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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소개] 물리학 세미나를 소개합니다!

노의현 2014.06.04 15:57 조회 수 : 15

물리학 세미나를 소개합니다!

 

 

 

 

노 의 현/수유너머N 회원

 

 

 

 

물리학 세미나에는 유난히 달콤한 간식이 많습니다. 초콜렛, 쿠키, 크림빵, 포도주스, 오렌지 주스 등등. 단걸 유난히 싫어하는 저초자도 물리학 세미나에만 들어오면 어김없이 간식접시를 싹싹 비우게 되죠. 이러한 간식 구성은 아마도 오랜 경험 끝에 자리 잡은 것일 겁니다. 세미나가 시작된 지 30분 정도가 지나면 어김없이 체내 혈당지수 그래프의 경사도가 음의 방향으로 급격히 가팔라지는 느낌이 들면서, 생존을 위해서라도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 때문이죠. 아, 물론 이 세미나는 저녁 식사를 마친 7시부터 시작되는 세미나입니다.

 

연구실에서 물리학 세미나의 존재는 마치 하이데거 세미나의 존재와도 비슷할 것입니다.(그 위상은 우세소의 첫 번째 글인 "하이데거 세미나_변태들의 합창"을 참조해 주세요) "오늘 무슨 세미나가 있니?"라는 질문에 "물리학이요"라고 대답하면, 한결같이 "아~ 물리학~ 하하..."하고 지나쳐가곤 하죠. 인문학 일색인 연구실에서 때때로 소외감이 들기도 하지만, 그보다 "아니, 우리가 없다면 학문의 횡단은 어떻게 하겠어!"하는 크나큰 자부심으로 꿋꿋히 유지해 나가고 있습니다.

 

 

세 권의 "빨간 책"

 

 

우리의 교재는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입니다. 작년, "고전역학"을 다루고 있는 1권에서부터 시작해서, 얼마 전 "전자기학"을 다루는 2권으로 넘어왔습니다.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는 미국의 유명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이 칼텍(CALTECH)에서 물리학을 전공하지 않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빨간 책"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매우 두껍고 커다란 다홍색 책입니다. 총 3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마지막 권은 악명 높은 "양자 역학"을 다루고 있습니다.지금의 계획으로는 내년 여름까지 2권을 끝내고 3권으로 넘어가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읽어나가고 있습니다. 아 물론, 세미나원이 모두 전공자라거나 "이과생"은 아니기 때문에, 아직 크나큰 난관이 하나 남았죠. 바로 수학!

 

 

우리의 선생님, 재기 넘치는 파인만 아저씨!

 

 

이 세미나를 하는 이들의 목적은 다양하지만, 아마도 모두가 가지고 있는 문제 의식은 "왜 전공자만이 과학을 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것일까?", "제도화된 형태가 아닌 과학은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까?"에 관한 것들일 겁니다. 왜 우리는 늘 과학은 교양서만으로 밖에 접할 수 없고, 누군가의, 특히 과학자들의 해석을 통해서만 이론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일까요? 아마도 가장 큰 장애물은 수식과 전문용어들일 겁니다. 물론 물리학을 하기 위해서는 이 장애물을 겪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우리도 어쩔 수 없이 그에 맞춰 공부한다는 생각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이 장애물들 없이도 어떤 방식으로 가능할지를 보기위해, 기꺼이 한번 넘어보고자 도전해보려는 것에 가까울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을 "함께" 뛰어 넘어보기 위해 파생세미나가 만들어 지기도 했죠. 작년 3월부터 시작해 지난 달 대단원의 막을 내린 미적분 세미나가 그것이었습니다.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 2권에서 다루고 있는 전자기학에 등장하는 수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었죠. 그리고 그 바통을 이어받아, 2권을 읽는 동안 3권에서 다뤄질 수식들에 대비하기 위해, "양자 역학을 위한 수학"이라는 구호 아래 새로운 수학 세미나도 만들어 지게 될 것입니다. 아마 내년 여름이 되고, 이 수학 세미나가 끝날 때쯤이 되면 우리는 양자 역학을 공부할 수 있게 되겠죠. 그리하여 그 책도 끝날 때쯤에는 나의 눈으로 수식을, 실험결과들을 읽어 내려가며 나의 해석과 맥락을 제시해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저기... 그 오렌지는 먹으라고 가져 온 게 아니예요

 

 

이쯤이면 아마 이런 생각이 드실 겁니다. "수...수학...? 아 역시 물리학은 수학이구나... 그래... 난 안될거야 아마" 물론 물리학과 수학은 다릅니다. 어떻게 보면 물리학을 위한 수학은, 수"학學"이라기 보다는 그저 물리학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도구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난 수학을 못해서 물리학을 못해"라는 말은 의외로 이상한 말이기도 하죠. 유명한 예로, 전자기학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 중 하나로 꼽히는 패러데이는 간단한 대수학 이상은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는 실험주의자이자 거의 수학 혐오자에 가까워서, 수학 이론만으로 물리학을 만들어나가던 당시의 흐름을 격렬히 반대했다고 해요.

 

 

우리의 정신적 지주, 시니컬한 패러데이와 그가 "손수"만든 전자기 유도 실험장치.

 

 

지금 물리학세미나의 반장님은 마침 "패러데이의 후계자"입니다. 직접 만든 간식대신, 직접 준비한 실험도구를 양손 가득히 들고 오곤 하죠. 못과 코일을 이용한 간단한 전자석 실험부터 시작해서, 오렌지와 딸기를 혼합해 과일 전지를 만들기도 하고, 지난 시간에는 전류 측정계를 분해해서 그 구조를 살펴보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우리는 전자기학의 이론을 그저 검증하는 데에만, 두 눈으로 확인하는 데에만 만족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무작정 실험!"을 컨셉으로, 실험결과들을 작게 나마 "직접" 해석해 보고자 하죠. "전류 측정계"니까 전류가 측정된다는 그 당연한 사실 하나에도 쉽사리 넘어가지 않고 만져보고, 뜯어보고, 바꿔보고, 빼보고, 잘라보고하면서, 전류에 어떻게 측정되는지, 어떤 과정과 장치를 통해서 측정되는지, 전류가 갖는 값이 무슨 의미인지, 측정계를 통과한 전류는 어떻게 되는지 등등 중요할 수도,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는 질문들을 마구 던지면서 나름의 답들을 찾아갈 것입니다.

 

물론 우리가 이런 실험을 통해서 새로운 이론을 주창한거나, 엄청난 발견을 한다거나(혹시 모르죠?)하진 않겠죠. 하지만 이를 통해서 수식도, 파인만 교수도 시원하게 대답해 주지 못하는, 전기가 무엇인지, 전류가 무엇인지, 빛이 무엇인지, 소리가 무엇인지를 직접 느껴보려고 합니다. 앞으로의 계획도 무궁무진합니다. 연구실 등산 동아리에 선물하고 싶은 수동 발전 후레쉬를 분해해서 어떻게 전기가 만들어지는지를 샅샅히 파헤쳐 볼 것이고, 그 다음엔 스피커도 뜯어 볼 예정입니다. 세미나의 반은 <파인만>을 다루고 있고, 반은 실험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는수학이 싫으신 분들도 얼마든지 합류하실 수 있답니다.

 

 

아아...! 이 책이 내뿜는 오묘한 다홍빛은 실제로 봐야만 그 진가를 알 수 있답니다

 

 

쉬는 시간마다 세미나실 밖에서 와글와글 진행되고 있는 문화연구 세미나를 훔쳐보며 부러워하기도 하지만, 앞으로도 매주 일요일 저녁마다 조그만 방에 머리를 맞대고 모여서 꿋꿋히 공부해나가보려 합니다. 함께 해보지 않으실래요?

 

 

 

 

시간 : 매주 일요일 7시

장소 : 수유너머N 세미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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