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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그손의 『물질과 기억』을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의 핵심주제는 심신관계의 문제입니다. 베르그손은 몸과 마음을 구분하지만 서로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바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물질과 기억으로 말이죠.

1. 그렇다면 물질이 뭘까요?

물질이라고 하면 저는 먼저 물체가 생각이 납니다. 이 때 물체는 고정되어 있어서 항상 일정한 방식으로 나와 관계할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베그르손은 우리가 물질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의 실용적 필요에 의해 재단해놓은 결과일 뿐 실재 물질의 모습은 다르다고 이야기합니다. 제 앞에 있는 컵은 그 윤곽이 고정된 사물같지만 사실은 그 표면에서 무수히 진동하는 운동일 뿐이고 그 진동을 우리가 응축하여 빨간색 컵으로 지각한다는 것이지요. 베르그손에게 있어 물질의 실상(실재)은 움직이는 연속성, 연속적 운동입니다.

2. 지각은 무엇일까요?

지각한다는 것은 밖으로부터의 진동이 우리 속으로 들어오고, 우리의 기억이 밖으로 나가고 하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령 시각을 설명할 때 우리가 사물을 보는 것은 사물로부터 빛이 들어와서 망막에 맺히니까 보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회로처럼 돌고 도는 지각이라는 과정을 정적인 사건으로 파악하기 때문이지요. 1장에서 베르그손은 지각을 비연장적 감각의 외화로보는 입장에 반박하기 위해서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지각은 사유의 결과물이 아니고 우리 밖에, 대상이 있는 곳에서 성립합니다.

3. 정조란 무엇일까요?

베르그손은 사람들이 정조(affection)와 지각을 혼동하고 있다면서 그 차이를 설명합니다. (참고: 기분, 정념, 정동 등으로 다양하게 번역되는 단어를 최화선생님께서는 정조로 번역하셨습니다.) 지각이 우리 밖에서, 대상에 그려지는 것인 반면, 정조는 우리 몸 자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각이 대상에 대한 잠재적 행동의 크기를 그린다면 정조는 실재행동으로 변형되려는 경향을 가집니다. 정조는 우리가 외부 물체들의 상에 섞어 넣는 우리 몸의 내적인 어떤 것이라고 베르그손은 말합니다. 하지만 상의 순수성(순수지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뽑아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각을 이루는 제1질료라기보다는 거기에 섞이는 불순물이라고 표현합니다.

 

4. 순수지각이란 무엇일까요?

순수지각이라는 말이 나왔는데요. 순수지각은 실제로 존재한다기 보다는 원리상 존재하는 것이라고 베르그손도 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정조와 기억이 뒤섞인 채로 지각할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베르그손은 우리가 지각을 하든 못하든 대상 그 자체(순수한 상)는 실재한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순수지각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할지라도요. “순수한 상태에서의 우리의 지각은 진정으로 사물의 부분일 것이다. 그리고 고유한 의무에서의 기분은 의식의 심부에서 자발적으로 솟아나서 약화되면서 공간에 펼쳐지기는커녕, 그것에 영향을 미치는 상들의 한가운데에서 우리들 각자가 자신의 몸이라 부르는 특별한 상이 겪는 필요한 변화들과 일치한다.”(117)

 

5.  은 무엇일까요?

물질과 기억이 지각에서만 만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몸에서도 만납니다. 베르그손은 몸도 하나의 상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몸은 특별한 상입니다. “상들의 총체 속에는 우대 받은 상이 있어서 단지 표면에서만이 아니라 깊은 곳에서 지각되며 행동의 원천인 동시에 정조의 본거지가 된다. 내가 내 세계의 중심이며 내 인격의 물리적 기지로 채택하는 것은 그런 특별한 상이다.”(112) 또한 전체로서의 지각은 몸의 운동하려는 경향에 그 진정한 존재이유를 가진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마치 지각과 신체의 운동이 하나인 것처럼요. 행동하기 위해서 지각이 필요한 것이다라는... 어떻게 보면 상식적이고 어떻게 보면 파격적인 주장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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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은 물질, 지각, 몸 등에 대한 기존의 입장들을 베르그손이 반박하면서 자신의 정의를 도출해내고 있는 장이었습니다. 기억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다음 장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이해가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제, 떡밥을 수거하러 갈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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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세미나 공지]

- 일시 : 1/23(목)  오후 7:30 ~

- 장소 : 1층 세미나실 왼쪽

- 발제와 간식 : 은성, 연못지혜

- 범위 : 제2장 상들의 재인에 대하여 _기억과 뇌(137-255쪽)

 

*레비나스 세미나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연중 무휴(공휴일 포함) 매주 목요일 늦은 일곱 시 반,
수유너머 104 번지 1층 왼쪽방에 들르셔도 되고, 아래에 댓글 또는 반장님 (정종헌, 010-3l75-9438)에게 문자메시지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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