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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50분까지 세미나실에 저 밖에 없어서 인원미달로 세미나 해체하는 모양새다 싶어 은근 들떠있었는데, 시간이 좀 흘러 두 분이나 오셨어요. 

그래서 마지못해 세미나 진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간 본성에 관한 논고는 흄의 철학 커리어를 킥스타트한 저작입니다. 다만, 이 저작이 큰 반향을 일으킬거 같다는 설레발에, 흄은 논란이 될만한 많은 부분을 가지치기 한 채로 출판사에 보냈다고 하네요. 물론, 이 설레발과는 반대로 논고1,2권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매우 썰렁했다고 합니다. 나중에 흄은 탐구(enquiries)를 써 내면서, 논란의 여지를 그닥 염두에 두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최대한 써 냈다고는 합니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탐구도 읽어 보는걸로.. 

논고 1권에서 중요한 개념들을 정리해 보자면 인상, 관념, 생동성, 항상적 결부, 습관, 유사성 정도가 되겠습니다. 특히 이 생동성에 대한 흄의 정의가 매우 알쏭합니다. 인상과 관념을 나누는 가장 큰 요소로 생동감의 강약이 크게 작용함과 동시에, 기억의 관념과 상상력의 관념 사이의 구분 또한 생동감의 유무 혹은 지속여부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처음에 저희들은 생동성이 단순히 감각작용이 사고작용에 비해 더 강하게 갖는 신경학적/물리적 영향 혹은 자극에 가까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페이지를 넘길 수록 더 아리송해 지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생동성은 지각작용이 갖는 요소 중, 즉자적인 요소로 설명이 제일 잘 될것 같다는 의견이 가장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감각의 인상의 원인 등에 대해 답을 내리는 것을 극도로 피하고자 하는 흄의 태도에서는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이 갖는 딜레마(어떻게 심적(영혼) 차원과 물리적(신체적) 차원이 다른데, 서로의 차원에 인과관계가 발생할 수 있는가?)를 피하려고 하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또한 이러한 알려지지 않은 원인을 탐구하는 데에 필요한 것은 감각기관에 관한 검토라고 인정하며, 이는 해부학자나 자연 철학자의 일이라고 하는 것을 보아, 어느정도 인지과학이 전제로 하는, 정신의 작용은 신체적으로 드러나야 한다는 생각을 일부분 공유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흄을 인지과학의 시초 정도라고들 이야기 하니까, 심각한 수준의 오독은 아니..겠죠?

흄의 습관(custom)개념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항상적 결부에서 일종의 패턴을 포착하는 경험들에서 비롯되며, 나중에 이야기 하게 되겠지만 믿음(belief)을 형성하고 인과관계에 대한 흄의 회의적 태도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추상 관념을 이야기하며 로크를 까는 부분에서 구조주의적이다 싶은 요소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흄의 추상 관념이 갖는 가장 큰 난점은, 어떤 관념에 대한 사회적 합의 혹은 단어에 대한 정의가 이미 내려진 경우에만 흄이 묘사하고 있는 추상 관념을 형성하는 과정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그럼 애초에 이 합의 혹은 정의에는 어떻게 도달한거냐, 라는 질문에는 흄의 생각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겠죠. 그런데 저런 사회적 합의 혹은 정의를 추상 관념 형성에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았든) 필수한 요소로 깔고 생각을 펼쳤다는 데에서 구조주의적 요소를 엿볼수 있지 않나, 하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다음 발제는 은진쌤께서 제 2부 "공간 관념과 시간 관념에 관하여" (p.49-88) 를 맡아주시기로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주 월요일 (5/15) 오후7시에 1층 오른쪽 세미나실 (1R)에서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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