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데카르트 철학의 개괄적인 설명, 해석학, 사영기하학을 다루었습니다. 발제문은 첨부로 하겠습니다. 아래는 세미나 도중에 나왔던 이야기들에 대한 간단한 느낌입니다.
데카르트 철학은 신학적 세계관에서 탈피하려는 교묘한 시도처럼 보였습니다. 당시에 감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인간의 능력을 최대한 극대화 하려고 노력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과학의 진리성을 사유하려는 시도가 현재에도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물자체 개념 혹은 인식과 대상이 일치하느냐 마느냐는 현재로서는 중요한 질문이 아닙니다. 그것은 종교적 담론과의 대치 상태에서 발생한 정치적 전술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념적으로 신과는 다른 확고한 토대를 만들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지금은 오히려 과학을 견고한 지식체계로 정체시키려는 요소들이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연역법에 의한 일관성 그리고 경험과 실험에 의한 검증이라는 개념이 바로 그것입니다. 과학혁명이 성공적이었던 이유는 종교의 외부에서 다른 지식과 언어가 생산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갈릴레이나 케플러, 뉴턴과 같은 사람들은 경험적으로 얻은 숫자들을 가지고 연역체계를 구축함으로서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 틀을 제공합니다. 따라서 이때까지는 경험과 실험이라는 과정이 새로운 논리와 언어를 생산하는 장치로서 작동하게 됩니다. 하지만 인식론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사람들은 확실한 지식이 무엇인지 문제 삼고, 실험과 연역적 사고를 담론과 논리를 보호하는 장치로 뒤바꾸어 놓습니다.
따라서 과학은 확실한 지식을 구축하는 절차를 마련하려고 노력합니다. 그것은 과학적 방법론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데, 이것이 과학 담론을 재생산하는 제도로서 자리 잡게 됩니다. 공리가 존재하고 그것을 뒷받침 하는 숫자들이(경험 데이터) 존재합니다. 이 토대 위에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더 세밀한 제어를 하기위해 노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패러다임 변환 찾아오더라도 그것이 가져다주는 지배적인 결과는 세계관의 변화가 아니라 오차를 더 세밀하게 통제할 수 있는 수학적 도구의 개발입니다. 왜냐하면 과학담론이 만들어낸 수많은 괴상한 은어들을 사람들과 모두 공유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본주의적 어휘로 과학담론을 독해하게 됩니다. 결국 문제들은 공학의 형태로 치환되게 됩니다. 자본은 과학을 통해 자연과 사회를 구석구석 탐색하고 지식의 영역으로 만든 뒤 권력적 절차에 복속시키고 자본증식에 사용합니다. 상대성 이론은 멘하탄 프로젝트, 양자역학은 반도체와 신소재 개발, 복잡계 물리학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로 귀결됩니다.
과학은 세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동시에, 자연을 더 세밀하게 통제할 도구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전자는 영향력이 없고, 후자는 자본과 연계되어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그렇다면 과학적 지식이 자본에 포섭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인식이나 행동의 기초가 되려면 어떻게 작동해야 할까요. 지식생산수단의 공유, 저 자본으로 가능한 연구프로그램 구축, 과학적 프로젝트의 대중 공유 등이 제기되었었습니다. 더 이야기 나누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발제는...
(의현, 승환)
무한소의 기하학
무한개념과 미적분학
(지훈, 충한)
뉴턴
라이프니츠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_-;;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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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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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onghan
우선, 수학과 자연과학의 문제는 좀 나눠서 생각해봐야할 듯. 수학은 생산수단이랄게 딱히 필요 없고 필요하더라도 컴퓨터 한대면 되니까. 그럼에도 왜 수학은 대중적이지 못한가. 왜 그들만의 은어가 되어가는가. 제 생각엔 언어의 장벽이 클 듯. 수학적 사고방식을 익히기 전에 우선 그 언어자체를 익히는 게 매우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고, 그 많은 시간을 온전히 수학에 쏟아부을 수 있는 사람이 많진 않겠죠. 재미가 없어서라기 보단 생계가 우선 안정적이여야 하니까..
저자본을 사용하여 자연과학을 공부할 수 있는 방법중 하나가 컴퓨터를 이용하는 것인듯 해요. 실험장비가 너무 비싸서 구입할 수 없다면, 그 실험장비를 시물레이션 하는 프로그램으로 대신 실험해볼 수 있거든요.생물실험을 하더라도 실제로 해보면 좋겠지만 어렵다면, 그 생물의 패턴을 똑같이 모델링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어 대신 실험을 해볼수 있을 듯 하구. 물론 그 컴퓨터 소프트웨어도 가격이 꽤 비싸지만 몇천만원을 넘는 실험장비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고, 어둠의 경로를 통해 무료로 구입할 수도 있으니까아니면, 뜻 있는 사람들끼리 돈을 모아 실험장비를 공동으로 구매하고 공동으로 사용하는 형태를 만들어도 될 듯 싶구요. 가령 CERN에 있는 입자가속기도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돈을 나눠 지불하고 그 만큼 이용할 시간을 가지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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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올리면, 아무리 좋은 글도 안보게 되죠.-.-;;
적절히 꺾어주고 잘라주는 배려를 해주시길...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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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nte
수정했습니다 ㅋㅋ 술먹고 밤에 올려서 ㅠ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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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
수학 세미나 반장님이 생각나서 어렵게 구하여 저장한 사진입니다.
성훈이는 커서 충한이가 됩니다.
수학 셈나 화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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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선생님 답변의 눈물 아련하다
자연과학의 생산수단(입자가속기, 슈퍼컴퓨터 등등)이 자본에 의해 독점되어 있고, 학문적 언어는 자연과학자들만의 은어로 되어가는 경향 속에서, 자연과학 내지는 수학은 어떻게 공부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던 심각한 세미나 데이였습니다. 인문학과 달리 제도권 밖에서 공부하기가 어려운 자연과학의 실체는 무엇일까, 문턱이 문제일까 아니면 생산수단의 부제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등등 고민의 나열만 있었습니다. 재미있던 것은 물리학을 공부하는 안단호 씨가 저자본을 사용하여 자연과학을 연구할 수는 없는 것일까에 대한 질문이었는데요, 과학에 문외한인 아닌 과학을 공부하고 있는 사람에게서 나온 생각이라 어떻게 고민을 이어나갈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컥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