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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소개] 봄날에는 맑스를 읽자! 여름? 도.

심아정 2014.06.09 07:12 조회 수 : 0



봄날에는 맑스를 읽자! 여름? 도. 

<맑스 엥겔스 저작 선집읽기 세미나>

                                                                                                        

 

 

 

심아정/수유너머 N 세미나회원

 

 

 

 

세미나 소개글을 써주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솔직히 내 맘 속에서는 당황스럽고 거북한 웅성거림이 있었다. ‘하필이면 왜 나야??? 맑스랑 제일 안 친할 것 같은 내가 왜???’ 나를 비롯한 세미나원들 모두가 맑스를 가장 낯설어 할 것 같은 사람으로 나를 지목한 이유가 분명히 있을 테다.

 

하긴…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내 스무 살의 봄날에도 나는 너무도 멀고 낯설게 느껴졌던 맑스의 책들을 읽어내느라 많이 힘겨워 했었고, 결국 그 해 스무 살이 다 지나가기도 전에 그와 결별을 했더랬지. 화창한 봄날에 『공산당선언』을 함께 읽어보자고 했던 어느 선배는 ‘너는 뼈 속까지 부르주아야!!!’ 라는 주홍글씨를 내게 새겨주기도 했었고. 딱히 떠올리고 싶지 않은 스무 살의 얼얼한 기억들. 냉전 종식 선언과 소련의 해체, 그리고 동갑내기 대학생 강경대의 죽음으로 혼란스럽게 시작되었던, 전혀 화창하지 못했던 새내기의 봄날. 결국 나는 학교에 잘 나가지 않게 되었고, 겉도는 4년 간의 대학생활을 마감하자마자 도망치듯 그렇게 한국을 떠나 유학길에 올랐다.

 

유학시절에도 종종 맑스와 마주치게 되면 화들짝 놀라 요리조리 피해다녔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랬던 그가 다시금 이렇게 활짝 웃으며 두 팔 벌려 나를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나로서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이다. 게다가 올해는 무슨 맑스 특집의 해이기라도 한 것일까? 수유너머의 세미나와 강좌 게시판에는 맑스와 그의 친구들의 이름이 빼곡하게 들어차있는 것이었다.

 

에잇.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고, 이 참에 그냥 한 번 뛰어들어봐? 갑자기 무모한 생각이 들었다. 가장 낯선 곳으로 무작정 뛰어 들어가보는 모험이라고 해 두자. 시인은 낯선 곳으로 항해하면서 풍요로움을 처음으로 자기 것으로 수용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내친 김에 알튀세르 강좌까지 질렀다. 스무 해가 지나 다시 내게 말을 건네며 느닷없이 찾아온 맑스 ‘봄날엔 맑스’ 라는 요상한 슬로건에 걸맞게 유난히 화창했던 어느 봄날에 그렇게 다시 집어 든 맑스의 책들은 의외로 나에게 그간의 식상함이나 두려움보다는 여전히 낯설지만 신선한(혹은 신성한?!) 에너지로 다가왔다. 맑스의 글을 함께 읽어나가는 각양각색의 동료들을 통해서 나는 스무 살 때에는 미처 포착하지 못했던 보석 같이 빛나는 사유들과 만나게 된 것이다.

 


  

 

 

이론이 인간에 대한 것일 때 그것은 대중을 사로잡는 물질적인 힘이 되는 것이기에, 맑스를 공부하는 우리들에게 있어서 이론과 실천은 이항대립이 아님을 강조하면서, 진정한 이론은 ‘급진적 욕구’를 밀고 나갈 수 있을 때 나오는 것이라는 것을 주장했던 문화. 맑스가 저 멀리 프랑스 혁명이 붕괴시킨 낡은 체제를 바라보는 망원경 같은 눈과 독일의 낡은 현실을 들여다보는 현미경과 같은 눈, 이렇게 기괴한 두 눈을 가졌다고 이야기하면서, 여러 권력들이 ‘낯선 본성’에 의해 규정되어 있음을 강조했던 쿠다. 맑스의 ‘희극적 비판’의 힘을 역설했던 종현. 희망이라는 것은 환상이 아닌 비참한 현실을 직시하는 데에서 피어나는 꽃이라고 말했던 미라샘. 모순의 끝에 역사의 변형이 모습을 드러내고 도약이 시작된다는, 이러한 전화(변형)의 관점에서 도약을 향한 현실을 읽는 것이 변증법적인 역사유물론임을 이야기했던 진석샘. 그리고 내 옆에 앉아 어리버리한 나를 반은 놀려먹고 반은 다독여주는 우준, 정훈샘의 맑스 강좌로부터 단련된 맑스적 사유의 잔근육을 만들어 당당하게 재합류한 영진, 조곤조곤 맑스를 대변하며 자신의 문제

의식을 보태는 젠틀한 철학도 상우.

 

 

이제껏 우리가 함께 읽은 글들은 빨간 표지로 장식된 『칼 맑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저작선집(6)』의 제1권에 수록되어 있는 것들인데, 단행본으로 본 책들은 헤겔 법철학 비판, 독일이데올로기, 철학의 빈곤 등이 있다. "설마 이 저작 선집을 꼼꼼하게 다 읽는 건 아니겠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한 마디. 꼼꼼하게 다 읽는다. 뒤에 딸린 부록들과 맑스가 주고 받은 서신들까지 빼놓지 않고 죄다 읽는다

맑스의 글 뿐만이 아니라 엥겔스의 글들도 빠짐없이 싹 다 읽는다. 그러니 봄날에 출발했지만 여러 계절들을 경유해서 다른 봄날로 향하는 긴 여정이 될 수도 있겠다 

 

 

 

 

 

나는 맑스와 엥겔스의 글을 저마다의 문제의식으로 읽어내는 세미나 동료들의 충혈된(!) 눈과 사유를 통해서 맑스를 다시금 들여다보게 되었다. 맑스 세미나는 의외로재미있다. 심지어 즐겁기까지 하다. 치열한 논쟁을 벌이다가도 세미나 시간엔 내내 므하하 므하하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내가 뼈 속까지 부르주아인지 어떤지는 곰탕을 끓여봐야 알 수 있겠지만, 뼈 속이 어떻든 간에 맑스 세미나의 문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낯선 세계로 뛰어들어 심연을 들여다 볼 용기있는 자들이여.  자아이제 활짝 열려있는 이 문으로 성큼성큼 들어와서, 여기여기 붙어라~~~ 

 

 

 



 

시간: 매주 월요일 오후 3시 30분
장소: 수유너머N 세미나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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