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니가와 간의 <서클 마을>운동 (독해 팀에서는 서클 촌이라고 했는데 서클 마을이 더 좋을 뜻ㅎㅎ)에 대한 글을 읽다가 알게 되었는데요...
얼마 전에 제가 독해 세미나 소식에 올렸던 노래 '감바로우'(힘 내자)도 이 운동 속에 있었던 うたごえ運動(노래소리 운동)에서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그 노래 가사는 이렇습니다:
頑張ろう!
つきあげる空に
くろがねの男のこぶしがある
燃えあがる女のこぶしがある
たたかいはここから
たたかいはいまから
힘내자!
쳐오리는 하늘에
철의 남자의 주먹이 있다
타오르는 여자의 주먹이 있다
투쟁은 여기서부터
투쟁은 지금부터
그런데 이 가사는 원래 '투쟁은 여기서부터'라는 제목의 시이었고
'타오르는 여자'라고 되어 있는 부분이 원래는 もえつくす女(끝까지 불타버리는 여자)로 되어 있었답니다.
그게 왜 그렇게 되었을까?
그 시를 만든 모리타 야에코는 말 그래도 무명의 시인이었다.
그는 끝까지 불타버린다는 말에 대해 '나는 미이케(三池)가 아니면 끝까지 불타버릴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조직(공산당)은 노래 제목을 "감바로우'로 바꾸고 '끝까지 불타버린다'라는 표현은 '타오르는'으로 되었습니다.
타니가와의 동반자이었던 모리사키 카즈에는 이렇게 글을 마무리합니다:
작사자와 논의도 하지 않고 '노래를 먼저 부르는 쪽이 결정하는 거야' '불타버리면 뭐가 남나?' '불타버린다 등 하는 표현은 모리타의 가장 나쁜 사상의 표현'라고 발언한 자도 있습니다. 같이 요새에 있으면서....(중략)....나는 지금 새된 목소리로 노래소리 운동을 비난하는 것보다 내가 태어난 땅에 전해 내려온 말을 상기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기억해놓라 스무날의 캄캄한 밤'
이 노래는 미이케뿐만 아니라 전국의 탄광노동자에 퍼져가 지금은 가장 유명한 노동가요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노래로 '타오르다'가 좋은지 '불타버리다'가 좋은지는 모르겠으나 이 에피소드는 지금 전해져 온 노래를 불거나 들을 때 다시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Soul Flower Mononoke가 부르는 감바로우:
컴퓨터 합성음성으로(기계화된 잉여가치?) 만들어진 감바로우(노래는 별로지만 탄광의 옛과 지금을 알 수 있는 사진이 있습니다):
여기서 셀프 댓글: 모리사키 카즈에는 대구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내가 태어난 땅에서 전해져온 말이라는 말의 기원(?)은 한국이 아닐까 하는데요....공부방에서 몇사람들에게 물어보니까 그믐 밤과 여자의 한이 문학적(?) 수사로 쓰인다고 하는데 의문은 잘 풀리지 않네요. 모리사키가 그믐날 밤과 스무날의 밤을 혼동했을 수도 있는데...정확히 모르겠어요. 그런데 모리사키는 이 글을 쓴 무렵(1970년 출판) 즉 한참 일반 사회가 한국어를 배우는 가치를 몰랐을 때 일종의 정체성의 탐구(해체)과정으로 독학하려고 있었기 때문에 그 가능성이 있을 거 같아요. 아무튼 그믐날 밤/스무날의 밤에 대한 의물을 누가 풀어주시면 재밌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