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죽음 그리고 시간』은 레비나스가 소르본대학에서 강의한 내용을 제자 자크롤랑이 엮은 책입니다. 레비나스는 신, 죽음, 시간이라는 철학적 주제들이 서구의 자기중심적인 철학에 의해 오염되어왔다고 주장하며, 이 세 개념이 철학적으로 - 다르게 다루어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한 강의가 죽음과 시간으로 교직된 주제를 택한 반면, 다른 강의는 신의 이름인 ‘척도를 넘어선 단어’에 대해 묻는다. 그렇지만 이 두 강의 모두 레비나스가 그의 사유 한가운데서 마주치는 문제, 즉 윤리적 관계로 이해된 인간 간의 관계라는 문제를 철학적으로 설명하는 가운데 행해진다. 우리가 언급한 세 개념[죽음, 시간, 신]이 레비나스가 쓴 책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윤리적 관계로부터며, 또 여기 이 두 강의에서 레비나스가 말로 그 세 개념을 전개해 나가는 것도 이 윤리적 관계로부터다."---p.5
그의 철학이 윤리의 차원으로 나아감에 있어서 하이데거는 주요한 비판의 대상이자 중요한 발판이 되기도 합니다.
"이제 우리는 존재론이 다 담아내지 못한 의미작용들, 오히려 (인간성을 포섭하는 시도라고 주장하는) 존재론을 의문시할 수 있는 의미작용들을 입증해 주는 철학사의 몇몇 측면들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하이데거를 통해 우리는 철학의 역사 속에서 존재의 역사를 탐구하는 데 익숙해졌다. 그의 모든 저작은 형이상학을 존재의 역사로 환원하는 데서부터 성립한다. 그러나 존재의 행적의 자리가 무엇이든 간에, 철학의 역사는 또 다른 불안정을 가리키지 않는가? 존재 너머는 존재의 행적 속에 기입되는가?"--- p.90
그 중에서도 하이데거의 존재론이 죽음을 '존재-무'라는 쌍으로 이해하는 것을 레비나스는 비판적으로 봅니다. 레비나스에게 있어서 죽음은 우리를 무로 한정되지 않는 어떤 의미로 이끕니다. 또한 죽음은 우리가 미리 달려가볼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우리에게로 덮쳐오는 미규정적인 것입니다. 우리는 결코 자기 자신의 죽음은 경험할 수 없지만, 타인의 죽음은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 때, 타자의 죽음에 대한 나의 응답(선택)이 나의 나됨을 구성한다는 것이 그가 그리고 있는 윤리적 주체일 것입니다.
** 지난 세미나에서는 몇 개월 만에 세미나에 참석하신 솔님께서 오셔서 너무나 반가웠던 나머지 ... 계획한 분량을 다 마치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지난 몇 개월 동안의 공부를 확인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는데요. 레비나스 철학과 법의 관계로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1) 레비나스 철학을 구체적인 사례에 적용하는 것이 가능한가?
2) 레비나스 철학을 구체적인 사례에 적용해서는 안 되는가?
3) 레비나스 철학은 한 사람의 윤리적 선택에 대해서만 말하고 있는가?
4) 레비나스 철학에 있어 사회의 법을 제정하거나 수정해가는 것은 선택일까 당위일까?
물론 레비나스의 철학은 법 이전의 법, 그보다 더 근원적인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는 있었지만 『우리-사이』를 읽고 난 직후라 '전체성'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에 따라 각자 해석이 달랐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이렇게『전체성과 무한』에 대한 떡밥을 투척하며...)
오랜만에 오신 솔님께서 세미나의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켜주신 덕분에, 이번에 읽을 분량은 지난 번에 다 하지 못한 부분을 더하여 조금 많아졌습니다. >_<
** 오는 세미나 공지
- 읽을 분량 : 『신, 죽음 그리고 시간』54쪽 ~ 119쪽
- 발제 및 간식: 54쪽 ~ 66쪽(종헌샘) + 67쪽 ~ 119쪽(쫑샘)
-시간: 격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장소: 수유너머 104, 1층 세미나실(왼쪽)
-반장: 정종헌 (010-3l75-9438)
세미나에 참여하고 싶으신 분은 아래에 댓글 남겨 주시거나 반장님에게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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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 읽은 책들
타인의 얼굴(강영안 저/문학과 지성사)
후설 현상학에서의 직관이론(레비나스 저/김동규 역/그린비)
탈출에 관해서(레비나스 저/김동규 역/지식을만드는지식)
존재에서 존재자로(레비나스 저/서동욱 역/민음사)
시간과 타자(레비나스 저/강영안 역/문예출판사)
존재와 다르게(레비나스 저/김연숙, 박한표 역/인간사랑)
* 지금 읽고 있는 책
신, 죽음 그리고 시간(레비나스, 자크 롤랑 엮음/김도형, 문성원, 손영창 옮김/그린비)
* 앞으로 읽을 책들
윤리와 무한(레비나스 저/양명수 역/다산글방)
아듀, 레비나스(데리다 저/문성원 역/문학과 지성사)
전체성과 무한(레비나스 지음/ 김도형, 문성원, 손영창 옮김/ 그린비, 2018)
* 차후 읽을 책들
레비나스와 영향을 주고 받았던 철학자들의 저작 한 권씩 (협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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