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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fect이론 입문] 3강 후기

로라 2019.01.22 17:17 조회 수 : 168

2019 수유너머 104 겨울강좌 : 어팩트 이론 입문 제3강 베르그송 후기         

                                                                                                                                                                                               2019.1.22 로라

 

 지금까지 1,2강에서는 우리에게 약간은 생소한 듯한 affection에 대한 기본 개념과 현재의 유행적 상황, 그리고 스피노자의 affection과 프로이트의 무의식으로 나타나는 억압적 affection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3강은 베르그송의 철학으로 보는 affection이어서 많은 기대감을 걸고 강의를 들으러 갔었다. 베르그송의 가장 중요한 개념인 지속과 생성, 그리고 베르그송 사유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는 직관에 대하여 친절한 설명이 있었고 정신과 신체를 연결할 뿐만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매개로서 베르그송이 선택한 ‘기억’에 대하여 유명한 베르그송의 도식을 활용한 강사님의 설명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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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기억..즉 순수기억은 특정 개인에게 속한 성질도 아니고 주관적 느낌으로서 제한된 감성이 아니라 그 자체로 객관적이고 실재적인, 비인격적이고 비개체적인 물질적 흐름 자체이다. 실상 과거니 현재니 미래니 하고 부르는 단절적이고 개별화된 시간이란 없다. 시간은 시간 자체로서 무한히 흐르는 연속체일 뿐이다. 그렇게 본다면 시간은 그 자체이자 전체로서 일종의 기억이라 할 만하다, 지속-기억으로서의 시간. (강의록중에서)

  베르그송에게 있어 정신의 역사란 시간의 역사이며 시간의 역사는 지속으로서의 기억 자체이자 그 전체이다. 물질계 전체의 기저에 있는 변화와 변동의 생성적 힘이 바로 시간성과 그 기억인 것이다. 

그런데, 베르그송이 affection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논의를 펼친 바가 없고, 철학사적으로도 유관성을 거론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내용은 약간 당황스러웠다. 물론 들뢰즈의 철학에서 되불려와서 다시 재조명되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들뢰즈가 불러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베르그송의 철학적 업적이 존재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고, 철학사적 측면에서도 근대 철학의 아버지라는 르네 데카르트의 인과론적 근대 기계론이 말하는 심신이원론(사유실체와 연장실체의 연결이 송과선^^:;이라고 하는)이나 그 후의 철학자들에 의해 주장된 심신평행론(정신과 신체가 각각 독자적 원리로 활동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없지만 알 수 없는 원인^^:;에 의해 서로 일치하게 되어있다는)의 근대성을 종말지으며 과학의 발달에 힘입은 실증주의적 관찰과 직관의 사유로 현대 철학의 문을 연 철학자라고 평가하는 나의 생각에 상당히 실망감을 준 언급이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강사님의 의도를 내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전략적 언급을 문자 그대로 오해 했을 수 도 있다. 

베르그송의 저서 ‘물질과 기억’에서 affection이 언급된 부분을 보자면, 베르그송은 운동하는 이미지들을 행동, 지각, affection의 순으로 고찰하고 있는데 행동은 신체라는 이미지의 운동방식이고 지각과 affection은 운동이미지가 신체와 그것의 행동이라는 이중의 매개를 거쳐 나타난 형태이다. 베르그송 역시 affection에 대한 전통적인 인식, 즉 지각은 감각을 통해 대상이 가진 인지적 특성을 파악하고 감각은 단지 지각의 재료가 아니라 affection이라는 특성으로 생명체의 고유한 본성을 보여주며 쾌, 불쾌의 감정일 뿐 아니라 생명체가 가진 근본적인 삶의 감정이기도 하다는 전통적인 생각의 연장선에서 affection에 대한 견해를 펼친다. 베르그송은 신체라는 이미지가 이미지-물질의 세계에서 특별히 다른 두 가지를 가지는데 첫째는 그것이 외적 대상의 운동에 대하여 물질처럼 기계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선택적으로 행동한다는 점, 둘째는 지각에 의해서 외부로부터 알 뿐만 아니라 affection에 의해서 내부로부터도 안다는 점이다. 지각은 외부에서 작용하지만 affection은 내부에서 느껴진다는 것이다. 신체는 밖에서 볼 때는 하나의 이미지에 불과하지만 내부에서는 affection을 느끼는 자신만의 고유한 영역을 가지므로 신체는 물질일 뿐만이 아니라 생명체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베르그송은 affection의 작용이 “우주와 우주의 역사에 진정으로 새로운 것을 덧붙이는 것”(물질과 기억 P 39)이라고 했다. affection은 외적 원인에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내적 감정을 의미한다. 생명체가 느끼는 고통이나 쾌락의 느낌은 기계적 물질관에서는 결코 설명할 수 없는 생명의 독특한 특징이기 때문에 이 우주에 진정으로 새로운 것을 덧붙이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지각과 affection은 신체를 놓고 그 외부와 내부라는 대립극에서 일어나지만 더 원초적인 것은 지각으로 affection은 지각의 필요성이 따른 반대 급부 즉, 들뢰즈의 표현을 빌리자면 “의식적 지각의 댓가”, 신경계가 출현한 댓가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고등생명체는 더 효율적으로 지각하기 위해 신경계가 발달하고 비대해짐으로 작은 자극으로도 극심한 통증을 유발 할 수 있다. 의식이 발달할수록 고통의 강도가 증가하는 것처럼. 베르그송은 지각과 affetion을 모두 행동으로 설명한다. 여기서 베르그송의 진화론적 입장을 잘 알수 있다. 

만약 내가 20대에 베르그송을 알았더라면... ‘삶의 비극을 무시‘하고 자신의 연구에만 몰두한 베르그송의 학문적 태도에서 실망 할 수도 있었을 것이지만 지금 드는 생각은 베르그송이 열었던 새로운 차원의 철학적 세계가 없었다면 이 급변하는 세계를 살아가야하는 나에게 철학이 차칫하면 무용하게 또는 무력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다는 점이다. 우리가 과학 철학이라고 불렀던 것도 물리과학의 철학(본질주의, 결정론, 보편주의, 환원주의 등)이었지 철학이 시작된 근본적인 이유인 인간의 기원에 관한 의문에 대한 답도 줄 수 없고 인간이 가고 있는 방향에 대한 답도 줄 수 없다고 느껴지기는 마찬가지였다. 베르그송이 제기한 질문은 생물학의 발달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과학으로 접근할 수 없는 순수정신과 오직 물리학의 대상인 물체 사이에 생물학의 대상인 ’생명체‘가 있다. 심신관계를 생물학적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베르그송의 태도는 생물학적인 개념인 확률, 우연성, 다윈주의, 창발성, 역사적 담론 등에 관심을 가지게 한다. 전통적인 철학에 이러한 생소한 외부 개념의 침입이 철학을 진보하게하고 고통 받는 세상에 응답할 수 있는 철학이 되게 할 수 있지 않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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