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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비룡소)

*각 장별 문제적 키워드를 중심으로

2021.09.03.황정화

 

1장 토끼굴 속으로

고양이가 박쥐를 먹을까? 하다가 가끔은 박쥐가 고양이를 먹을까? 하기도 했다.

이 이상한 아이는 두 사람인 체하는 것을 아주 좋아했던 것이다.

커질까? 작아질까?

-일단 ‘깊이의 싸움’으로 시작한다. 앨리스는 깊은 굴 속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깊이’ 그 자체는 이데아나 기원을 찾아가는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그것들부터 벗어나기 위해 첫 번째 통과의례 같은 것으로 읽히기도 한다. 즉 깊이로부터 표면을 향해 나아가는 것, 마침내 도착한 곳이 표면의 가장자리가 아닐까. 여기서부터 두리번거림과 뒤바뀜, 먹고 마심으로 신체는 변하고, 다양한 문들을 통과한다. 매번 언어는 뒤섞인다.

 

2장 눈물 웅덩이

‘제가 누군가요? 그걸 먼저 얘기해 주세요. 제 마음에 드는 사람이면 올라갈게요.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이 될 때까지 그냥 여기에 있을래요’

-낯선 자기와 마주침, 이름을 잃어버리고(또는 잃기를 원하면서), 기존 사유의 혼란, 통제되지 않는 말실수는 심연에 가라앉아 있던 모든 것이 수면 위로 떠올라 얽히고설킨 채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는 이전과는 다른 의미(혹은 무의미)를 생성해 낼지도 모른다.

 

3장 코커스 경주와 긴 이야기

신호도 없이 다들 자기 좋을 대로 아무 때나 달리기를 시작했고 원하는 시간에 그만두었다.

“모두가 이겼어, 그러니 모두 상을 받아야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길고도 슬픈 이야기지!

-제약 없는 게임의 규칙, 모두가 승리자가 되는 놀이, 기존의 규칙과 제약을 무화시키는 것 자체가 바로 놀이이다. 의미 없는 언어유희들, 진짜도 가짜도 없는 무의미한 말들이 남발되면서 꼬부라지고 긴 이야기가 계속 된다. 금지된 것들의 부주의한 발설이 가져오는 혼란, 그것은 이미 놀이가 된다.

 

4장 흰 토끼가 꼬마 빌을 들여 보내다 / 5장 애벌레의 충고

먹거나 마시면 꼭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잖아

커졌다 작아졌다. 쥐나 토끼에게 명령이나 받으니 말야.

하지만 이렇게 사는 게 더 재미있잖아!

앨리스는 계속해서 이 사람이 되었다 저 사람이 되었다 하며 대화를 이어 나갔다./

넌 누구냐

아무래도 여러 번 바뀐 것 같아요

한쪽은 널 크게 해 주고, 한쪽은 널 작게 만들 거다.

-먹고 마시는 일,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일, 이 사람이 되었다 저 사람이 되었다 하는 일

분열적이면서도 주체(나)의 해체와 파편화된 신체를 경험하게 한다. 그것은 늘 새로운 사건을 발생시키면서 동시에 그 자체도 새로운 사건이다.

 

6장 돼지와 후춧가루

공작부인 요리사 아기고양이, 못생긴 아기-잘생긴 돼지, 모자 장수와 3월의 토끼

여기 있는 우리가 모두 미쳤으니까, 나도 미치고 너도 미쳤지

고양이는 아주 느릿느릿 사라졌다. 꼬리 끝에서 시작해서 씩 웃는 모습이 맨 마지막으로 사라졌는데 씩 웃는 모습은 고양이의 나머지 부분이 다 사라진 뒤에도 한참 동안 남아 있었다.

세상에! 웃음 없는 고양이는 자주 봤지만 고양이 없는 웃음이라니!

-분열증적인 존재들

고양이의 웃음(표현된 것)-고양이 없는 웃음(표현의 효과), 표현된 것으로부터 발생되는 분위기로 감각되는 것, 감각밖에 될 수 없는 것?

 

7장 이상한 다과회 

모자 장수의 말은 아무 뜻도 없어 보였지만 분명히 말은 말이었다

시간에게 말을 걸어 본 적도 없잖아

항상 6시야. 언제나 차 마실 시간이다.

-맞지 않는 시계와 아무 뜻이 없는 말, 쏟아지는 잠. 끊임없는 자리 바꾸기의 다과회이다.

시간은 정지되거나 혹은 제멋대로 방향으로 나아가고, 모든 비정상, 미친 것들은 아무렇게나 자리를 잡는다. 무의미한 말의 수수께끼는 어떤 가능성과 아무것의 실존을 역설적으로 증명해주는 듯하다.

 

8 여왕의 크로케 경기장

뭐야 결국 카드 한 묶음 아냐, 무서워할 필요가 하나도 없잖아!

공은 살아 있는 고슴도치였고 공을 치는 채는 살아 있는 플라밍고였다. 병사들은 손과 발로 땅을 짚고 몸을 구부려 아치 모양의 골대를 만들었다.

이것의 목을 쳐라! 저것의 목을 쳐라!

-표면으로의 전환, 깊이와 두께는 카드들로 납작해진다.

신체를 가진 사물, 사물인 된 신체, 우발성이 난무하고 어떤 규칙도 무용한 게임이자 아무도 즐기지 않는 게임이 계속된다. 선수나 관중 그리고 경기 도구들마저도 각자의 주어진 역할은 망각되고, 저 나름의 행위들의 움직임만 분주할 뿐이다. 어떤 팀워크도, 공동의 목표도 없이 각자의 움직임만이 있는 무의미의 경기는 계속된다.

 

9 가짜 거북 이야기

얘야 뭔가를 생각하고 있구나. 그 때문에 말하는 것도 잊은 게지, 그러면 어떤 것이 교훈적인지 말해 줄 수가 없어.

찾기만 하면 모든 것에는 반드시 교훈이 있단다.

“그건 다 자기 상상일 뿐이야, 가짜 거북은 실제로는 하나도 안 슬퍼”

정규과목-남말하기, 떼쓰기, 더 먹기, 뺏어 먹기, 고프기, 나눠 먹기

-모든 언어로부터 의미를 찾아내어 규정하려는 시도. 그러나 그 규정된 의미(교훈)은 어떤 힘도 발휘하지 못하고 무용하게 사라질 것이다. 금지되었던 말과 행위들이 다 펼쳐지고, 억압되었던 본능들이 당당하게 자리를 차지한다. 이들 모두 ‘이성’을 거치지 않은 먹고 말하는 ‘입’과 관련된 행위들이다.

 

10. 바닷가재의 카드리유

“오늘 아침에 시작된 모험 이야기는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어제 이야기는 소용없어요. 어제는 제가 다른 사람이었거든요.”

설명도 못하면서 자꾸 외우기만 하면 무슨 소용이 있어, 이렇게 뒤죽박죽인 이야기는 난생처음이야!

-텍스트는 언제나 오독을 전제로 한다. 언어와 시간이 버무려지면서 이상한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가 생성된다.

 

11. 누가 파이를 훔쳤나?

커다란 파이 접시가 놓여 있었다. 어찌나 먹음직스러원 보이는지 앨리스는 파이를 보자 무척 배가 고팠다.

“차도 차가옵고..” “차가 없다고?”

도난당하지 않은 파이와 범인 찾기

아무도 죄짓지 않았고, 모든 증인은 선고받았으나, 아무도 처형당하지 않는 재판.

기억은 각자의 방식으로 왜곡되고, 진술의 진위는 중요하지 않다. 들리는 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듣고 싶은 대로 듣는 재판관.

 

12.앨리스의 증언

선고가 먼저고 .....그 다음이 평결이에요

당신들은 고작 카드일 뿐이야.

이 말에 카트들이 모두 공중으로 솟아오르더니 앨리스 쪽으로 날아왔다.

-인과의 전복과 상황의 역설은 이야기 내내 계속된다. 꿈속 존재들의 우글거림, 앨리스의 꿈은 언니의 꿈으로 모호하게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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