함께 했기 때문에 가능했고,

인간은 염소에게 젖과치즈를 얻어먹어서 좋은 영양분을 얻었죠.

이런 상호포획적인 관계를 지키기 위해서 싸울 수 있어야 해요.

알다시피, 자본주의적인 축산산업은 이런 관계에 취약하죠.

버려지는 염소고기는  

버려지는 치즈,

버려지는 염소젖

이것이 여태까지 몸대주고 젖얻어먹은 파트너에 대한 윤리가 아니죠.  깡패들도 의리가 있는데요. 용팔이 의리가 필요한 지점인 것 같아요.

어떤 관계를 끊고 어떤 관계를 이을 것인가의 문제가 더 고민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인간의 식사재료로 쓰이기 위한 가축들의 수는 파트너간의 윤리를 위해서 조절되어야 하고, (자본주의는 이것을 할 수 없죠)

그것은 육식을 하는 자들이 파트너에 대한 윤리와 의무로 싸워야 할 지점이라고 생각되요.

저는 육식을 하는 자들이 어떤 면에서는 자신의 파트너를 위해 더 잘 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들은 먹는 것으로 함께 된 자들이니까요..

잘먹기 위한 싸움이 긍정되아야 해요.

물론 여기에서 먹기, 죽이기의 또 새로운 논쟁은 시작되겠지먄 말이죠.

죽이기를 더 잘 생각하기 위해서도 

생명권말고 다른 언어가 필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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