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이름은 일반상대론인데 당분간 과학철학 책을 읽습니다.
상대성이론만으로 벌써 1년넘게 달려왔는데, 마지막에 읽은 책 <이종필의 아주 특별한 상대성이론 강의>라는 책의 한 문구가 계기가 되어 과학철학 세미나를 잠깐?
하게 됐습니다. 어제 토마스쿤의 <과학혁명의 구조> 4장까지 했고요.
지난 시간은
1. 토마스쿤이 말하는 개념 중 패러다임, 정상과학이 무엇인지
2. 정상과학의 징조로 비전(秘傳)적인 연구 형태의 획득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3. 비상적인(extraordinary) 문제들은 요구한다고 해서 가지게 되는 것이 아니라 정상과학의 진보에 의해서 마련된 경우에 출현한다는 말은 무엇인지
4. 퍼즐과 정상과학은 무슨관계가 있는지
등등 토마스쿤의 생각을 오독하지 않고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는동안 구체적인 사례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야기하지 못했는데요.
다음시간에는 이런 구체적인 사례들을 토마스쿤이 어떻게 이해하는지?
또 과학자들은 새로운 이론의 창안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다른 과학자들에 의해서 창안된 것은 받아들이려고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는데,
여기서 임의성이라는 요소는 어떻게 출현하고 과학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토마스쿤은 어떻게 말하는지? 등등
그의 생각을 더욱 심층적으로 알아볼 듯합니다. 이렇게 토마스쿤의 생각을 오롯이 이해하고 앞으로 읽을 파이어아벤트는 그와 어떻게 생각이 다른지 비교해보면
상당히 재밌을 듯합니다.
25일 읽을 범위는 토마스쿤의 <과학혁명의 구조> 5장~9장이고요. 앞으로 읽어나갈 책들은 다음주에 더 상세히 공지 하겠습니다.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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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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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어
이 기회에 <과학혁명의 구조>를 찬찬이 읽고싶은 분들
얼른 참여하세요. 환영합니다.
이후 세계 사상계 최고의 이단아 파이어아벤트의 <방법에의 도전>
그리고 (아마도 뒤이어) 저 유명한 이언 해킹의 <표상하기와 개입하기> 등을
읽어갈 예정입니다.
이번 여름은 여러 친구들과 함께 과학사&과학철학의 세계 속으로 풍덩!
빠져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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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미나에선 소라 선생님의 뛰어난 발제글과 보어님의 자세한 해설과 용어 설명 덕분에 오독하기 쉬운 책의 의미 파악에 나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목이 아프도록 상세히 설명해 주신 점,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다음 번 진도가 5~8장인가요?? 5~9장까지로 기억하는데, 그럼 8장까지만 상세히 읽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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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환
9장이었군요 제가 잘못알았네요 ㅋㅋ
20세기에 출판된 모든 책과 논문들 중 가장 많이 인용된 것은 무엇일까요?
<과학혁명의 구조>는 이 순위에서 몇 위에 해당할까요?
놀랍게도 1위랍니다. 모든 책과 논문들 중에서 1위.......!!!
대체 어떤 면모가 있길래 이런 결과가 발생했을까요?
그런데 이렇게 유명한 책들이 대체로 겪는 일이지만, 이 책은 기본 사항부터가
대부분들의 독자들로부터 심하게 오해를 받습니다.
이과쪽 성향의 독자들은 "실제 과학이 이렇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에
끝까지 읽어도 이 책에 "진입"조차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보았습니다.
자신이 실제로 경험했다고 생각하는 내용 자체가 과학에 관한 패러다임의 효과임을
의심조차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지요.
반면 문과쪽 성향의 독자들은 "쿤은 이 책을 통해, 과학이란 것이, 우리 통념과는 달리,
사실보다는 사회문화적 규정성이 훨씬 강하다고 주장한다"는 정체불명의 교양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심지어 패러다임이 "과학자들이 암묵적으로 전제하는 가치관
이나 습속"같은 것이라는 이전의 믿음을책을 덮는 순간까지도 깨지 못합니다. 책
초반에 패러다임이 무엇인지 명시적으로 정리해서 제시해놓았는데도 말이죠.
(어제 셈나 하신 분들은 살짝 놀라셨죠? 나도 그런 어이없는 실수를 범하다니..
.... 분명히 있는 그대로 읽은 거 같은데.... ^^;)
저는 쿤과는 상당히 대척적인 과학관을 갖고 있지만, 그럼에도 이 책은
매우 흥미로운 "새로운" 주장들과 크고작은 아이디어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책을 꼼꼼하게 읽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체크해가면서 잘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셈나 시간에 모여서 그런 사항들을 함께 나누다 보면, 이 책과
훨씬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겁니다.
참고로 이 책의 제목부터 찬찬히 음미해보시길 권해봅니다.
과학혁명들의 구조라니!
왜 복수일까요(과학혁명들이라고? 물리학, 화학, 생물학 같이 분야가
여럿이니 그렇다는 건가?)?
또 혁명이란 게 기존의 패턴 같은 걸 완전히 뒤집는다는 건데
그런 혁명에 공통되는, 일반적인 "구조" 같은 게 있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럼 언제든지 과학혁명을 일으킬 수 있겠네.. 혹시 이런 질문은 너무
무식한 건가?
쿤은 자신이 과학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이력을
보면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으로부터
벗어나 소위 "과학"에 대해 창의적인 질문과 흥미진진한 제안들을 낼 수
있었지요. 그 중요한 계기 중 하나는, 쿤이 비과학 전공자들에게 과학의
역사를 가르친 체험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 체험을 비롯해서, 자신이 크게
각성하게 된 인생 체험이 이 책 곳곳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부디 쿤의 선물을 놓치지 마시길......
이번 일욜엔 한결 새로워진 눈망울과 가슴으로 모여봅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