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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야민의 '폭력 비판' 과 관련된 지젝의 책!

hermes 2011.01.28 12:00 조회 수 : 2690

이 책 6장에서 벤야민의 '신적 폭력'과 관련된 부분이 있군요. 함께 읽어보면 좋을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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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한국(11. 01. 19)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에 관심을

 

MTV철학자, 현존하는 가장 위험한 철학자. 지젝에 붙은 이 수식어들은 현재 그의 위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1989년 <이데올로기라는 숭고한 대상>을 통해 영어권 지식사회에 등장한 이후 60권에 달하는 방대한 저서를 줄기차게 써왔고 지금도 한 해 2,3권씩의 책을 쓴다. 그 입담의 원천은 가장 난해한 사상가, 헤겔과 라캉이다. 그는 헤겔을 통해 라캉의 사유를 읽고, 다시 라캉 언어로 헤겔의 사상을 설명한다. 여기에 마르크스와 대중문화가 이론적 틀로 더해진다. 팝음악, 할리우드 영화, 오페라는 그가 자주 인용하는 사례들이다. '마돈나가 싱글 앨범 내듯' 정력적으로 책을 내는데다, 대중문화를 통한 설명 덕분에 지젝은 2000년대 가장 대중적인 사상가 중 하나가 됐다. 



신간 <폭력이란 무엇인가>는 지젝의 이론적 사유를 바탕으로 폭력에 대한 다양한 성찰을 펼쳐놓은 책이다. 저자는 폭력의 개념을 몇 가지로 나눈다. 우선 주관적 폭력, 객관적 폭력이다. 가해의 의미로 쓰이는 일반적 폭력을 '주관적 폭력'이라 칭하고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폭력을 '객관적 폭력'이라 칭한다. 객관적 폭력은 다시 언어를 통해 구현되는 '상징적 폭력'과 경제정치 체계를 통해 만들어지는 '구조적 폭력'으로 나뉜다.

그의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폭력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눈에 보이는 '주관적 폭력'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객관적 폭력' 즉 '상징적 폭력'과 '구조적 폭력'에 두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폭력의 상투적 이미지에 한걸음 물러날 때만, 인간은 폭력에 대해 본격적으로 사유, 성찰할 수 있다는 것.

책은 총 6가지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1장에서는 주관적 폭력과 객관적 폭력의 차이를 설명한다. 2장에서는 폭력의 궁극적 원인이 공포에 있다고, 이웃에 대한 두려움에 있다고 설명한다. 그 공포가 언어 자체에 내재된 폭력의 기초를 이룬다. 3장에서는 테러리즘이 가진 원한이란 감정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 정의에 대해 짚고 넘어간다. 원한은 목표를 성취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목표를 이루는 데 장애물이 될 법한 것들을 어떻게 하면 제거할 수 있는지에 더 큰 관심을 쏟아붓는 도착이다. 4장에서는 관용적 이성의 이율배반에 대해, 5장에서는 사회 지배 이데올로기서의 관용의 한계에 대해 설명한다. 6장에서는 발터 벤야민의 신적 폭력 개념이 가진 해방적 면모를 설명한다.

 

'이 책에서는 폭력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대신 폭력으로 향하는 여섯 가지의 우회로를 일별해보고자 한다. 폭력의 문제를 삐딱하게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폭력을 직접적으로 건드리게 되면 폭력은 반드시 신비화된다.' (26페이지)

 

이 책은 지젝 특유의 '변증법적 화술'로 폭력에 대한 성찰을 논하고 있지만, 지젝의 어느 저작보다 명쾌하게 읽힌다. 만평과 영화 등 친근한 소재를 통한 설명과 명쾌해진 번역 덕분이다. 인터넷 서평꾼으로 유명한 로쟈, 이현우 씨의 번역으로 출간됐다.(이윤주기자) 

 

 

국제신문(11. 01. 15) 폭력의 실상, 한발 물러서면 제대로 보인다

 

'괴물 철학자' '현존하는 가장 위험한 철학자'라는 악명(또는 명성)에 걸맞게 슬라보예 지젝(62)의 글은 종횡무진과 성역 침범을 서슴지 않는다. 이번에 번역돼 나온 폭력이란 무엇인가(원제 Violence)도 마찬가지다. 칸트, 니체, 알랭 바디우 같은 서양의 어려운 철학자부터 2005년 파리 이민자 폭동, 같은 해 뉴올리언즈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와 잇따른 폭력 사태에 대한 호도 등 현실의 사건을 치밀하게 엮어나간다.

지젝이 '폭력이란 무엇인가'에서 먼저 말하는 것은 일단 한 걸음 물러나서 폭력을 보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폭력을 이렇게 분류한다. 먼저 주관적(subjective) 폭력. 테러, 범죄에 대한 전쟁, 폭동, 국제 분쟁처럼 명확히 식별 가능한 행위자가 저지르는 폭력이다. 두번째가 상징적(symbolic) 폭력이다. 인간 사회의 언어 자체에 들어있는 훨씬 근본적인 폭력을 일컫는다. 세번째는 구조적(systemic)폭력이다. 묘하게도 '우리의 경제체계와 정치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나타나는 파국적인 결과'에 해당한다.

 

두번째와 세번째 폭력은 객관적(objective) 폭력으로 묶을 수 있다. 지젝은 한 걸음 물러나서 보아야 이 같은 폭력의 구조를 식별할 수 있다고 본다. 책 속에 있는 예시를 통해 접근해보자. 자애롭고 선하면서도 부유한 귀족이 있었다. 그런데 그 나라에서 귀족의 횡포가 심해져 억압받던 이들이 혁명을 일으켰다. 혁명은 폭력을 동반한다. 이 귀족도 결국 다른 나라로 추방된다. 자애롭고 선한 귀족은 혼란스럽다. "나는 젊잖은 내 삶을 유지했을 뿐인데, 뭐가 잘못된 거지?"

지젝은 '그의 태도는 자신이 누리던 안락한 생활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구조적 폭력이 지속돼야만 했다는 점에 대해 그가 놀랄 만큼 무감각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고 썼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폭력에만 매달려 폭력에 대해 사유하는 경향이 강한데, 그런 상황에 갇혀서는 "모든 폭력에 대한 반대"를 외치는 것은 이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객관적 폭력을 은폐하기 십상이란 것이 그의 관점이다.

지젝은 책의 전반부에서 영화, 문학, 사건 등을 실례로 들면서 이 같은 주장을 논증해간다. 모두를 품에 안는 척하면서도 결국 그 품안에 안기지 않는 사람은 배제해버리는 기독교의 구조. 이와 유사한 이슬람교. 엄청난 기부를 통해 세계의 위기를 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세계의 위기 자체를 생산하고 있는 세계의 거대 기업과 자선가. 지젝은 때로 깜짝 놀랄 만큼 예리한 시선으로 폭력의 문제에 대한 지평을 넓힌다.

그는 눈에 보이는 주관적 폭력과 싸운다고 무작정 참여와 실천에 뛰어들기 보다 한발짝 물러나 사유할 것을 권한다. 지젝이 책에서 내놓는 대안과 권유는 때로 불온하고 위험해보이거나 잘 이해가 안 가기도 한다. 그의 제안에 굳이 동의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 독자에게 이 책은 세상을 휘감고 있는 폭력에 대해 무척 폭넓고 새로운 관점에서 깊이 사유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 매력이다. 유명한 서평 전문 블로그인 '로쟈의 저공비행'을 운영하는 이현우 씨를 비롯해 김희진 정일권 씨가 함께 한 번역도 생생하고 명쾌해서 좋다.

 

(조봉권기자) 

 

11. 0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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