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레닌의 <무엇을 할 것인가> 전반부 및
이와 관련된 <이스크라> 기사들을 함께 읽었습니다.
레닌의 글들은 대개 특정한 정세 속에서, 특정한 '적'들과
싸우는 무기였다는 걸 실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노동운동의 전망을 개량적 조합주의로 한정하는 경제주의자들과의 투쟁,
'비판의 자유'를 들어 맑스의 핵심 명제들을 폐기한 수정주의자들과의 투쟁,
대중의 자생성을 절대화하면서 이론적 개입을 방기하고 상황에 이끌려다니는 절충주의자들과의 투쟁..
레닌을 읽다 보니 두 개의 시간을 좌충우돌 오가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론적 관심보다 역사적 관심에서 레닌을 읽기 시작했기에
가급적 당대의 역사적 시간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보고 싶은데,
러시아의 역사도, 당시의 복잡한 정세도, 파악하기 쉽지 않군요.
다행히 세미나에 러시아 전공자가 두 분이나 계셔서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당대의 구체적인 정세들이 눈에 들어올수록
이번에는 새삼 현재의 정세에 생각이 미치게 됩니다.
물론 오늘의 시점에서는
레닌의 '적'들보다 레닌이 더 멀게 느껴지는 지점들도 있었지요.
그러나 레닌이 비판했던 '적'들의 말이
오늘날에는 흔들림없는 '진리'처럼 군림하면서도
현실을 바꿀 어떤 무기도 되지 못하고 있음을 떠올리면,
레닌의 말이 그저 시효를 다한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지 레닌으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의 정세 속에서 어떻게 레닌을 '반복'할 것인가라는 물음이
세미나를 통해 제게 조금씩 싹트고 있네요.
음.. 아직은 스스로 감당할 수 없기에 피하고 싶은 물음이지만, ^^;;;
세미나 회원들과의 접속이 어떤 식으로든 나를 바꿔갈 것에 대한 기대도 생깁니다.
어쨌든 이런 맥락에서 눈여겨 보았던 구절들은
레닌의 민주주의에 대한 언급들,
대중의 자발성과 이론적 개입의 관계
유럽과 아시아의 선진/후진 구도와 그 역전
등등입니다.
아직까지는 뭔가 정리를 하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레닌 읽으면서 쭉 관심 갖고 생각해보려구요.
세미나 공지만 생각하고
후기 올려야 한다는 걸 미처 몰랐기에
세미나 내용을 충실하게 전달하지 못했네요.
(며칠 지나니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 ㅜ ㅜ )
ㅎㅎ 그냥 개인적 감상으로 땜방합니다.
다음주 세미나는
4월 4일 월요일 오후 3시 30분.
5층 세미나실입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 3절, 4절을 읽어오시면 됩니다.
상욱 4/4일부터 참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