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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와 대상의 분리와 일치라는 근대철학의 문제설정에서 대상이 객체 혹은 객관적인 것으로도 이해될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후기를 시작해 보고자 합니다.

주체가 먼저냐 아니면 대상 혹은 객체, 객관적인 것이 먼저냐 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같은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세미나 시간에서 많은 부분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됐듯이 우리의 외부에 권위적이고 고정적인 것을 설정하여 우리에게 명령하는 도덕이나, 다양한 진리의 충돌을 통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지 않는 보편적 진리, 그리고 도덕의 냄새를 풍기는 근대과학의 법칙들 또한 데카르트주의로 대표되는 주체중심주의 철학들과 본질적으로 같기 때문입니다.

외부에 고정적인 것을 설정하여, 다양한 가치들을 종속시키려는 시도와 내면에 자아라는 고정되고 불변적인 것을 만들어 개인의 다양한 가능성들을 묵살시키고 세상과의 분리를 자초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양철학사에서 주체가 먼저냐 대상(객체)가 먼저냐 하는 소모적인 논쟁이 진행되어 왔다는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소모적인 논쟁들이 근대철학의 문제설정 즉, 주체와 대상의 분리와 이를 어떻게 일치시킬 것인지에 기인한것임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흔히 우리가 철학을 이야기할때 존재론, 인식론, 윤리학등으로 분류를 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인식론이라는 분류에 부정적입니다. 위에서 말한 흐름이 반영된 것이 말하자면, 인식론이고 이러한 흐름이 다시 인문학으로 이어지면서 우리가 흔히 말하고 있는 인간중심주의의 폐해가 답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철학과 굴뚝 청소부에서 말하고 있는 것이 주체의 해체가 아닌 주체중심주의의 해체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철학의 궁극적 목표가 주체의 해체가 될수 없으며, 근대철학의 문제설정에서 벗어난 새로운 문제설정에 근거하여 주체를 다시 세우는 것 다시 말해서 주체의 새로운 구성에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세미나 시간에 참석자들 모두의 관심을 끌었던 주체 혹은 자아의 비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신념은 꼭 필요한것인지? 에 대해서 아래와 같은 글을 인용하면서 마치고자 합니다. 부족하거나 미흡한 부분 있으시면 가감없는 비판과 댓글 부탁드립니다.

 

흔히 우리는 어떤 독단적인 확신에 사로잡힌 나머지 그것을 위해서는 자신의 목숨까지도 바치려는 사람들을 강한 사람으로 여기곤 합니다. 그러나 니체는 오히려 그러한 사람들을 약한 사람으로 봅니다. 그들은 자신의 힘으로 설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어떤 독단적인 확신에 의지하여 삶의 무게를 지탱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니체는 어떤 독단적인 확신을 굳게 믿고 그것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는 인간은 의존적인 인간이며 자기자신을 목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신을 이념의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는게 힘드냐고-니체가 물었다/박찬국 지음/21세기 북스 167쪽~168쪽에서 인용함

 

어떤 독단적인 확신에 의존할 때 우리는 확고한 삶의 의미와 방향을 갖게 되고 이와 함께 살아갈 힘을 얻지만, 그 대가로 다양한 확신들을 자유롭게 비교할수 있는 사고의 폭과 주제적으로 사고할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니체는 모든 종류의 독단적 확신은 사람들의 자유로운 사고를 막는 감옥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그는 우리가 수많은 확신들에 대해서 자유로운 태도를 취하면서 그것들을 인간의 생명력을 고양시키는 수단으로 삼을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확신의 노예가 될것이 아니라 그러한 확신을 오히려 우리 자신의 고양과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는게 힘드냐고-니체가 물었다/박찬국 지음/21세기 북스 170쪽~172쪽에서 인용함

 

그럼 ‘나’란 무엇일까요? 나 역시 드러남이고 흐름입니다. 따로 중심을 만들지도, 실체로서 고정시키지 않는다면, 나는 ‘규정할 수 없는 전체’이면서 동시에 분명한 ‘드러남의 흐름’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전체이자 하나이고, 하나면서 전체인 도리입니다. 그러나 나를 몸과 생각에 기반한 실체로 만들면, 그 실체화에 힘을 입어 곧장 나와 분리된 남도 실체화됩니다. 내 몸이라는 경계로 분리되는 바깥도 실체화됩니다. 선이 생기니 악이 생기고, 옳음이 생기기에 그름이 생기고, 행복이 생기기에 불행이 생기고, 태어남이 생기기에 죽음이 생깁니다. 이는 ‘나’라는 실체로 만든 집 안에, 공덕천이 들어오니 곧장 흑암녀가 따라오는 것과 같습니다. 그 모든 대립되는 분별이 동시에 생성되는 것입니다.
나는 드러남이라는 노릇이고, 인연에 따른 흐름입니다. 나를 세상과 모든 판단의 중심에 두지만 않는다면, 나는 전체로서 존재 할 수 있고, 또 낱낱의 인연에 따라 알맞은 흐름으로서 노릇할 수 있습니다. 이 붙잡을 수도, 규정할수도 의미 매길수도 없는 흐름에, 이 생생한 흐름으로서의 자유가 있는 것입니다.
**공덕천과 흑암녀: 아름다움과 행운을 불러오는 선녀 공덕천과 못생기고 불운을 달고 다니는 흑암녀는 항상 붙어 다니는 쌍둥이 자매이다.
질문이 멈춰지면 스스로 답이 된다/원제 지음/불광출판사 28쪽~29쪽에서 인용함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래의 일을 미리 당겨서 고민하지 마십시오. 그게 문제가 될지, 올지 안 올지, 변할지 안변할지 저도 당신도 그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만일 그때가 되어서 문제로 인식되면 상황에 맞춰 그때 그때 잘 대응해 나가면 됩니다. 설혹 문제가 된다고 해도, 그 문제를 이겨낸다거나, 극복하거나, 없애려거나 하지 마십시오. 그 문제 또한 변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라고 해서 무상이라는 진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시간은 흐르는 것이고, 관계는 변화하는 것이고 나의 마음도 변합니다.
질문이 멈춰지면 스스로 답이 된다/원제 지음/불광출판사 147쪽에서 인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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