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모집 :: 세미나모집, 세미나신청을 위한 게시판입니다.


천 명의 아나키스트들과 천 의 아나키즘



 

아나키즘 세미나 반장 / 꽁꽁이

 

 

  아나키즘을 무정부주의로 이해하는 것은 큰 오해입니다. 아나키즘은 원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원리가 우리 삶을 지배하는 것을 부정할 뿐입니다. 이것은 질서를 무너뜨린 후 대면할 혼란이 아니라 계속해서 새로운 질서들이 순환하길 원하는 상상력입니다.

  아나키즘이 무정부주의로 혹은 허무당적인 폭력주의로 번역된 것은 19세기 말 일본에서 기인한 것인데 이는 당대 아나키즘에 대한 비난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세미나에서는 무정부주의라는 말은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아나키즘이 아니라 아나키스트들에 대해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유는 아나키즘은 어떤 특정한 이론적 틀로 이해될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천 명의 아나키스트는 천 개의 아나키즘이라는 것입니다.

  세미나는 5월부터 지금까지 4개월간 이어졌고, 러시아 크로포트킨, 류스페이, 리스쩡, 스푸, 고토쿠 슈스이, 오스기 사카에, 가네코 후미코, 신채호 등을 공부했습니다. 앞으로는 푸르동, 바쿠닌 등의 조금 더 과격한 아나키스트들을 탐구할 생각입니다.






  저희 세미나에서 아나키즘을 이해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습니다.

 

1. 아나키즘은 국가를 부정하지만 사회를 건설한다. 고로 아나키즘은 건설에 촛점을 두어야 한다.

2. 아나키즘은 과거에 존재했던 협동적 사회를 다시금 꿈꾼다. 그들은 허공 위에 집을 짓고 있지 않다.

3. 아나키스트들은 이미 열려있는 가능성 중에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결정하고 책임지려 한다.

4. 혁명은 언제나 자본가들이나 파시스트들에게 기회를 주었다. 아나키스트들은 이 점을 뼈아프게 생각한다.

5. 생물의 진화가 여럿이면서 하나, 하나이면서 여럿인 방향으로 나아가듯, 아나키스트들은 인간의 현상도 그러리라 생각한다.

6. 조화는 불화를 기반한다. 이 때야 말로 죽은 평화가 아닌 살아있는 평화를 구현한다.

 






  우리 세미나에서 얻은 성과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서구의 아나키즘과는 또 다른 동아시아 아나키즘에 대해 눈을 떴다는 것은 큰 수확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고토쿠 슈스이의 제국주의 인식은 "강도", "위정자들", "문이 없는 무인들의 간악함" 등의 도덕적인 차원의 인식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교적 감성 혹은 동양적 지사전통에서 제국주의를 이렇게 "간악한 정치체제"로 인식하고 저항했다는 것은 주의깊게 볼 일이었습니다. 이는 류스페이, 리스쩡, 스푸 같은 중국 아나키스트들의 사상에서도 발견되는 특징이었습니다. 아나키스트는 아니었지만 한설야 같은 사람도 유교의 신의를 사회주의의 신의로 이해하고 접속했다는 최근의 논의도 있습니다.

 

  모든 사상이 그렇듯 한번에 외부의 것이 수입되는 것이 아니라 내부의 것과 맞닿는 순간에 "굴절"되면서 수용된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주체성에 대해 알게 되고 습득한 것이 우리 세미나를 하면서 느낀 기쁨입니다. 맹자나 공자 등의 동양고전을 인용하며 아나키즘을 이해했던 동아시아 아나키스트들의 글은 매력적입니다.

 

  근 4개월간 15명 정도의 대형세미나를 유지하다가 이제 사람들이 조금 줄기 시작해서 6-7명 정도 규모가 될 듯 합니다. 이는 더 본격적으로 아나키스트들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전망합니다.

 

시간: 매주 월요일 저녁 7

장소: 생명문화연구소

반장: 꽁꽁이 / michidoroc@hanmail.ne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2024년 4월 세미나/강좌 시간표 생강 2023.01.04 5125
599 [레비나스&화이트헤드 읽기] 세미나 시작합니다~ (12/27 저녁 7:30) [2] file ㅈㅎ 2018.12.21 135
598 [들뢰즈와 라이프니츠] 1월 15 화요일 3시, 첫 세미나 [19] file 현군 2018.12.19 645
597 [논어세미나]신입세미나회원 대 모집!! [4] file compost 2018.12.11 454
596 [철학사세미나-근대편]12월13일(목) 아침10시30분 시작 [2] file nomadia 2018.12.10 335
595 [레비나스&화이트헤드 읽기] 12월 27일 목요일 시작합니다. [5] file ㅈㅎ 2018.11.26 710
594 [특별세미나] 장자 「내편」 강독 및 토론’ 특별세미나 [25] yumichoi 2018.11.14 742
593 [대중음악 감상 세미나] 11월24일 토요일 시작 [14] file choonghan 2018.11.14 621
592 [오이디푸스와 전투미소녀] 12월6일 목요일 7시 시작 [6] 오리진 2018.11.06 542
591 발터 벤야민의 〈일방통행로 / 사유이미지〉 세미나를 시작합니다 (9/28, 금요일 7:30pm) [3] 키티손 2018.09.18 248
590 [칼 바르트 세미나] 칼 바르트의 〈교의학 개요〉 를 시작합니다 (9/9, 일요일 7:00pm) 키티손 2018.09.04 179
589 [사전세미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깊이 읽기 :: 0908(토) 회원모집 [27] file wonderland 2018.08.28 1333
588 [시대와 문화 읽기] 9월 5일 수요일 오후 7시 30분 바투 2018.08.24 339
587 [페미니즘세미나]8월 29일 공지(많이들 오세요~^^) file nomadia 2018.08.22 166
586 [사전세미나] 니체의 철학과 영원회귀의 사유 :: 0908(토) 회원모집 [36] file oracle 2018.08.21 1282
585 [철학사세미나]8월 2일 공지와 세미나원 모집 file nomadia 2018.07.30 266
584 [시대와 문화 읽기] 아르놀트 하우저,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1 바투 2018.07.11 439
583 발터 벤야민의 〈독일 비애극의 원천〉 읽기 세미나를 시작합니다 (7/13, 금요일 7:30pm) [10] 키티손 2018.07.05 517
582 [정치철학세미나] <푸코 효과> 시작합니다! file vizario 2018.06.25 246
581 [랑시에르의 '불화' 읽기] 7월 6일(금) 시작합니다 [5] 김민우 2018.06.23 630
580 [우리시대의 교양] 6월 24일 "짚 한 오라기의 혁명" 시작 [1] sora 2018.06.21 133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