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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야민 프로젝트] 일방통행로_주몽

주몽 2010.08.06 00:15 조회 수 : 769

 

이름만 잘 알고 있던 벤야민의 책을 처음 읽어보게 되었다. 가볍지만 단단한 그의 수많은 에세이들을 접하면서 그의 섬세한 시선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 에세이들을 읽다가 밑줄을 긋고 싶은 대목들에 줄을 그었고, 다른 분들은 어떤 대목들에 줄을 그었을까 몹시 궁금했다. 그래서 일단 내가 밑줄 친 대목들을 옮겨 적어 봤다. 그리고 의문과 생각들을 보탰다.   


주유소

삶을 구성하는 힘은 현재에는 확신보다는 ‘사실’에 훨씬 더 가까이 있다. (...) 이러한 상황에서는 진정한 문학적 활동을 위해 문학의 테두리 안에만 머물라는 요구를 할 수 없다. (...) 문학이 중요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은 오직 실천과 글쓰기가 정확히 일치하는 경우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포괄적 지식을 자처하는 까다로운 책보다, 공동체 안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에 더 적합한 형식들, 예컨대 전단, 팸플릿, 잡지 기사, 포스터 등과 같은 형식들이 개발되어야 한다. 그와 같은 신속한 언어만이 순간 포착 능력을 보여준다.


- 벤야민은 보편적이고 총체적인 글쓰기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고립된 관점에서 시작하는 확신보다는 구체적인 ‘사실’들에서 글쓰기가 시작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읽혔다.  

- 여기서 벤야민이 말하는 ‘사실’이라는 것이 정확히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표준시계

평생을 두고 작업했으나 완성하지 못한 단편들이 더 비중 있게 다가온다.

그 작업실의 세력권이 형성되는 곳은 미완성 작품이다.

‘천재는 근면함이다.’


- 생각나는 부사들 : 성실하게, 끈질기게, 끊임없이, 부단히, 

- ‘미완성 작품’에서는 카프카가, ‘근면함’에서는 계보학자의 성실함을 강조한 니체가 떠올랐다.


돌아오너라! 모든 걸 용서하마!

소년시절이 지나면 결코 만회할 수 없는 일이 한 가지 있는데, 그것은 부모로부터 도망칠 기회를 놓친 일이다.


- 내가 못해 본 것이다. 가출 한번 해보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되서 밑줄을 쳤다.


알림 : 여기 심어놓은 식물들 보호 요망

사랑하는 사람은 애인의 ‘실수’, 여성스러운 변덕이나 약점에만 연연해하지 않는다. 어떠한 아름다움보다 그의 마음을 더욱더 오래, 더욱더 사정없이 붙잡는 것은 얼굴의 주름살, 기미, 낡은 옷, 그리고 기울어진 걸음걸이다. (...) 사모하는 사람에게 순식간에 일어나는 사랑의 떨림은 바로 거기, 결점이 되고 비난거리가 될 만한 것 안에 둥우리를 틀고 있다는 사실을 지나가는 사람은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다.


- 공감이 되고 와 닿아서 밑줄을 쳤다.

- 누구도 보편적 인간을 사랑하진 않는다.


공사 현장

이 땅이 아이들의 주의력과 연습을 위한 비할 바 없는 대상들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


- 이 에세이를 한국의 엄마들에게 읽히고 싶었다. 자식교육에 좀 덜 조급해하지 않을까 싶어서다. 


카이저 파노라마

안정과 소유 관념에 매달려온 일반 시민들

익숙한 삶, 그러나 이미 오래전에 잃어버린 삶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심지어 절실한 위험의 순간에서조차 지성의 인간다운 사용법, 즉 예견의 능력을 발휘하는 데 실패한다.

모든 가까운 인간관계가 거의 참기 어려울 정도의 명확성에 의해 지배되면 그 관계의 유지가 힘들어진다. (...) 돈이 모든 중대 관심사의 가운데에 자리 잡게 되고,(...) 윤리의 영역에서도 절대적 신뢰, 침착함, 그리고 건강함이 점점 사라지기 때문이다.

생활 형편과 돈이라는 주제

주택난과 교통비의 상승, 부자연스러운 공동체에 얽매여 있다. 풍부한 이동 수단과 이동의 자유가 지금처럼 불균형을 이룬 적은 없었다.

궁핍에 몰리고 탐욕에 빠진 사회가 너무 타락한 나머지 자연의 선물을 갈취하는 것밖에 모르고 이윤 때문에 채 익지도 않은 과일을 따고 배만 부르면 되는 듯이 모든 음식을 남김없이 먹어 치우게 되면, 그러한 땅은 빈곤해지고 토지는 형편없는 수확을 내게 될 것이다.


- 벤야민이 내 자신을 적나라하게 분석한 것 같아 뜨끔했다.


야간용 의사 호출 종

연인이 그를 어머니의 영향력에서 해방시키듯이 아내는 그야말로 말 그대로 그를 어머니 대지에게서 분리시킨다. 그녀는 저 자연의 비밀에 싸인 탯줄을 자르는 산파인 것이다.


- 나에겐 저 에세이의 어머니가 ‘한국의 (시)어머니’로 대체되면서, ‘한국 남성’에게 ‘연인’과 ‘아내’인 그녀가 그를 어머니의 영향력에서, 어머니 대지에서, 탯줄을 자르는 산파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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