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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회 - 오발탄 (1961)

pj 2010.11.29 19:57 조회 수 : 2367

일시 : 12월 1일 수요일 5시

소강의실,  누구나

 

리얼리즘론도 이번 주면 끝나는데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오발탄을 다시  보면

좋을 것 같아서 골랐습니다. 이태리 네오리얼리즘 영화와 비교해도 좋구요.

 

<영화정보>

오발탄

1961, 흑백, 감독: 유현목, 배우: 최무룡, 김진규

 

<오발탄>은 1960년에 만들어져 1961년에 상영되었다. 516 쿠데타 세력에 의해 상영이 중단되었다가 1963년에 다시 상영되었고 이후 20여년이 지나 이  영화는

 다시 떠오르게 되었는데, 이러한 복권 아닌 복권은 한국영화의 굴곡과 비슷한 그래프를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80년대 세대'에 의해 <오발탄>은 다시 대중들 앞에 나타났고,

 이제는 비디오 가게에서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다. 틈만 나면 "가자"고 외치는 늙은 어머니, 상이군인인 동생 영호, 만삭인 아내와 어른들을 믿지 않는 딸,

양공주가 된 여동생, 신문팔이를 하는 막내동생  그리고 주인공 철호는 언덕바지에 있는 마치 영화 세트 같은 판잣집에서 살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꿰뚫고 있는 것은 바로 '전쟁'이다.  환경과 심성의 뒤틀림은 전쟁으로 비롯된 것이며, 그것을 치유할 수 있는 길은 없다.

60년대 한국영화의 놀라운 포착이다. 비록 이범선의 원작에 기대고 있긴 하지만 유현목이 자기 작품에서 포착한 것은 문학적 서술이 아니라 영화적 표현,

 에이젠슈테인에 기대서  말하자면 유기성과 파토스(정념)였던 셈이다.

 유현목은 전쟁이 휩쓸고 간 서울의 바지런함 속의 공허, 공허 속의 실낱같은 희망, 희망의좌절 등을 차례차례 그려가고 있다. 이런 순차적 배열은 계획적인 주제 전달로서 유기성을 획득하고 그 결과 치열한 정서가 폭발한다. 멀쩡한 신사복 사내가 치통이 있으면서도 병원에 가지 않는 이유를 깨닫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여동생이 양공주가 된 사연과 동생 영호의 은행 강도짓이라든가 딸의 불신등을 이해하는 것 또한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주요 배경인 집안을 비춘 화면 구도와 빛의 명암 그리고 배우들의 동선과 그것을잡은 카메라 렌즈의 깊이 등을 눈치 채기 위해서는 공을 좀 들여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불협화음이 일어난다. 반항아 영호(최무룡) 등이 선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배경과 몸짓, 집안 실내 배경의 서구적 구도 등은 미학적으로는

완결성을 갖추고 있지만 낯설게 보인다. 이 낯설음은 서구 영화를 기준으로 하면 낯익은 것이고, 우리 상황으로 보면 낯선 것이다. 유현목은 안의 고민을 바깥 것을 동원하여 드러내려 하였고 그럼으로써 '근대 영화'에 다가섰던 것이다.

  어디로 갈 것인가. 유현목의 발걸음은 갈팡질팡한다. 죽은 아내가 있는 병원? 동생이 갇힌 경찰서? 어머니가 있는 집? 꼭 그만큼 그는 방황한다.

감정의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리한국영화? 네오리얼리즘? 몽타주? 할리우드 또는 유럽의 대중 영화? 결국 유현목은 결정하지 못한다.

 단지 택시기사가 "나참, 오발탄 같은 손님이 걸렸군" 하고 불평할 뿐 이다. 이렇게 유현목은 단역의 입을 빌려서 영화를 마감하였다.

 꼭 그만큼 유현목은 전쟁과 서울을 놀랍도록 날카롭게 묘사하지만 그 고민 방식은 어딘가에 기대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오발탄>의 좌표는 한국 현실이라는 수직선과 '빌려온 근대영화적 고민'이라는 수평선 위에서 찍힌다. 수직으로는 한없이 올라간 지점이며

수평으로도 멀리 나아간 지점. 물론 수평의 마이너스 영역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추앙의 대상이 아니라 극복의 대상이 될 때,

<오발탄>은 다시 부활할 것이고 당분간 혹은 오랫동안 한국 최고의 영화라는 영예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꼭 봐야 할 영화 100편>필자: 이효인/영화평론가

 

<감독소개>

대표작 <오발탄> <사람의 아들> <잉여인간> <막차로 온 손님들> <불꽃> <엄마와 별과 말미잘> <카인의 후예>
유현목은 동국대 국문학과 재학중인 1947년 이규환 감독의 조감독으로 출발하여 1956년 <교차로>(1956)로 데뷔했다. 그의 대표작인 이범선 원작의 <오발탄> (1961)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이며, 뛰어난 영화적 수사를 곁들인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적 묘사가 주목을 받았다. 그가 만든 <잉여인간>(1964) 등도 같은 성격의 영화이며, 박경리 원작의 <김약국의 딸들> (1963), 황순원 원작 <카인의 후예>(1968) 등도 주요한 대표작이다. 1980대에는 이문열 원작의 <사람의 아들>로 다시 주목받았다. 신상옥, 김기영, 강대진, 이만희 등과 60년대를 한국영화계를 대표했던 그는 동국대 연극영화학과 교수였다. 유현목의 작품들은 많은 대표작들이 원작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주요한 작품들의 경향은 사회 현실의 비판적 묘사와 이념적 갈등에 대한 비판 그리고 구도자적 주제를 다룬 것 등을 들 수 있다. 전쟁 직후 무너져가는 한 가족의 비극을 각자의 시선으로 다룬 <오발탄>(1961)과 참담한 사회 현실을 리얼하게 그린 <인생차압>(1958) <잉여인간> (1964) 등이 사회 현실의 비판적 묘사라면, 전쟁의 참상과 알지도 못하면서 서로를 증오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그린 <카인의 후예> (1968), <불꽃>(1975) <장마>(1979) 등은 이념적 갈등을 비판한 작품들이다. 또 전쟁의 와중에 일어난 진정한 순교와 신앙의 문제를 다룬 <순교자>(1965), 신의 존재와 세상의 타락 사이에서 번민하는 한 청년과 그를 따르는 무리를 그린 <사람의 아들>(1980) 등은 유현목이 지닌 종교와 구도의 문제에 대한 단상들이다. 그의 작품 세계는 알려진 대로 순수하게 리얼리즘적 성향이라기보다는 영상적 표현을 위한 다양한 시도들과 심리적 묘사 그리고 공간의 활용이 두드러진, 다양한 성향을 지니고 있다. 또 모더니즘적 입장도 작품의 군데군데 녹아 있으며, 반공 이데올로기에 경사된 흔적과 동시에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 또한 혼재되어 있다. 이외에도 <김약국의 딸들>(1963)은 한 가족과 민족의 운명을 바라보는 역사적 시선을 느낄 수 있게 하며, <공처가 삼대>(1967) <수학여행>(1969) 등 가볍지만 정겨운 코미디도 이채로운 작품들이다. 특히 정진우, 김기영 등과 공동으로 연출한 <여>(1968)는 유현목의 또다른 측면 즉 모더니즘에 경도되어 있으며, 심령적인 측면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 영화감독사전,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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