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으로 읽는 트라우마와 통증 - 우리 몸의 생존법>
스티브 헤인즈 글, 소피 스탠딩 그림
이렇게 재밌어 보이는 책을 합니다.
그래픽 북이라 이해도 쉽고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이 책에 출연하는 진행자 민머리 청년인지 아저씬지는 볼 수록 정이 듭니다.
왠지 방송을 좀 아는 이공계 스타학자 같다고나 할까.... ㅋㅋ
범위는 전체 다 합니다. 얇아요
우리, 목요일 오후 3시에 만나요.
저번 주, 형태학 3부작의 두번째 책 <흐름>을 마쳤습니다.
형태학에서 다루는 것이 물질의 근원적인 형태인지라
"너 왜 그렇게 생겼어?"
하는 질문처럼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이런 질문은 가능합니다.
"왜 젊었을 때랑 지금이 저렇게 달라?"
아, 서러워라. 늙는다는 것은......
보톡스 넣고 싶어라.....
아잉..... 그 얼굴 땜에 트라우마 생겼어.
아무튼,,,,,,,
왜 사구는 저 모양일까?
왜 새들은 저 형태로 떼를 지을까?
갑작스럽게 난류로 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난류는 과연 난류인가?
이런 이야기들로 책의 후반부가 채워집니다.
형태의 근원을 묻는 질문은
자연이 왜 스스로 그러하냐고 묻는 것이기에
꽤나 대답하기 성가십니다.
(모든 근원은 다 어려워)
비슷비슷한 호빵맨을 뽑아내는 보톡스처럼 쉽지 않습니다.
필립 볼은
최선을 다해 답변합니다.
상호작용의 경향성들
알갱이들의 공동작업
단순한 지역적 법칙들의 창발적 효과
스스로 조직된 임계
임계 역치가 가져오는 격변
마찰력과 대류
개체들 사이의 인력과 척력
그리고
방정식이 통하지 않을 때
과학은 문학적 묘사와 기하학으로 돌아간다는 고백까지.....
집합적 움직임은 흐름을 형성합니다.
우리는 흐름에서 평균적 특성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통계적 형태는 우리 뇌에 원형적으로 자리합니다.
이 사태.....
평균적 특성, 통계적 형태 대략 다 잡히는 이 사태
그럼에도
나태한 영혼에 일격을 가하는 이 사태.
<흐름>에서는 사태에 대해서도 다룹니다.
(왠지 만능 채칼?..)
알갱이들은 휴식각이라는 임계 각도를 형성하고 안정화 됩니다.
크기가 다른 알갱이들은 아무리 해도 잘 안 섞이는데
그대로 두면 신통하게도 질서를 찾아 층 분리 사태를 생성합니다.
알갱이들은 다 잘 알아서 합니다.
영웅없이도 잘 합니다.
사실
이 맨 저 맨, 마블이 블라블라 고탄력 합금 쫄쫄이 신은 머슬맨들은
박스오피스 땜에 바빠서 우리를 구원할 시간이 없대요.
투자한 자본 회수하려면 3D4DCG로 빡세게 영웅질해야합니다.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에서 보여주는 희망.
알갱이의 희망
사구를 옮겨 오아시스를 찾아내는 알갱이들의 저력.
스스로 구원하고 두발로 우뚝 설 수 있게 만드는 건 윤리적 성찰과 결단.
좋은 영화를 소개해준 최양에게 우리 뽀뽀의 쪽을 보내고 싶네요.
(주의 - 가끔 앞발에 난타당함)
<내일을 위한 시간>은 알갱이라면 꼭 보고 주변에 권해야 할 영화.
이것이 덕업상권이렸다.
그러니 영화평 또 올려주세요.
다음 영화는 <자객 섭은랑>입니다.
보시고 오면 좀더 깊이 있는 영화 이야기를 최양과 나눌 수 있습니다.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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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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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긍
지쳐있다.. 거실 소파, 그녀는 푸욱 밖혀있다. 전화벨은 울리고, 손은 소리를 멈추려는 듯, 받는다. 축 처진, 목소리, 갑자기 상대의 말에 , 눈물을 터트리며, 호흡이 안되기 시작한다. 대체 무슨일이 그녀에게?
정미샘, 오리진 샘과 함께 감동을 주네요. 내용을 잘 모르지만, 아주 재미있어 보여요.
늘, 지켜보고 있습니다. ㅠㅠ 저 스토커 아닌거 아시죠^^ 참 앞에 글은 이렇게 한번 바꾸어 보았어요.
샘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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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
오..... 박진감 넘치는
굿잡하고 있는거지요?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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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긍
이렇게 만나도 반갑네요^^
굿잡대신 이젠 노잡입니다.
샘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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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ㅁ
스토커라고는 생각도 안 해봤는데요...이 참에....ㅋㅋㅋㅋ
선생님도 늘 건강하시고 좋은 일 많이 생기시길!!!
응원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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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ㅁ
아...뭔가 후기의 포맷이 되어버린 듯한...ㅋㅋㅋ...
'흐름'은 평소 당연하게 생각했던 주변의 '알갱이'들이 서로 작용하고 의지를 부리며 움직이고 있다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준 기회가 된 책인 거 같아요.
선생님 후기에 정확하게 표현되어 있네용.
*-_-* b
지구적으로 보자면...
저는 참 키까지 해서 알갱이에 너무나 적합한 존재...가 아닐지...흑....
그리고...
현재의 상황이 뭔가 대한민국 임계치에 와 있는 거 같아서...
여러모로 두근두근 하네요...
부디 더 나은 방향으로 흐르길.
그나마의 이런 일들도 총선 결과의 역할이 너무 크기에.
선생님과 걷는 그 길에 다시한번 웃음꽃이 만발하며
술판이 벌어지는 광경을 볼 수 있길.
으헝.
그나저나...저도 뽀뽀 무지 보고 싶네요.
앞발로 맞아보고 싶을 지경...ㅋㅋㅋ...
<자격 섭은낭>은 내가 가진 기능을 무엇에 쓸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면서 보면 좋을 거 같아요.
이 영화까지 맘에 드신다면 제게 뽀뽀를 만날 기회를...*-_-*
친절한 필립 님이 자연의 흐름을 숫자로 해독할 수 없다며 곤란해 하는 것이
저의 마음 얼마나 편하게 해주셨는지...
아! 자연!!! 내가 느끼는 그것이 답이라 좋은 것!!!
-_-...
트라우마와 통증은 제목부터 뭔가 매력적이에요.
나름 열심히 읽고 가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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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
그래 ㅋㅋ
맞아볼 의향이 있다니 전해주마.
우리 뽀뽀는 주변을 M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지.
핥아주다가 막 물고
실컷 물고는 좋아서 발랑발랑 애교를 부려요.
농담이 아니라 가끔 환멸이 느껴집니다.
불교 용어가 막 생각나요.
두터운 업장..... 축생업...... 종차별적이어서 싫어하는 말들이 떠오릅니다.
뽀뽀양 이야기하면 끝이 꼭 이렇더라. ㅡ.,ㅡ
<내일을 위한 시간>에서 아름다웠던 장면
축구하던 동료가 막 울때
그리고 남편과 산드라가 아이스크림 먹는 장면
우리 언제 이혼해? 섹스도 안하잖아
그러니까 남편이 할거잖아 라고 대답합니다.
보통의 삶을 지탱하는 보통의 대화..... 리얼리즘 포에버!
요즈음엔 영화를 볼때 배우들에게 감탄합니다.
키리시마에서도 그렇고 언더더스킨도 그렇고
이번 영화에서도
마리옹 꼬띠아르의 위축된 등짝이 어찌나 연기를 혼자 다 하는지....
<섭은랑>에서 서기는 또 어떤 감동을 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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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갱이들이 스스로 모양을 찾아가는 형태가 놀라워요. 가까이 다가가 보면 스스로의 힘만이 아닌 서로가 주는 힘의 작용으로 향해가는 거겠지만 말이에요. 내일을 위한 시간의 그녀가, 다시 그녀 스스로를 찾아가는 과정 또한, 사이에서, 곁에서 만들어진 그 에너지의 힘이 매우 컸고, 그래서 더 좋았던 영화 같고요. ㅎ 이번 영화도 꼭 보고 가고 싶지만 어렵다면 듣는 것만이라도 해야지이.ㅎ 늦어도 꼭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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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
네..... 뭉치는 알갱이가 되어보아요.
12일에도 뭉쳐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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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바쁜일이 끝났어요! 그간 간다는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네요...'꼭'이란말 함부로 쓰면 안 되겠어요... 다음주 목요일 저는 그곳에 있기를 ! 그날까지 밥 잘 챙겨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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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
http://m.blog.naver.com/rkach9993/150137305820
교감 부교감 잊지말자!
맨날 헷갈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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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ㅁ
단어적으로 보자면...
방어적인 긴장상태를 교감으로 먼저 두고
그 후의 이완과 행복과 더 관련있는 상태를 '부'로 둔 것이 흥미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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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ㅁ
Understanding Pain: Brainman stops his opioids
약 대신 고통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가소성 있는 뇌로 훈련시켜서 튼튼한 내면을 만드는 게 참 중요한데요...
어렵...ㅋㅋㅋ...
친근감 있는 영상으로 보기 쉽게 만들었네용.
내일을 위한 시간 / 다르덴 형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영화.
지친 얼굴로 거실 쇼파에 누워있는 한 여인이 전화 벨소리에 깨어난다. 무기력한 목소리로 응대하던 그녀가 상대의 말에 다급히 부정하며 전화를 끊고 눈물을 터뜨린다. 대체 그녀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생산직 근로자 산드라는 사장의 간계에 의해 해고될 위기에 처한다. 경영 악화를 핑계로 16명의 동료들에게 ‘1000유로의 보너스’와 ‘산드라의 복직’ 중에서 선택하게 하고 과반수의 결정을 따르게 한 것이다. 결국 투표에서 14명의 동료에게 외면당해 깊은 상처를 받은 그녀에게 동료 줄리엣의 노력으로 재투표의 기회가 오고, 가뜩이나 우울증에 시달리던 그녀는 남편과 줄리엣의 응원에 힘입어 자신의 의지를 전달하러 주말 이틀 동안 돈을 선택한 동료들을 만나게 된다. 과연 산드라는 복직할 수 있을까.
한 사람의 생계보다 돈을 중요시한 동료들의 매정함에 분노하면서도 개개인의 사연을 들어보면 또 미워할 수 없는 지점이 있다. 산업혁명 이후 바뀐 게 없다는 생산직 노동자의 삶에 돈의 비중이 클 수밖에 없음을 우리는 알기 때문이다. 결국 분노해야하는 지점은 노동의 의지를 박탈하고 서로를 경쟁자로 보도록 만드는 시스템에 있는데 미생에게 감정 이입을 하게 되는 대다수의 우리들에게 사실 근사한 해결책이나 선택권은 없다. 그렇기에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감정, 측은지심으로 ‘행동’한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더 진한 감동을 받는 것이 아닐까. 시스템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그나마 더 나은 선택을 하는 것이다.
의자에 앉아 타인의 생계를 좌지우지 하면서 총성 없는 살인을 저지르는 자들과 대세를 따르고자하는 무책임한 다수결의 횡포 아래 타자화 되는 선택당하는 생명, 제대로 분노할 수조차 없는 존재의 상처는 어쩌면 존재의 부정이고 죽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그녀에게 가장 큰 버팀목은 아무래도 남편일 것이다. 처음에는 대출 운운하며 돈 때문에 부인을 비굴한 처지로 내모는 남자로 나에게 오해받았던 그는, 이야기가 흐를수록 부인이 현실을 외면하고 도망치지 않도록 끝까지 응원하고 지켜주는, 같이 살고 싶은 남자로 등극한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인생 뭐 있나 그냥 소소하고 따뜻한 것에 만족하면서 살아가렴이 아니라 내 생계 내 가족을 위해 끝까지 직시하고 행동하고 선택하라고 독려하는 영화인 것이다. 그리고 부정에 맞서 타인을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하는 줄리엣을 보며 행동하는 양심의 가치는 너무나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2016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욱 필요한 메시지가 아닐지.
사회문제를 다룬 다큐를 찍었던 감독들답게 음악도 자제하고 눈요기 거리 없이 타인의 삶을 목도하게 만든다. 그들이 어떤 신념으로 극 영화를 생산해내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인데 그럼에도 나에게는 전혀 지루하지 않다. 아마도 그들의 시선이 가진 진정성과 컷 하나하나 허투루 쓰는 것 없이 진중하게 쌓아가는 편집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대책 없는 해피엔딩도,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비극도 아닌, 더 나은 사람으로 살아가는 게 무엇인지 보여주는 마무리는 늘 나에게 감동의 눈물을 선물했다.
산드라는 말한다. “우리 잘 싸웠지? 나 행복해.” 세상 기준에서 피해를 보더라도 옳은(?) 선택을 하는 것은 어쩌면 스스로를 더 아끼고 위하는 길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