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지 7월 9일 일요일 11시 부터 이인편 3장 부터 읽습니다.
매우 천천히 읽으니, 부담가지지 말고 오셔서... 차분히 이야기 하면서 공부해 보지요
2: 후기 (소수설입니다. 다수설이 아닌.)
지금까지 정리한 고전한문법을 요약하면, 적극적으로 동사로 해석하고 주어를 면밀히 보자입니다.
문법을 통해 이인편 1,2장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다음 문장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이인편 2장입니다.
子曰 不仁者는 不可以久處約이며 不可以長處樂
- 不仁者는 仁하지 않은자로 보통 해석합니다.
한문는 중의적이기 때문에 仁하지 않은 자처럼 형용사로 볼 수도 있지만, 인을 행하지 않는자 처럼 동사로 해석하여 적극적인 실천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전 仁하지 않다라는 것 보다 인을 행하지 않는자로 보고 싶습니다. 이유는 不可以久處約에서 以가 있기 때문입니다.
以는 영어로 with라고 봐도 됩니다. 단 고전한문에서는 以 다음이 생략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以다음에 무엇이 생략되어 있는 지 잘 살펴야 합니다.
-不可久處約와 不可以久處約 문장은 다릅니다. 해석도 달리 해주어야 한다는 게 제생각입니다.
不可久處約 는 오래 곤궁에 처할수 없다는 말이고, 不可以久處約은 무엇 때문에 혹은 무엇을 가지고는 오래 곤궁에 처할수 없다는 말입니다.
무엇때문에 곤궁에 처할 수 없을까요? 그가 한 仁하지 않은 행동때문이라고 보는 게 타당할 것 같습니다.
이런 이유로 난 仁하지 않다고 해석하기 보다 仁을 행하지 않는자로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仁한 사람은 仁한 행동을 하고, 仁하지 않은 사람은 仁하지 않은 행동을 할 터이니 그게 그거 아닌가 할 수 있는 데.. 맞습니다. 의미를 이해하는 데 별 차이는 없습니다.
-處約 곤궁함에 처한다. 여기서 주어를 면밀히 불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約 즉 곤궁한 사람은 不仁者 일까요? 외견상 그렇게 보이기도 합니다.
고전한문은 주어가 자주 생략되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不仁者로 보기 보다 좀더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곤궁한 (約) 한 사람은 마을사람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해석을 "不仁者는 자신이 곤궁한 경우 오래 못참는다"가 아니라, "不仁者는 공동체가 곤궁할때 오래 버티지 못한다"라고 해석하는 것이지요.
개인적으로 논어를 오래 읽다 보면, 문장을 개인적 수양, 개인적이 성향등등 개인을 강조해서 해석하면 좀 어색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고대는 지금 한국사회보다 더 속칭 조직의 논리로 산 사람들인데 현대 사화처럼 개인을 강조하는 해석이 그 때 당시 인간을 잘 표현하는 걸까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최유미 반장께서 하신 유명한 철학자가 말했다는 "개인은 근대의 산물이다." 라는 말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한 말을 요약해 해석을 해 보겠습니다.
"인을 행하지 않는 놈들은 공동체가 어려울때 인을 실천하지 않아 같이 오래 못있고, 공동체가 잘 될때에도 인을 실천하지 않아 같이 오래 즐겁게 지내지 못한다. "
3: 조금 더 불온하게 가보겠습니다.
앞에서 말한 공동체를 공자를 따르는 유가 공동체라고 가정해 보지요. 공자는 지금같은 학교를 운영한게 아니라 조직을 운영했다고 보입니다. 나쁘게 말하면 조폭 비슷한 무리..기회 생기면.. 우르르 몰려다니는... 아버지에서 아들로 조직원 구성을 물려받는..
子曰 里仁이 爲美하니 擇不處仁이면 焉得知리오
여기서 里는 유가공동체가 사는 마을입니다. 너무 엉뚱하다구요? 예 제가 봐도 엉뚱합니다. 里를 유가 공동체로 볼 문헌적 근거는 없습니다. 제 생각에는 제후들에게 자문하러 돌아다닌 공자가 갑자기 里(마을)이야기 하는 것도 역시 엉뚱하기는 마찬가집니다.
제 나름대로 해석하겠습니다.
"우리 조직은 仁를 가장 중요하게 여겨, 여기와서 仁을 실천하지 못하는 놈들은 멍청한 놈들이지."
만약 요즘 건달이라면 이렇게 말할 겁니다.
"우리 조직은 의리를 가장 중요하게 여겨, 조직 들어와 의리없이 행동할 놈들, 당장 떠나버려.."
"의리 없는 놈들은 조직 어려울 때, 도망가 버리고, 조직 잘 될떄는 삥땅을 쳐버려서 일을 망쳐"
셈나에서 잠시 이야기를 나눈 것처럼 저도 里仁편이 참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옛 사람들은 자기가 고을을 택해서 살 형편이 아니었잖아요. 일반 백성이든 士들이든 말입니다. 百工들은 이야기가 다르기는 하지요. 기술자 그룹이니까 땅에 얽매인 존재들이 아닙니다. 百工을 제외하고는 자기가 태어난 마을을 떠나게 되는 것은 아주 특별한, 불가피한 상황에서입니다. 가령 전란이 발생해서 도망을 가거나, 세금을 가혹하게 걷는 관리들을 피해서 아예 고향땅을 떠나버리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요컨대 仁한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 고향을 떠나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이 里를 정현쌤 말마따나 그냥 마을로 볼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 공자의 처지에서 생각해보면, 이인은 자신을 빗대어서 하는 말인 것 같기도 합니다. 공자는 50대중반에서 거의 70에 이르러서까지 공자는 떠돌이였지요. 仁한 군주를 찾아서 말입니다. 그래서 避人之士라고 은자들에게 놀림을 당하기도 했고요. 그런 자신에 대해 그것이 바로 知者라고 강변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