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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세미나는 과학이 말하는 여성의 몸과 더불어

사회와 몸, 테크놀로지와 몸, 신유물론자들이 말하는 몸 등 여러 몸들에 대한 책을 읽습니다. 매주 토요일 오후 1시]

어머니의 탄생 1장~5장까지 읽었습니다. 

허디는 랑구르를 연구한 사회생물학자입니다. 이 책은 1999년에 출간되었지요.

1장에서는 19세기의 생물학적 결정론을 살펴보고 그에 맞섰던 여성들을 조명합니다.  허디는 자연주의적 오류는 "때로 그러한 것을 그러해야만 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59)이라고 간명하게 정리 합니다. 모성, 영아에 대한 애착은 여성에게 특별하게 주어진 특질이 아니라는 것이 허디의  주장이지요. 

2장에서는 종의 이익을 위한 번식이 아니라 개체선택으로서의 번식을 살펴보지요. 생물학적으로 어미들은 "구체적인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번식노력을 운영"(70)합니다. 허디가 기회가 있을때 마다 강조하는 바는 "실제 삶 속에서 어미는 양육자인 만큼이나 전략 계획가이며 의사 결정자였고, 기회주의자이며 협상자, 조정자, 동료였다"는 점입니다.  이는 포유류의 번식 암컷의 관점에서 우리가 계속 살펴본 바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진화생물학도 자칫 자연주의적 오류에 빠지기 쉽습니다.  일어났던 일을 일어났어야만 했던 일로 바꾸는 것이 그것이지요.  가령  공작새는 암컷의 성선택이 확연한 생물종 중의 하나 입니다.암컷들은 꼬리깃털에 눈모양의 무늬가 가짱 큰 수컷과 짝짓기를 열망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진화생물학자들이  조사해 보니 화려한 수컷의 자식이 생장도 빨랐고 생존률도 더 높았다고 합니다. 이는 미적인 것 외에 수컷의 화려함이 실질적인 이점을 가져다 준 것은 맞습니다만, 그렇다고 화려한 무늬에 끌리는 암컷의 미적 기준을 약화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3장은 발달에 숨겨진 수수께끼를 다룹니다. 어미들은 교묘하게 성비를 조정하기도 합니다.  보석말벌은 대부분을 딸만 낳고 그 딸의 수정을 위한 약간의 수컷만을 낳습니다. 수컷은 약 15%정도 밖에 되지 않지요. 이들은 금파리의 번데기에 알을 낳는데요. 보석말벌 암컷이 번데기에 알을 주입하려고 할때, 이미 다른 암컷이 알을 쓸어두었다는 화학신호를 감지하면, 수정되지 않은 딱 하나의 수컷 알을 번데기에 주입한다고 합니다. 그 수컷은 이미 주입된 암컷의 아들들과 경쟁하며 교미에 참여하겠지요.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모계효과입니다. 어미는 태아 혹은 영아에게 가장 중요한 환경이지, 용기(container)가 아니지요.

4장은 유전적 변이를 다룹니다. 20세기까지 일부 진화학자들은 가장 중요한 변이는 수컷들 사이에 일어났다고 가정합니다. 가장 경쟁력이 있는 수컷만 아비가 될 가능성이 많아서 세대를 거듭할 수록 그들에게는 어마어마한 변이가 누적된다는 것이지요. 빠른 속도로 진화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수동적 신체로 여겨진 암컷들은 그저 수용기에 불과하니 변이가 거의 없다고 여겨졌습니다. 개체사이의 번식성공 편차는 자연선택이 발생하는 필수요건이죠, 따라서 변이가 없으면 선택도 없고 선택이 없으면 진화도 없다는 것이 통설이었습니다. 암컷은 진화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이에 대해 허디는  짝을 둔 경쟁은 어머니 자연이 일하는 유일한 영역이 아님을 강조합니다. 암컷의 번식전력은 수컷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지요. 암컷의 번식성공은 수정의 횟수가 아니라 삶의 우연들과 선택한 짝의 품질, 그리고 낳은 자손의 생존률등 입니다.  때문에 번식의 관점에서 암컷에게 중요한 것은 양육을 위해 주변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조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 입니다. 대행어미가 그것이죠. 동부 아프리카의 난쟁이 몽구스는 한개체가 새끼를 많이 낳고 다른 암컷들이 대행어미 역할을 합니다. 뭐 이것이 우애가 넘치는 일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알파 암컷은 서열이 낮은 암컷이 새끼를 낳을 경우 자신의 대행어미로 쓰기 위해 새끼를 살해해 버리기도 하지요. 하위 암컷들은 알파가 임신하면 스스로 호르몬을 조절하여 자신의 임신을 억제하기도 합니다. 

5장은 다시 인간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특히 흥미있는 부분이 모성과 야망이었습니다. 일하는 여성들은 직장에서의 성공과 양육의 문제에서 언제나 큰 갈등을 겪지요. 이는 때로 여성들에게 과중한 죄책감으로 작동합니다. 저만해도 나는 모성이 부족한 것 아닐까 너무 이기적인 것이 아닐까를  고민하고 괴로워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허디는 여성들이 성취를 이루려고 하는 것은 진화적으로 집단내에서 성취한 자가 새끼 양육에서도 우위를 점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현대는 가정은 남성과 여성의 일대일 관계이고 육아는 개별 가정에 맡겨져 있기때문에 어머니의 사회생활과 양육이 대립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허디는  여성 개인이 아니라 대행어미들이 함께 자식을 키우는 것을 제안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저는 해러웨이가 말한 make kin not baby라는 슬로건과 허디의 제안이 일맥상통한다고 여겨지기도 합니다. 좀 더 읽어봐야 되겠지만 말입니다.

쓰다 보니 길어졌습니다. 이번 주에는 6장에서 10장까지를 읽습니다. 발제는 박소영선생님이 맡아 주시겠습니다.

내일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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