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시리즈가 끝났습니다.
구보타 기소우의 <손과 뇌>를 보았고
리처드 세넷의 <장인>을 함께 읽었습니다.
<장인>은 읽는 내내 굉장한 책이었습니다.
이런 말 종차별적으로 들릴까봐 자주 하지는 않지만,
비로소 '인간답다'라는 말의 함의를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리처드 세넷이 말해주는 인간다움은
매일 마주하는 물질세계를 어떻게 대하고 다루느냐에 달린 것이라
자신의 몸으로 자신에게 맞게 물질을 온전하게 다루어 삶을 영위하는 다른 생물들과 다른 게 아니기에
결국 자연의 한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자연스러운 인간의 모습이 바로 민주의의의 가장 내밀한 바탕이 됩니다.
장기간 훈련을 통해 기능을 습득하고
일을 잘 해내려는 마음자세를 배우고
물질을 다루면서 몸이 연동하고 더불어 자신의 내면세계가 바뀌고
결국 자신의 주변세상을 바꾸는 체험이야 말로 민주주의의 기본 요소입니다.
장인적인 노동을 상실했을 때 인간은 스스로를 불신하게 됩니다.
일회용 소모품으로 쓰이고 일을 잘 할 수 있는 능력이 계발되지도 활용되지도 않으면
개인은 주체로서 자신을 상상하지 못합니다.
책 속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누구인지 그 모습과 정체는 바로 우리의 몸이 무얼 할 수 있느냐는 데서 비롯된다.
사회공간에 드러나는 여러 가지 결과는 인체의 구조와 기능에도 녹아들어 있다.
내가 주장하는 것은 우리 몸이 물건을 만드는 데 쓸 수 있는 능력은
우리가 사회관계에서 활용하는 능력과 똑같은 능력이라는 것일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일을 잘하는 능력은 모든 인간이 골고루 가지고 있다.
이 능력은 처음에는 놀이에서 발현되고, 일하면서 초점을 맞추고 질문하고 문제를 설정하는 능력으로 다듬어진다.
계몽주의는 일을 잘할 줄 알게 됨으로써 인간이 스스로를 다스릴 능력도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품었다.
평범한 인간의 지능 부족 때문에 이 정치적 과제가 막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극히 소수의 사람만이 훌륭한 일을 할 능력이 있다는 확신이 선입견으로 자리 잡고 있다.
모든 어린 아이들은 잘 논다.
장인의 일은 놀이를 통해 물건과 마주하는 대화에서 아이들이 얻는 배움을 그대로 활용하는 일이다.
그 배움이란 규칙을 준수하는 훈련이요, 또 스스로 규칙을 만들면서 복잡성을 높여가는 일이다.
스스로 통치한다는 것은 객관적인 문제를 놓고 시민들이 집단을 이뤄서 처리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쉽게 나오는 해결책을 의심할 줄 아는 능력을 전제로 한다.
만드는 일이 바로 생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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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부터 피부시리즈 합니다.
첫 책은
<제3의 뇌> 덴다 마쓰히로 저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92985130
그럼 제2의 뇌는 무엇이냐?
네네.... 소화기관이라고 합니다.
"피부로 생각하는 생명과 마음의 세계"
"피부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목차
제1장 피부는 또 다른 사고회로
피부란 무엇인가
방어 장치로서의 피부
방어 장치를 컨트롤하는 센서
감각 기관으로서의 피부
여자의 손끝은 까칠함을 싫어한다
촉각의 착각
색을 식별하는 피부
제2장 표피는 전기 시스템이다
뇌와 표피는 태생이 같다
느끼고 생각하는 피부
표피는 전기 시스템이다
표피세포는 전파를 방출한다
피부도 늙어간다
왜 가려울까
제3장 피부는 제3의 뇌
피부, 제3의 뇌를 선언하다
뇌 없는 개구리가 등을 긁다
자아를 형성하는 피부
온몸에 퍼져있는 뇌
제4장 피부의 초능력
동양의학을 다시 생각한다
피부과학에서 초능력을 떠올리다
눈 이외의 시각
감정(鑑定)의 본질
기란 무엇인가
텔레파시와 이심전심
제5장 피부가 만드는 사람의 마음
환경과 피부
아토피성 피부염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피부가 만드는 사람의 마음
마음과 피부
마음을 키우는 피부 감각
제6장 피부가 바라보는 세상
피부의 진화
인간은 왜 털이 없을까
벌거숭이의 의미
얼굴 피부
경계로서의 피부
비인과율의 세계를 나타내는 피부
피부가 바라보는 세상
얇고 작은 책입니다.
범위는 3장 103쪽 까지구요.
3월10날 목요일 3시입니다.
이 책 다음으로는
미나토 지히로 <생각하는 피부 - 촉각문화론>
디디에 앙지외<피부자아>
를 할 예정입니다.
참여하실 분은 댓글 달아주세요.
회비는 15000원, 월1회 납부로 다른 세미나도 그냥 할 수 있어요.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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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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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
클레이는 시간을 너무 잡아잡수셔서...ㅜㅜ
그나저나 필립 로스는 단호하십니다. 하하하
그저 일하러 가야하는데 일자리가 없다고 합니다.
누구 목을 붙잡고 흔들어야 일자리가 나올까요?
장인이 한 가지 놓친것이 기계제작에 참여하는 것이었다고
저자는 중요한 지점을 지적합니다.
그와 같은 맥락의 이야기인것 같습니다.
이데올로기가 앞장서서 가도 안되고
장인이 이데올로기를 못 만들어내도 안되고
그게 젤로 좋긴 하지만
뭐 일단은 우리는 대상에 순정을 바칠 줄 아는
그 사랑, 그 에로스
그 절절한 분투를 우선 앞에 놓기로 해봅시다.
대상에 순수하게 집중하자면
피부만한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뽀뽀야, 나의 암코양이야
그 깔깔한 혀로
얼굴 좀 핥아주지마.
이태리타올로 한군데만 빡빡 밀어주는 것 같아 쓰리단 말야.
너야 그게 최선이겠지만
난 좀더 크고 거창하고 숭고한 순정을 바란단다.
그러니 뽀뽀야, 잠좀 그만 자고 나가서 돈좀 벌어와.
사료값이라도 벌어와.
그럼 내가 더 사랑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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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뇌와인지에 관심이 많아 참여하고 싶은데요..
세미나가 한달에 한번씩인가요?
여전히 국민을 백성이라고 생각하는 거대권력 안에서...
우리가 진정 스스로를 가치있게 느낄 수 있는 시대정신은
세상이 아무리 하찮다고 말해도 묵묵히 해나갈 수 있는 움직이는 손이며
그로부터 생기는 강한 정신력이라고...
그것이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말해주는 이 책이 너무 너무
좋았어요...
딱 제 스타일...
책을 읽고나서 말씀처럼 인간을 이해하게 되고
삶의 미숙함을 기다려 줄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된 거 같아서
저는 개인적으로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독서 후 소장을...*-_-*
'영감을 찾는 사람은 아마추어고, 우리는 그저 일하러 간다'
는 말은 필립 로스님의 <에브리맨>에 나온 글귀였어요.
이동진님이 강추하셔서 읽었는데도 가물가물했네요...
읽을 때는 잘 이해가 안갔는데...
<장인>을 읽고 나니 한나 아렌트님의 생각이나 이런저런 머리에 맴돌던 것들의 정리까지 되어서
어디가서 아는 척 하기에도 좋았던 책...-_- b (엄지 척!!!)
그리고 일단 움직이는 손이 주는 순.수.한 기쁨이 얼마나 큰지 아는 사람으로서
성실히 움직이며 살아가야 겠습니다.
이제 시작하는 피부...는 왠지 야한 이야기도 많이 하게 될 거 같아서 기대...ㅋㅋㅋ....
10일에 뵈어요~
(글구 오리진 선생님, 클레이로 만든 거 예쁜 거 있으면 가지고 와 쥬세용~궁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