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연구 세미나 안내>
문학적 이해에서 문화적 실감으로!!
황지영/ 수유너머N 회원
1. 왜 문화연구인가?
요즘 “무슨 공부를 하고 있냐?”는 질문을 받으면 ‘문화 연구’ 세미나를 하고 있다고 대답한다. 그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구나.”라고 반응하지만 간혹 “그게 뭐야?”라고 질문하는 이들도 있다. 그렇게 되면 문제는 복잡해진다. 문화 연구가 무엇인지 설명하려면 문화에 대한 정의를 내려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문명’과 ‘문화’의 차이와 고급문화로서의 ‘문학’에 대응하는 대중문화 등을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문화 연구 세미나를 하게 된 계기는 의외로 간단했다. 여지껏 ‘문학’과 ‘정치철학’을 중심에 놓고 공부했으니 이제는 공부의 외연을 넓혀야겠다는 생각이 그것이었다. 그래서 문학을 넘어서는 다양한 문화적 현상들과 문학 속에 재현된 고급/대중문화를 함께 공부해 보는 계기를 갖고 싶었다. 문학은 내 삶과 사유를 구성하는 결정적인 인자이지만 이제는 그것을 넘어 더 넓은 분야로 나아가야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2. 어딘가 덕내(?) 나는 친구들
매주 일요일 저녁 7시에 수유너머N에서 진행되는 ‘문화 연구 세미나’에는 나와 유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세미나원들 중 문학 전공자의 비중이 높긴 하지만 그 외에도 문화 연구, 미술 전시 기획, 뉴미디어 아트, 건축 등 문화와 예술이라는 범주로 묶일 수 있는 경험을 지닌 이들이 ‘문화’를 중심에 놓고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에는 때로는 개별적이고 때로는 보편적인 경험과 사유가 묻어 있다.
반장이면서 식민지 덕후인 나는 쉬는 시간엔 ‘마법사’나 ‘요괴’가 등장하는 일본 애니매이션을 청취한다. 우리 세미나의 정신적 지주(?)인 vazario님은 미드와 웹툰을 즐겨 보고, 텍스트를 넘어 방대한 사유를 보여주는 꽁꽁이님은 대중음악과 문화의 감수성에 관심이 많다. 소설을 창작하는 친구와 방송국에서 일하는 친구, 마을 단위의 공공 건축 현장에서 일하는 친구, 다양한 세미나를 하면서 새로운 삶을 모색하는 친구 등 서로 개성과 취향의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텍스트를 읽고 구성원 수만큼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3. 함께 공부하는 책들
본래 문화 연구 ‘시즌1’은 한국문학과 1960년대를 중점적으로 고찰하기 위해 작년에 시작된 세미나였다. 한 동안 휴지기를 갖다가 올해 3월에 시작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회라는 상상의 제도’는 ‘문화 연구 세미나’의 ‘시즌2-1’이다. 우리 세미나의 ‘시즌2’는 문화를 연구하기 위한 주제들을 공부하면서 각각의 주제들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쌓자는 취지에서 구성되었다. 그래서 ‘시즌2-0’에서는 문화연구의 기초를 다질 수 있는 책들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시즌2-1’은 ‘사회와 제도’를, ‘시즌2-2’는 ‘장소성과 권력’을, ‘시즌2-3’은 ‘감성의 구조’를 중심으로 커리큘럼이 구성된 상태다.
* 시즌 2-0 : 문화연구의 기초
1. 안토니 이스트호프, 『문학에서 문화연구로』, 임상훈 역, 현대미학사, 1994.
2. 루이 알튀세르, 『재생산에 대하여』, 김용권 역, 동문선, 2007.
3. 안토니오 그람시, 『대중문학론』, 박상진 역, 책세상, 2003.
* 시즌 2-1 : 사회라는 상상의 제도
1. 피터 버거, 하홍규 역, 실재의 사회적 구성, 문학과지성사, 2014.
2. 찰스 테일러, 이상길 역, 근대의 사회적 상상, 이음, 2010.
3. 서정복, 살롱문화, 살림, 2003.
* 시즌 2-2 : 장소성과 권력
1. 이-푸 투안, 공간과 장소, 심승희· 구동회 역, 대윤, 2007.
2. 배명훈, 타워, 오멜라스, 2009.
3. 에드워드 소자, 공간과 비판사회이론, 이무용 역, 시각과 언어, 1997.
4. 한병철, 권력이란 무엇인가, 김남시 역, 문학과지성사, 2010.
* 시즌 2-3 : 감성의 구조 (추후 공지)
4. 문화연구를 다시 사유한다.
이러한 구성은 “문화 연구가 뭐야?”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문화 연구’는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사회’라는 ‘제도’를 기반으로, 그 ‘장소성’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권력’ 현상에 대한 연구를 포괄한다. 또한 문화 연구는 사회의 기층에 흐르고 있는 감성의 구조과도 깊이 연관되어 있다. 사회의 구성원들은 각각의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감성들을 공유하고, 혹은 그 감성들을 독자적으로 전유하면서 ‘문화’라고 불릴 수 있는 수많은 현상들을 생성해 나간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는 행위 주체인 우리의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삶에 실감을 부여한다. 문화 연구 세미나에서는 현실 문화를 읽어낼 수 있는 기민한 감각을 기르기 위해, 앞으로 다채로운 문화 현상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론적 측면에 대한 공부를 병행할 계획이다.
시간: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장소: 수유너머N 세미나실1
세미나 게시판(문의사항): http://www.nomadist.org/xe/seminar/2042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