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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나스 세미나] 후기 및 공지(7/11, 저녁 7:30~)

넝구 2019.07.03 17:54 조회 수 : 111

지난 세미나에서는 <존재와 다르게> 를 읽지 않고, 현상학에 대해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수진쌤께서 후설과 메를로-퐁티의 현상학과 하이데거와 메를로-퐁티의 시간에 대해서 자료를 준비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1. 지난 세미나에서는...

후설은 현상학을 '엄밀학' 또는 '제1철학'이라고 부르는데요... <엄밀학>에서  후설은 현상학적 탐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미리 주어진 어떠한 것도 받아들이지 않고 전해져 내려오는 어떠한 것도 그 출발점으로 삼지 않으며

아무리 위대한 대가라도 그 명성에 현혹되지 않고..." (340쪽)

 

미리 존재한다고 여겨지는 어떠한 것도  존재하는 것이라 인정하지 말고 철학을 하라는 후설의 정신을 엿볼 수 있는 구절입니다. 이 세계가 항상 이렇게 존재한다고 판단하는 '자연적 태도의 일반정립'을 중지시키고 무력하게 하고 괄호로 묶어버리고 배제시켜야 현상학에 들어설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철학적인 태도를 후설은 '무전제의 원리' 혹은 '철저한 무편견성'으로 규정합니다. <이념들 Ⅰ>에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모든 원리 중의 원리 : 원본적으로 부여하는 모든 직관이 인식의 권리원천이다.

우리의 지각에 원본적으로 제시되어 있는 모든 것을 주어져 있는 바로 그대로

-더구나 오로지 그것이 거기에 주어져 있는 한계 내에서만- 받아들여야 한다." (43쪽)

 

후설은 현상학적 환원을 통해 이름뿐만 아니라 이름이 함유하고 있는 모든 내용들을 함께 빼버리자고 이야기하는데요, 그렇게 빼버리고 나도 뭔가 남는 것이 있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것에다 '현상학적인 잔여'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현상학적인 잔여는 순수의식이라고도 하는데요. 순수 의식은 말 그대로 정말 자기 자신이기만 한 의식이며 후설의 현상학은 이 세계의 존재를 순수 의식으로 환원하는 작업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이 세계를 순수 의식 속으로 집어 넣은 것이지요.

 

레비나스가 현상학적인 방법론을 차용하고 있지만, 이 부분에서 후설과 차이가 있었습니다. 후설에게 있어서는 '의식'이 중요하지만 레비나스는 의식으로는 포착되지 않는 잔여가 있으며 그것은 '감성'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후설은 타자를 유사성에 근거하여 '또 다른 나'로 규정하지만 레비나스에게 있어 타자는 나와는 '다른' 무엇으로서 절대적인 타자이며 인식과 동일자의 지평에서 포착될 수 없는 자로 규정한다는 점이 큰 차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점에서 메를로-퐁티의 현상학이 레비나스의 사상과 유사한 점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메를로-퐁티는 데카르트적인 전통에 의해 대상으로부터 우리를 분리하는 이분법을 결코 인정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메를로-퐁티의 철학은 '몸'을 바탕으로 해서 인간 중심주의 특히 지성주의적인 인간 중심주의를 넘어서려고 합니다. 그는 삶을 명증성 내지는 투명성으로 재단하는 태도에 반대하며, 몸 혹은 몸을 통한 삶은 불투명하고 그래서 몸을 아는 유일한 방법은 그 몸을 사는 방법 밖에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그에게 있어 주체 역시 불투명한 주체이고 불투명한 주체에게 투명한 인식이 이루어질리도 없겠지요. 사실 후설의 현상학은 이와는 대립됩니다. 후설은 전포괄적인 투명성을 의식의 밝음을 바탕으로 합니다. 현상학에 불투명성을 도입하는 것을 보고 후설이 격노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레비나스의 박사논문인 <후설현상학에서의 직관이론>에서도 같은 맥락에서 의식에 대한 비판이 제기됩니다. 불투명성은 레비나스의 타자론과도 닮아있습니다. 현상학의 창시자인 후설은 격노하였지만, 불투명성을 도입함으로써 현상학의 운동은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시간론은 더 공부를 해야해서 다음 기회에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_^

 

2. 공지

다음 주 목요일(7/11) 세미나에서는 존재와 다르게 제4장. 대속 을 읽습니다.

발제는 수진쌤이 해주십니다. ^_^

한 동안 세미나를 떠나 있던 모쌤도 돌아오시니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아요~~

 

 

3.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레비나스 철학에 관심 있으신 분은 누구나 세미나 참여 가능합니다.
세미나에 참여하고자 하시는 분은 아래에 댓글을 달아주시거나, 반장님(종헌)에게 연락주시면 되요! 

시간: 격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장소: 수유너머 104, 1층 세미나실(왼쪽)
반장: 정종헌 (010-3l75-9438)

 

* 레비나스 책들을 읽고 나면, 레비나스에게 영향을 주었거나 받았던 철학자들의 책도 한 권씩 읽기로 하였으니

  중간에 들어오는 것이 부담스럽다.....하는 분들은 지켜보시다가 그 즈음 참여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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