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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세미나>를 함께 하실 여러분, 그간 평안하신지요?
이번 주 목요일, 두 번째 세미나를 하고자 합니다.
 
첫 시간에 함께 하지 못하셨다고 주춤하지 말고 참여하셔도 됩니다.
<예술 세미나>는 일주일 동안 서로의 변화를 담아 ‘늘 새롭게’ 처음처럼 만나는 자리입니다.

 나다니엘블레이크.jpg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첫 시간에는 <마르크스는 이렇게 말하였다>(이진경 지음, 꾸리에)중에서
‘4 철학과 예술’을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사진과 영상을 찍고, 금속 공예를 하고, 추리 소설을 쓰고,
전시를 기획하고, 글을 쓰고, 글을 그림으로 그리는 친구들이 모였습니다.
목요일 한낮인 오후 4시에 모여 각자의 삶인 예술을,
함께 공유하고 싶은 예술을 확장하고 촉진시킬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큰 축복이자 아름다운 선물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첫 모임에서 ‘예술이 정치적으로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혁명적 시기에서조차 예술이 오히려 퇴화의 과정을 겪곤 하는 것은,
근본적인 차원에서 예술을 관념이나 의식을 전달하는 매개로 본 것에 그 원인이 있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예술은 의식이나 관념 이전에 감각의 영역에서 만들어지고 받아들여지며,
새로운 감각이나 감수성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대중을 ‘의식화’하는 것보다는 대중을 ‘감각화’하는 것이,
새로운 감각으로 인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볼셰비키 정치가들이 실패한 지점이 바로 새로운 감각화를 억압하여 19세기로 머물러 있게 한 것입니다.
예술을 ‘감각’의 문제로 파악한다는 것은, 이념 이전에 감각의 차원에서 예술을 포착하는 것이고,
이념 없는 감각화, 혹은 이념을 초과하거나 벗어나는 감각화를 받아들이는 것
이라고 합니다.

이념과 무관하게 감각의 영역에 작용하여, 대면하는 이의 감각을 바꾸어 놓는 것입니다.
이념적 성향을 갖고 있을 때조차 그 이념을 초과하거나 벗어나는 어떤 감각적 구성물을 창조하는 것입니다.
그 벗어나는 힘, ‘클리나멘’이야말로 예술작품의 영혼이라고 이 책에서는 언급되고 있습니다.

감각을 바꾸는 힘으로 새로운 종류의 인간이 탄생하는 것,
어쩌면 바로 이것이 혁명의 내용이고 ‘목적’이라고까지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회혁명이란 ‘인간 혁명’없이는 불가능한 것인데,
인간 혁명이란 개개의 인간으로 하여금 특정한 방식의 사고나 행동, 삶을 지속하게 만드는 조건을 변혁하는 것이고,
그걸 통해 자신의 습속이나 사고방식은 물론 사물을 보고 인지하는 감각자체를 변혁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감각의 변화라는 것이 사실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에 대하여 니체는 <선악의 저편> 192절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눈에는 어떤 주어진 기회에 이미 여러 번 만들었던 심상을 다시 만들어내는 것이,
특이하거나 새로운 인상을 붙잡는 것보다 훨씬 편하다: 후자에는 더 많은 힘과 더 많은 ‘도덕성’이 필요하다.
어떤 새로운 것을 듣는다는 것은 귀에는 괴롭고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낯선 음악을 잘 듣지 못한다.
다른 언어를 들을 때, 부지불식간에 우리는 귀에 들리는 그 소리를 우리에게 좀더 친숙하고 익숙하게 들리는 말로 바꾸어 놓으려고 한다.
...또 우리의 감각은 새로운 것을 적대적이며 불쾌한 것으로 느낀다.
일반적으로 감성의 ‘가장 단순한’ 과정에서도 이미 나태라는 수동적인 감정을 포함하여 공포, 사랑, 증오와 같은 정동(감응)이 지배하고 있다”

박경석.jpg

-노들 야학 박경석 교장 선생님.



위의 내용에 관하여 다각적으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우리의 일상 속에서 매우 자연스럽게 판단하고 행하는 것의 바탕에는
이미 끊임없이 변하고 있는 세계를 자신의 습속, 익숙한 ‘보기’와 ‘듣기’로 감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확하게 파악하기 보다는 니체의 말처럼 우리의 체험의 대부분은 허구이며, 거짓말이라는 것입니다.
참되고 옳고 사랑스럽다고 여기는 것도 실은 기존의 도덕적 판단에 기초한, 이미 익숙한 것들 속에서 만들어진 허상들이라는 것입니다.

‘감각의 혁명’을 위해서는 늘 보는대로 보고, 늘 듣는대로 들으려 하고,
늘 표현하는대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넘어서는, 새로운 감각을 창안하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변화를 늘 포착하고자 하는 끊임없는 노력, 더 많은 힘과 더 많은 도덕성을 필요로 할 것입니다.

이것이 함께 모인 우리에게 거는 기대이며, 그래서 이 만남이 두근거리고 신나는 것입니다.
각자가 가진 무한한 잠재성을 펼칠 수 있도록, 서로에게 더 많은 힘이 되어주기를 기대합니다.

그래서 이번 주 세미나에서는 그 잠재성을 펼쳐 보일 수 있는 <삶을 위한 철학수업>을 읽고 함께 궁리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이번 주 4월 27일 목요일 세미나는 <삶을 위한 철학수업>(이진경 지음, 문학동네) 1부 삶과 자유, 2부 만남과 자유 할 예정입니다.
발제와 간식 및 후기는 김희곤님께서 선뜻 맡아 주시겠다고 손들어 주셨습니다.
 
두 번째 시간부터 참여하시고 싶다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번 주도 신나는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습니다.
 
-일시 : 2017년 4월 27일 목요일 오후 4시
-장소 : 수유너머104 4층 소강의실
(자세한 위치는 홈페이지 ‘연구실소개’란을 참고해 주세요.)
-회비 : 한 달에 이만원(각자의 매월 첫 세미나 시간에 준비해주시기 바랍니다.)
-한 달 이만원에 수유너머104의 모든 세미나에 참석 가능합니다.
-반장 : 고윤숙(이메일 purple2233@hanmail.net)

-신청 방법 : 세미나에 참석하시고 싶은 분들은 아래에
비밀글로 신청 댓글(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을 달아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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