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파이어아벤트의 <방법에의 도전>의 7장까지 읽었습니다. 아나키즘의 과학의 방법론으로 제시된 귀납법에 반하는 반-귀납법은 무엇일까요?
우리의 과학 상식과도 유사한, 하나의 이론을 반박하는 양립불가능한 대안적 이론의 발견이 대표적인 반-귀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안적 이론들을 도입하는 다원주의가 반-귀납법의 첫번째 경우입니다. 그러나 파이어아벤트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코페르니쿠스의 가설과 같이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방법론적 규칙에 반하여 창안되고 옹호되는 과학, 소위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이론들을 발명하고 유지하는 것을 반-귀납적 발견이라고 합니다.
새로운 방법의 발견, 관찰언어의 발명은 어떤 방법론적 규칙에도 속박되지 않는 것이고, 자연과 인간의 비밀을 탐구하고자 모든 보편적 기준과 엄격한 전통의 거부를 수반합니다. 그럼에도 포퍼는 과학과 비과학(미신, 비이성)을 구별하지만 파이어아벤트는 Anything goes라고 주장합니다. 우리는 특정한 하나의 관점으로의 과학을 배워왔습니다. 그러나 과학의 진보, 지식의 증식에는 파이어아벤트의 주장과 같이 기존의 과학 세계로부터 탈출하는 것, 더 나아가 우리의 세계관을 다시 발견하고 발명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과학이라고 불리는 영역(미신, 마술, 부두이론, 중국의학, 역사, 고전, 예술 등)의 가능한 한 많은 이론이 병립하는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유의미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 다음 세미나에는 15장(201쪽)까지 읽습니다. 발제는 제(박소라)가 합니다.
지난 시간에 각자의 과학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보았듯이, 파이어아벤트의 책을 읽는 내내 과학에 대한 제 입장을 계속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어린아이가 개념에 대한 이해를 하는 과정과 달리 어느샌가 과학의 도그마에 제 사고가 경직되어 있음을 계속 느끼고 있기 때문에, 또한 과학이 제 삶과 괴리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끝나고 생각해보니, 변샘이 반귀납법을 귀류법을 이해하셨던 것도
일견 공감이 되더라구요.
하지만 역시 반귀납법은 정합성의 조건과 대조적으로 이야기했더라면 좋았을텐데,
싶었습니다. 이번 셈나 때 새로 오신 전정완샘, 반가웠습니다.
담주에는 더 많은 분들이 파이어아벤트라는 이단아와 조우해보시길....
앞으로 <방법에의 도전> 두 주 더 하고요, 이후
이언 해킹의 <표상하기와 개입하기>, 그리고
멜린다 쿠퍼의 <잉여로서의 생명>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