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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엔 논어를 읽자] 후기 및 공지

hector 2017.07.20 18:26 조회 수 : 123

공지

7월 23일 오전 11시 부터 논어 이인편 읽습니다.
원문과 주자 집주를 읽으며, 아주 천천히 읽습니다.
원전의 맛을 느끼고 싶으신 분 동참해 주세요.
이번 주는 효빈 선생님이 주재합니다.

후기

1: 子曰 朝聞道, 夕死 可矣. 이 문장은 제가 보는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토를 답니다.
子曰 朝聞道면 夕死라도 可矣니라. 이렇게 토를 달려면, 다음 문장처럼 써야합니다.
子曰 朝聞道  則夕死 可矣.
일부러 가정법 문장으로 만들었습니다. 주석을 읽어보면, 주석가들 마음에 죽을 사(死)자가 마음에 걸린 듯 합니다.

아침에 도를 듣고, 저녁에 죽는다. 여기서 낮은 빠져있습니다. 낮에는 아마 도를 행했겠지요. 문장은 다음처럼 전개될 겁니다.
朝聞道, 晝行道, 夕死可矣. (아침에 도를 듣고, 낮에는 도를 행하고, 저녁에 죽어도 좋다.) 여기서는 가정법으로 해석하지 않았습니다. 문맥이 좀 어색하지 않나요. 則가 있다고 해석하는 방식대신 그냥 문장 그대로 해석하면 어색합니다. 끊어읽기를 다시 하면 문맥이 좀 나아집니다.

朝聞道, 晝行道, 夕死. 可矣. (아침에 도를 듣고, 낮에 도를 실행하고, 밤에 죽는다. 괜찮다.) 夕死와 可矣 사이에 마침표 '.' 를 넣었습니다. 어떤 느낌이 드나요. 이렇게 문장을 끊으면, 무사(武士)가 하는 말처럼 느껴지지 않나요?  주자를 비롯한 주석가들은 공자를 무사로 보는 데 거북함을 느낀 듯 합니다. 그래서 주석에서도 꼭 죽으라는 말은 아니라고 합니다. 난 이렇게 해석하면서 일본 막부말에 활동했던 신선조(新選 )라는 무사집단이 떠올랐습니다.

2: 聞道. 도를 듣기만 하면, 죽더라도 괜찮다. 지금까지 읽으면서 느꼈던 공자 모습과는 좀 다릅니다. 실천을 강조했던 공자가 그냥 듣기만 해도 괜찮다고 이야기 했을까? 주석가들도 이 부분에 미진함을 느꼈나 봅니다. 그래서 주석가들은 聞道 는 단순히 도를 듣는다가 아닌 도를 깨우친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聞道가 도를 깨우친 다고 쓰는 용례가 있는지 찾아 봤습니다. 논어에는 이 부분외에 聞道를 도를 깨우친다고 쓴 예가 없었고, 다른 고전에서는 지금 찾는 중입니다. 주석가들은    聞道에서  들을 문(聞) 자를 확대 해석했습니다. 도를 깨우친다고. 그래서 나도 확대해석을 했습니다. 주석가들도 확대해석하는 데, 나라고 하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

3: 김구선생을 암살한 안두희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20년전 한 열혈 중년아저씨가 이 사람을 찾아내어 자백을 받아냈습니다. 특무대장 김창용이 암살을 지시했다고. 그런데, 김창용이 누구를 죽여라라고 말하지는 않았다고 하더군요. 자기를 불러 다음과 같이 이야기 했다 하더군요. "이 박사 (이승만)가 대통령이 되야 나라가 잘 되는 데. 방해하는 사람이 많어." 이 때 안두희는 김구 선생을 제거하라는 명령임을 알아 차렸고, 며칠 후 경교장에서 김구선생을 암살합니다.  "이 박사 (이승만)가 대통령이 되야 나라가 잘 되는 데" 라는 말을 들은 건,  朝聞道 입니다. 김구 선생을 암살한 것은 夕死 입니다. 여기서 夕死는 자신이 죽는게 아니라 남을 죽인다는 말입니다.

왜 이렇게 생각하냐구요? 사기 공자세가 편을 읽다 다음 부분에 눈이 갔습니다. 
少正卯 (이에 노나라 대부로 정치를 어지럽힌 소정묘를 誅 하였다. )
誅하였다, 즉 살육하였다는 말입니다. 고대 형벌중에  誅刑 이란 형벌이 있는 지 찾아 보았습니다. 아직까지 못 찾았습니다. 보통 誅라고 하면 형벌이라기 보다, 자기가 가서 죽인다는 의미로 많이 쓰입니다. 노나라 정공이 다스렸을 시절, 정공은 권력이 약했습니다. 정공 아래서 대사구란 직함으로 일하던 공자도 공권력을 강하게 쓰기는 힘들었을 겁니다. 대부를 법으로 다스리기 그리 쉽지 않았을 것이지요. 그래서, 공자 제자들을 시켜 소정묘를 誅한 겁니다. 공자는 평소 제자들에게 육예를 강조합니다. 육예에는 활쏘기와 마차몰기가 들어있습니다. 무술 교육입니다. 공자 제자 정도면 우르르 몰려가 소정묘를 誅할 수 있었을 겁니다. 다시 해석해 보겠습니다.

子曰 朝聞道夕死   可矣.
공자 말씀하시길,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여라, 괜찮다. (굳이 仁을 고려하지 말고, 빨리 죽여라.)

소설쓰지 말라구요?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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