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7월 6일)에는 <좌파의 칼 슈미트 수용논쟁>에 대해 살펴보았죠.
이 논쟁은 프랑스 쇠이유 출판사에서 슈미트의 <토마스 홉스의 국가론에서의 리바이어던>의 프랑스어판(2002) 번역판에 발리바르가 서문을 쓰면서 촉발된 것입니다.
짧지만 그다지 쉬운 글은 아니지만 몇 개의 논박글들을 살펴보면 대략 세가지 입장으로 나뉩니다.
일번. 좌파가 슈미트를 좋아해?
<르몽드>에 ‘이브 사를르 쟈르카’라는 깐깐한 양반이 일단 지르고 봅니다.
‘아니, 좌파(라는 것들이) 슈미트를 좋아해?
슈미트는 철학자도 사상가도 뭣도 아니고 나치 가담자(놈)로서 역사적 텍스트로 읽어야 한단 말이야. 이 발리바르야!!!
이번. 좌파는 슈미트를 좋아해.
먼저 찍힌 발리바르가 말합니다.
우파나 좌파의 사유는 닫혀진 총체성이 아니야. 그러니 나의 사유를 막지마. 쟈르카야.
누가 나치에 가담했다는 걸 숨겼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천재성 때문에 그 사실을 감추자는 것도 아니야. 오히려 그의 사상과 그의 실천과는 뗄레야 뗄 수 없다고.
그러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 지점에서’ 슈미트는 부정할 수 없이 일부 혁명적 사상의 교훈들을 끄집어냈고,
그래서 오늘날의 혁명적 사상이 슈미트의 사상에서 무엇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인지가 중요하다구.
나는 슈미트의 예외상태로부터 힌트를 얻어서 헤게모니 질서는 일종의 ‘예외면’을 포함한다고 말하는 거야.
‘예외면’은 자유주의 질서가 영구적으로 포함하고 있는 것이지. 그것은 법치국가인 동시에 경찰 국가이며,
‘시민들의 공동체로’ 통합하는 국가인 동시에 자본주의 시장에 유기적으로 결합된 계급국가이지.
즉 몸 안에 품고 있지만 언제나 밀어내는 ‘종기’같은 거?
국가 자체가 이미, 영구적으로 포함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늘 밀쳐내야 하는 관계들이 구성되는 장소로서 ‘예외면’이기 때문에 국가는 태생적으로 야누스적이지.
공화국적 질서, 합리적 질서의 이면에 ‘경찰적 일탈 가능성’이 있다고나 알까?
쟈르카 니마. 당신은 나의 심오한 아포리아를 알까?
좌파들이 슈미트를 좋아하지. 하지만 똑같지는 않아. 나는 특히 네그리랑 다르거든.
자본주의에 반대한다고 다 전복적 정치의 상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나?(말 씨게 한다고 급진인 줄 착각할 나이냐?)
이 때 네그리 님아도 한 입장 하십니다. 난, 누구처럼 슈-빠는 아니다. 적어도.
슈미트의 주권 개념은 막스 베버나 레닌의 주권 개념과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왜 우리가 슈미트에 대해 분노하는거죠? 그가 유태인을 공격해서?
참나, 우리들은 국가에 대해서조차 분노하지 않잖아요?(나는 왜 사소한 것에만 분노하는가‘라고 탄식했던 김수영 시인이 떠오르는 대목이군요. 암튼 한 술 더 뜨는 네그리니마.)
아무튼 제가 슈미트의 제헌 권력에 말할 때 아렌트를 (엄청 많이) 참조해서 슈미트와는 정 반대로 말하는 거죠. 거기에 저의 참신성이랄까..머 그런게 있죠.^^.
사실 슈미트가 제헌 권력이 외부에 있고, 제헌 구조 안에 갇힐 수 없다고 말할 때, 그건 머..시에예스도 말하지 않았나?(건방짐의 아이콘, 네그리..)
따라서 문제는 제헌 권력을 긍정한다는 것에 있다기 보다는 ’어떤 방향에서‘ 긍정하는냐.가 중요하죠. (그런 의미에서 저의 당파성과 천재성이 돋보인다는...)
따라서 우리가 제헌 권력 즉, 우리가 날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확인할 수 있는 대중의 주요 현상들이 중요합니다.(희망 버스 보세요. 안 보여요?)
그래서 발리바르는 (욕하고 싶진 않지만) 근대적 진보주의자고, 아감벤 역시도 결국은 회의주의자지요.
삼번. 좌파의 슈미트를 좋아해?
‘쟝 끌로드 모노’ 라는 분이 뭐 하시는 분인지는 몰라도 장황한 만연체로 이 논쟁의 종합을 나름 성취하시면서 모두를 도마위에 올려놓습니다.
네그리, 아감벤, 발리바르를 대표적으로 지목하시어, ‘극좌파의 슈미트주의’라 딱지 붙이시며,
결국은 본인의 입장은 게 눈 감추듯 얼렁뚱땅 넘기셔서 저같이 만연체에 취약한 시력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식별불가능한 채로 남아있지요.
관심있으시면 발제문을 참고 하시오.
암튼 셋의 극좌파 슈미트주의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던진 일갈은 이렇습니다.
.
‘니들이 슈미트를 알어?’
네. 이제 우리의 눈으로 슈미트를 만납시다.
이제 그럴 때가 되었습니다. 아감벤이 우려먹고 네그리가 활용하고 발리바르가 어찌했어도 우리의 몫은 아직도 많이 남아있겠지요?
이번주 수요일(7월13일) 부터 본격적으로 슈미트를 만나러 갑시다.
<독재론> 1장. 발제는자영업을 준비하고 계신 ‘문’님.
참. 원하시는 간식을 덧글로 남기시면, 자영업을 준비하고 계신 '문'님께서 쏘신답니다.
저는 계란말이 깁밥하고 죠스 떡볶이, 아메리카노 12그람.
와우.......넘 재미있는 후기! 그리고 이 후기 못지 않게 흥미진진한 슈미트의 <독재론>!
맨날 읽어야지 하면서 못읽었던 슈미트, 이 기회에 읽고 싶은 분들은 합류하세요.
수요일 오후 12시 30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